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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세로 가는 길
정여울 지음, 이승원 사진 / arte(아르테) / 2015년 5월
평점 :
원문: http://blog.naver.com/kelly110/220353686447
멋진 책을 만났다. 내가 좋아하는 여행, 작가, 작품, 그리고 헤세의 그림으로 가득 차 있는 책이다. 저자는 살아오면서 힘겨웠던 순간들을 헤세의 작품을 통해 위안 받으면서 특별한 계기를 마련한다. 헤세의 발자취를 따라가 보는 여행이다.
독일에서 태어났지만 전쟁을 반대하는 글을 썼다 조국으로부터 외면당하고 스위스에서 살았던 헤세. 가족을 잃은 슬픔으로 정신과 진료를 받기 위해 만난 카를 융은 그에게 또 하나의 전기를 마련해주기도 했다. 그림을 그리게 된 것도 융의 조언 덕분이었다니 살아가면서 누군가를 만난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 타지에서 살면서 수많은 작품들을 남긴 헤세는 작품들마다에서 자신의 모습을 조금씩 보여준다. 이 책에는 수레바퀴 아래서,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데미안, 그리고 싯다르타의 내용 속에 비치는 그의 모습이 소개된다. 아울러 저자가 그 작품들을 통해 어떻게 위안을 받았는지도 고백한다.
문제가 있을 때 스스로 해결하기보다는 누군가를 의지하고자 하는 마음이 들 때가 많이 있다. 그리고 문제의 원인을 밖에서 찾으려고 할 때도 있다. 하지만 헤세의 책의 주인공들은 스스로 발견하기를 독려한다. 그건 카를 융의 가르침과도 닮아 있다. 모든 것을 독학으로 배웠다는 헤세처럼 나도 매일매일을 새로운 배움으로 채워 나가야겠다. 예전에 배우지 못한 것을 후회하기보다는 지금부터라도 관심을 가져 매일 조금씩 나아지는 삶을 살고 싶다. 그리고 수많은 작품들을 세상으로 내보내 사람들에게 위안을 주고 알에서 깨어나도록 한 헤세처럼 좋은 작품들로 도움을 주고 싶다. 아마도 그건 헤세 자신을 위한 일이기도 했을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저자가 다녔던 독일과 스위스의 도시들에 가 보고 싶어졌다. 기회가 된다면 헤세가 글을 쓴 곳에 가서 그의 숨결을 느껴보고 싶다. 하지만 멀리 가지 않고, 큰 돈 들이지 않고 이렇게 책을 펼치기만 하면 헤세를 만날 수 있다니 참 행복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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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엇이든 독학으로 배우던 헤세는 튀빙겐의 한 오래된 서점에서 견습생으로 일하면서 최초의 습작을 썼다. 수많은 책들을 마음껏 읽으며, 책을 사랑하는 대학생들과 교수들이 고르는 책을 눈여겨보며, 작가의 꿈을 키워나갔던 것이다. 깊이 읽고 열정적으로 쓰는 것, 모든 작가들의 유일한 글쓰기 비결이었다. (63쪽) - 헤세는 ‘도대체 이 많은 걸 어떻게 혼자 다 해냈지? 싶게 놀라움을 자아내는 작가다. 1년은커녕 몇 달이 멀다 하고 신작들을 쏟아내는가 하면, 비행기도 거의 탈 수 없었던 시절에 힘겨운 항해를 몇 주씩 버티면서 온갖 이국땅들을 여행하고 수많은 기행문을 썼다. 이렇듯 헤세는 우리가 작가에게 가지는 수많은 로망을 충족시키는 매혹적인 작가다. 그는 다정하면서도 지성과 재치가 넘치는 문체를 구사했고 강연과 낭독회를 통해서도 독자들을 매료시켰다. (7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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