작가수업 천양희 : 첫 물음 작가수업 1
천양희 지음 / 다산책방 / 2015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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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http://blog.naver.com/kelly110/220411181203


  작가들의 글쓰기 노하우가 담긴 책들이 좋다. 글쓰기에 대한 좋은 아이디어들을 얻을 수 있을 뿐 아니라 글 쓰고 싶은 욕구가 솟아오르기 때문이다. 천양희 시인의 시집을 읽어본 적은 없지만 오래 전 그녀가 고른 시들로 쓴 책을 읽은 기억이 난다. 여성스러우면서도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눈을 가진 그녀임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시를 쓰는 사람들도 창작의 고통을 지녔나보다. 백지에 대한 공포와 시가 잘 써지지 않을 때 느끼는 초조함은 누구를 막론하고 한번쯤은 느낄 것이다. 오랜 시간 시를 써 온 그녀 역시 마찬가지다. 외부와의 연결고리를 차단한 후 시를 쓴다는 그녀는 시작에 대한 습관이 남다르다. 소설과 다르게 적은 문장에 많은 것을 압축해야 하는 시는 아마 그 창작의 고통이 더 클지도 모르겠다.

 

  그녀는 요즘 젊은 시인들의 시만 좋아하는 풍조를 꼬집는다. 그리고 깊은 사색을 거치지 않은 설익은 시들이 난무하는 것도 우려하고 있다. 너무 많은 시가 있어 시의 멀미에 시달리는 오늘날 시인으로 살아남기가 쉽지 않음을 그녀의 책을 통해 통감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시를 쓴다. 그것이 그녀를 행복하게 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돈을 준다 한들 자신이 싫으면 오래 시간 해올 수 없는 일이다.

 

  시인의 글이라 그런지 주옥같은 문장들이 많다. 수많은 아름다운 비유를 자신의 마음에 지니고 말의 부자가 되고 싶어 하는 그녀의 소박한 바람처럼 그녀의 글은 빈약하지 않고 풍요롭다.

- 글을 쓸 때 나는 나 자신의 장소인 내 방에서 써야 잘 써진다. 책상도 필요 없다. 높은 의자에 앉아서 쓰면 마음이 차분해지지 않고 부산해서 낮은 상에서 쓴다. 그래야 마음을 낮추게 되고 안정이 된다. 특히 시를 쓸 때는 전화코드도 뽑고 음악도 틀지 않고 커튼도 내리고 문을 다 닫는다. 바깥과 차단하기 위해서다. 차단하는 동시에 문 안에 나를 가두고 정신을 집중시킨다. 시를 쓸 때만은 바깥세상과 단절되고 싶은 심정에서다. 그리고 글쓰기 전에는 반드시 손을 씻고 눈을 감은 뒤, 잠시 심호흡을 한다. (54-55쪽)

- 음악가들도 작곡할 때 묘한 습관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슈베르트는 악상이 떠오르면 금방 작곡을 하기 위해, 절 때에도 안경을 쓰고 잤다고 한다. 모차르트는 당구를 치면서도 작곡했고, 바흐는 정장을 입고 작곡했으며, 로시니는 술에 취해서 작곡을 했단다. 그래선지 모차르트 곡은 경쾌하고 바흐 곡은 장중하며 로시니 곡은 환상적이다. (5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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