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든 적든 내 월급이다 - 월급쟁이 싱글 3년 안에 목돈 모으기
김의수 지음 / 덴스토리(Denstory) / 2015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대학 시절 동안 아르바이트를 해 본 적이 없었던 나는 처음 직장생활을 할 때 신 났었다. 내가 한 일에 대해 돈을 받아 내 마음대로 쓸 수 있다는 것 때문에 너무 신기하고 좋아서 한 1년 동안 펑펑 쓴 기억이 난다. 첫 연수 가는 버스에서 만든 신용카드가 나에게 새로운 세상을 안겨 주었고, 늘 써도 된다는 유혹으로 오랫동안 나를 괴롭혔다. 초봉이 얼마 되지도 않은 시절이었지만 그렇게 일 년을 보내고 나니 부모님께서 나를 위한 적금 드신다 해서 월급날마다 보내드린 돈을 제외하고는 다 쓴 것 같다. 매월 돌아오는 카드 결제일이 부담되었던 시절이었다.

 

  이 책을 읽으며 나의 그 시간들을 떠올려 볼 수 있었다. 누가 저금 하라고 하는 이야기하는 게 귀에 들어오지도 않았고, 새로운 세상에서 사고 싶고 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았다. 그때 이런 책을 읽었다면 좀 더 빨리 자산을 모으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이 책은 그런 싱글들을 위한 책이기 때문이다. 열심히 돈을 벌고는 있지만 어디로 가는지 모르는 사람들을 위한 가이드북이고, 실제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자세히 알려주고 있기 때문에 재무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 보고 돌이킨다면 희망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후로도 꽤 오래 갖고 있던 낭비벽을 고치게 된 건 도서관에서 빌려 읽은 재테크 관련 책들 덕분이다. 그 때는 짠돌이, 짠순이 이야기가 어찌나 흥미로운지 빚을 없애고 저금을 시작해 돈이 조금씩 모이니 또 재미있었다. 지금은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것 중 많은 부분들을 실천하며 지내고 있다.

 

  이 책에는 재무구조가 튼튼하지 못했던 사람들의 실제 사례들이 소개되고 있다. 200만원을 버는데 저금을 거의 못 한다거나, 벌어도 마이너스 메우기에 급급한 사람들이었는데 꿈과 희망이 생기니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에 대해 거리낌이 없어 했다. 플로리스트가 되기 위해 유학 자금을 모으느라 좋아하던 명품 가방 구입을 잠시 접은 사람, 목돈 마련을 위해 집을 줄인 사람, 그들은 각고의 노력 끝에 악착같이 저금과 투자를 해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게 된다.

 

  가계부를 쓰지 않으면 돈이 어디로 빠져나가는지 잘 알지 못할 때가 많다. 나의 경우만 보더라도 부지런히 가계부를 쓸 때는 절약하게 되지만 귀찮다고 멈출 때 돈은 손아귀에서 스르르 빠져나감을 느낀다. 자신의 현재 자산과 부채, 그리고 현금의 흐름을 정확히 아는 것이 모든 돈관리의 시작이 아닐까 한다. 그래서 이 책에서도 그런 기본적인 부분들을 강조한다. 펀드나 채권에 무리하게 투자하기보다는 저축을 기본으로 하고 조금씩 투자를 해 보는 것도 좋다고 한다. 하지만 개인 증권 투자는 저자가 말리는 부분이다. 수익을 얻기도 힘들 뿐더러, 수익을 많이 얻었다고 해도 쉽게 얻은 돈은 잃기도 쉽기 때문이다. 힘들여 조금씩 모은돈으로 허튼 데 쓸 수 있겠는가? 돈은 가지고 있는 것도 중요하지만 모으는 과정 자체가 값지다.

 

  점점 많아지는 1인 가구. (쉐어 하우스를 비롯한 새로운 문화가 등장해 어울려 사는 사람도 있긴 하다.) 스스로의 경제를 홀로 책임져야 할 사람이 재정적으로 궁핍하면 그 외로움이 더할 것이다.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보느냐에 관심을 가지고 외적인 것에만 신경 쓰기보다는 실속있고 당당하게 절약하며 사는 것이 더 멋지다. 돈이 많다고 저금하고, 적다고 못 하는 게 아니다. 안 쓰는 게 버는 것이니까. 목표와 꿈이 있을 때 저축이 쉽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다. 그리고 조금씩이라도 어려운 사람을 위해 기부하는 습관을 가져 인색하기만 한 스크루지가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