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일곱 살의 인생론 - 성장을 위한 철학 에세이
안광복 지음 / 사계절 / 2010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내가 청소년기를 보내는 동안 이렇다 할 책을 읽은 기억이 별로 나지 않는다. 공부를 그렇게 많이 한 것도 아닌데 공부한 일 말고는 별다른 할거리가 없었던 평범한 여고생이었다. 그 때 좋은 철학 서적을 접했다면, 명작을 많이 읽었다면 내 삶이 어떻게 달라졌을지 생각해 보게 된다.

 

  이 책은 가치관이 혼란스럽기 그지없는 청소년기 학생들에게 주는 철학 선물이다. 기존 세대가 생각하기에 고민스럽지 않은 문제들이 청소년기에는 심각하게 여겨지기도 한다. 남들이 자신을 어떻게 볼지에 눈을 뜨는 시기이기도 하고, 자신의 사회적 존재감을 끊임없이 생각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그래서 돌발행동도, 친구들과 몰려다니는 일도 하는 것이다.

 

  과거 사춘기라는 말이 없었던 시기가 있다는 것에 놀랐다. 예전에 고등학생 나이면 이미 시집장가를 가서 아이들을 낳고 논밭에서 쉴새없이 일하던 시기였으니까 말이다. 지금처럼 공부만 하기를 강요당하지 않았을 테니 당시에는 그 시기가 그렇게 문제되지 않았을지 모른다.

 

  사춘기 시절에 내가 궁금해 했던 돈, 명예, 사랑, 성에 관해 적어도 내가 생각하기에 바람직한 견해들을 담고 있는 이 책을 이제 내 아이들에게 권할 것이다. 아이들에게 이것만 맞아, 라고 강요하진 않을 것이다. ‘이런 견해도 있네. 너의 생각은 어떠니?’ 라고 물어보고 싶다.


원문: http://blog.naver.com/kelly110/220311199767


- 왜 우리는 드라마 속 가난한 처녀들에게서 매력을 느낄까? 그들이 ‘화려한 스펙’을 갖추고 있어서일까? 하지만 그들은 대부분 명문 대학을 나오지 않았고 높은 어학 점수도 얻지 못했다. 그들이 사랑받는 이유는 길들지 않았다는 점에 있다. 그들은 ‘자기 자신’일 뿐이다. 미국의 정신 의학자인 M. 스콧 펙(1936~2005)은 이렇게 이야기한다. "진정 사랑받는 유일한 길은 자기 자신이 사랑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62-63쪽)

- 몸에 딱 붙는 교복 바지가 왠지 멋져 보이지 않는가? 무릎 위로 1센티미터 더 올라간 교복치마는? 하지만 어른들 눈에는 이런 차이가 전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모두 괜한 짓으로 여겨질 따름이다. 군인들도 그렇다 외출할 때면 군복의 다림질 상태, 바지통 넓이 등에 신경을 쓴다. 그래봤자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냥 군인 아저씨’로 보일 뿐인데 말이다. (112-113쪽)

- 복수심은 나 자신을 상처 준 사람의 노예로 만들어 버린다. 기억을 떠올리는 한 내 삶은 그 사람에게 끊임없이 휘둘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치욕을 돌려주어야 한다는 조급함은 내 삶을 망가뜨리고 흐트러지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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