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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샤의 행복 ㅣ 타샤 튜더 캐주얼 에디션 1
타샤 튜더 지음, 리처드 W. 브라운 사진, 공경희 옮김 / 윌북 / 2013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어렸을 때 엄마 옆에서 뜨개질을 하면서 손으로 만드는 것에 대한 경이로움에 빠졌었다. 그 후로도 겨울이면 옷이나 장갑을 뜨곤 했다. 지금은 잊혀진지 오래 되었지만 어렸을 때의 나는 손으로 직접 염색을 하고, 털실을 잦고, 손수 무언가를 만드는 것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 있었던 것 같다. 이 책을 보면서 그 때의 감성들이 되살아나는 것을 느꼈다.
몇 년 전에 그녀에 대한 책을 읽은 적이 있었다. 너무 신기하기만 했다. 이렇게 사는 사람도 있구나, 하고 생각했었던 것 같다. 이번에 다시 그녀의 삶을 되새겨 보면서 평생을 이렇게 사는 것도 참 멋질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자녀들을 자연 속에서 키우고, 자급자족해서 사는 삶. 저녁이면 아이들을 앉혀 놓고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생활을 했다면 어땠을까? 공교육에 몸을 담고 있는 나에게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긴 하지만 못 해봤기 때문에 그런 삶에 대한 동경이 있나보다. 이 책을 통해 직접 그런 삶을 살았던 그녀를 통해 대리만족을 한 느낌이다.
초록이 싱그러운 그녀만의 정원에서 맨발로 거닐며 강아지랑 손주들의 재롱을 보는 재미가 얼마나 컸을까? 몇 년 전에 심은 구근에서 아름다운 꽃송이들이 저마다 아름다움을 뽐내면 자신이 흘린 땀에 대한 보상을 받고도 남음이 있었을 것이다. 계절마다 지닌 기쁨을 만끽하며 다른 사람을 탓하지 않는 삶. 평생 자연을 그렸던 그녀는 그곳에서 정말 행복했을 것이다.
낮에 정원 일을 하고, 시간을 내어 그림을 그리던 그녀는 책을 읽으며 하루의 노고를 풀었을 것이다. 책을 통해 지적 욕구들을 채워나갔을 그녀의 모습이 너덜너덜한 하드커버 책들을 통해 느껴졌다. 가장 신기한 것은 그녀의 3층짜리 인형 집이다. 조금한 도구들이 조로록 붙어 있는 걸 한참을 바라봤다. 그녀가 살던 곳이 지금은 어떻게 보존되어 있을까? 기회만 된다면 그녀의 정원에 놀러 가고 싶다.
원문: http://blog.naver.com/kelly110/220295094208
- 지금이야 아주 대담하지만 어릴 때의 난 좀 불안한 구석이 있는 아이였다. 남달라서, 학교에서 놀림을 받기도 했다. 과거에 너무 집착해서 구식 드레스만 입고, 머리도 자르지 않았으니까. 어머니와 오빠는 내가 중요한 일에 무관심하자 몹시 실망했다. 그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여자 청년 연맹’과 ‘빈센트 클럽’을 심드렁해 했으니까. 보스턴 사교계에 데뷔하는 것도 그렇고. 난 오로지 정원에서 일하고 소젖을 짜고 싶어 했다. (33쪽) - 1830년대의 미국인들은 젊은 조국에 대해 열등감을 지녔다. 그들은 유럽이 더 낫다고 생각했지만, 나라면 동의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들에게 주어진 것을 보면 안다. 이 순결한 나라를 상상해보자. 얼마나 아름다웠을까. 밑에 덤불이 자라지 않는 숭고한 나무들, 순수한 강과 호수. 하지만 우리는 이 나라의 숲을 없애버렸다. 나무는 사람들의 적이었고, 땅을 개간하느라 거대한 뿌리와 밑동을 태우는 연기가 하늘에 자욱했다. 우리 국민은 받은 것의 가치를 제대로 몰랐다. 토머스 제퍼슨이 그 광경을 봤다면 무덤에서 벌떡 일어났을 텐데. 앤드류 잭슨(미국 7대 대통령)이 알았다면 욕을 퍼부었을 테고. (10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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