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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남기는 관계의 비밀 - 결과만 얻으면 하수, 사람까지 얻어야 고수다!
김대식 지음 / 북클라우드 / 2015년 3월
평점 :
나에게는 친구가 많지 않다. 자주 연락하는 교회 분이나 지인 분들은 많지만 오랜 친구는 몇 안 된다. 오래 전 내 학창시절의 대부분을 지낸 곳에서 멀리 떠나 왔고, 사회생활의 대부분인 교직 사회는 매년 구성이 바뀌는 구조로 되어 있어 1년 동안 죽고 못 살게 친하다가도 다음 해에 다른 학교로 떠나버리면 다시 만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그건 핑계일지 모른다. 사실 나는 학창시절부터 누군가를 관리하거나 이끌기보다는 조용히 숨어 지내며 도움을 주는 역할이었고, 관리를 당하는 입장이었던 적이 많았던 것 같다.
초등학교 5학년 때인가 친구가 집에 놀러 왔다가 집에 수첩을 놓고 간 일이 있었다. 다음날 갖다 주려고 가방에 챙겨 넣다가 우연히 발견한 부분이 있었는데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우정코너'라고 적힌 곳에 친구들의 이름과 집 전화번호가 적혀 있었던 것이다. 그 후로 나도 전화번호를 쭉 적어두기도 했었지만 자주 연락하는 스타일이 아니었다. 이 책을 읽으며 그 이유를 조금 알 것 같았다. 자랑 같기도 하지만 처음 만난 사람과 잘 지내는 편이다. 그래서 굳이 외롭다는 생각을 한 적이 별로 없는 것 같다. 어린 시절 3남매였고 지금 우리 집도 늘 북적이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결혼한 여자들은 육아로 인해 친구 관계가 소원해지는 시기도 있다. 어쨌든 지금은 다들 어떻게 지내나 궁금하기도 하고, 동창회에서 옛 친구들을 만났다는 사람들을 보면 부럽기도 했다.
이 책을 지으신 분은 정말 대단한 마당발이다. 나는 이분처럼 하라고 해도 못 할 것 같다. 많은 시간을 사람들을 돌아보는 데 사용한다는 이분은 언제 책까지 쓰셨을까? 바쁜 일상에서 다른 사람들의 삶을 챙기는 일은 웬만한 부지런함으로는 하기 어려운 일이다.
요즘 학교에서 선생님들 간에 작은 일들이 있었다. 선생님도 사람인지라 자신의 주장을 내세우다 보면 의견 대립이 있을 때가 있다. 그걸 옆에서 지켜보는 나는 마음이 참 무겁다. 사람과의 관계가 그렇게 좋은 이 책의 저자도 화를 내기도 하고, 신뢰감이 없는 사람과는 관계를 끊기도 하는 것을 보면서 사람 사귀는 일에도 절도가 있어야 하고, 이리 저리 끌려 다니기보다는 소신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도 알았다. 때로 미적거리다 오히려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거나 더 힘들게 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사람들과 늘 좋은 관계를 가지려고 노력하는 나에게는 이런 순간들이 낯설기도 하고 힘들기도 하다.
얼마 전에 읽은 <<미움받을 용기>>라는 책에서 본 '내 의견을 말하되 수용하는 것은 그 사람의 선택이라는 말'이 다시 생각났다. 관계를 맺는데 있어 지나친 기대도, 의지도 금물인 것 같다. 내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되 남이 변하지 않는 것에 대해 크게 개의치 않는 자세가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중요하다.
원문: http://blog.naver.com/kelly110/220304162619
- 관계에서 자만심이 위험한 이유는 스스로를 드러냄에 있어 관계를 이용하려는 의도가 짙어지기 때문이다. (41쪽) - 관계를 맺는 능력은 탁월한 데 비해 그 관계를 유지하는 부분에는 상대적으로 노력을 쏟지 낳는 경우가 많다. 이른바 뒷심이 부족한 유형이다. 놀랍게도 사교성이 좋다는 말을 듣는 이들 중 이런 유형이 많다. 충분히 매력적이고 공감 능력도 뛰어나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의 만남이 순환하는 과정이라는 것을 이해하지 못해 관계의 시작에만 치중하다가 이렇게 되는 것이다. (57쪽) - 주는 사람은 베푼 것으로 그 상황에 대한 기억을 끝내지만, 받은 사람은 그 순간부터 받은 것에 대한 기억을 끌어안고 산다. 오랜 시간 누군가의 마음속에 자리할 수 있는 티켓이 `기브`에 들어있는 것이다. … 나는 지금까지 안 주고는 못 배기는 사람 치고, 불행하거나 가난하게 사는 것을 본 적이 없다. 도움을 받은 주변에서 그 사람이 그렇게 살도록 내버려두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무조건적으로 아무에게나 베풀기만 하라는 것은 아니다. 좋은 의도로 베푸는 사람을 착취하려는 상대에게 이용만 당하다가 자칫 사람을 믿지 못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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