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시마에서 온 소녀 오늘의 청소년 문학 10
정명섭 지음 / 다른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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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여름 혼자 대마도 여행을 하고 온 적이 있다. 그 전후로 대마도에 대한 각별한 생각이 있었다. 우리와 같은 유전자를 지닌 대마도 사람들. 지금은 너무 달라져버린 안타까움을 느꼈던 시간이었다. <<쓰시마에서 온 소녀>>를 블로그 이웃 분의 소개로 알게 되어 읽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새로 생긴 도서관에 얌전히 꽂힌 걸 보고 반가워서 가져왔다. 청소년을 위한 책이어서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었다. 역사 속 사실이 소설가의 상상력으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어느 조용한 마을에 살고 있던 가난한 어머니와 아들. 어머니의 글공부 독촉에 늘 빠져나갈 구멍을 찾던 해산은 어느날 찾아온 양반 집안 사람들을 보고 신기해 한다. 오빠와 여동생인데 왜구의 침입에 부모님을 잃고 그곳까지 피해 왔다고 해서 해산은 호기심 반 기대 반으로 오빠인 설유에게 새롭게 글공부를 배우기 시작한다. 조금 지나 군대를 이끌고 마을에 찾아온 이진유 장군으로 인해 마을 사람들은 하루하루 살얼음 위를 걷듯 보낸다. 설유와 여동생 설린을 왜구로 의심하는 무시무시한 진유와는 반대로 자신에게 한없이 다정한 설유와 설린에게 마음을 뺏긴 해산은 진유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사건의 전말을 알고 설유를 잡으러 온 진유, 설린과 도망 간 해산, 모든 게 뒤죽박죽이 된 채 마을은 위험에 휩싸이게 된다.

 

  숨막히게 벌어지는 일들과 그 속에 등장하는 청소년의 성장통. 청소년들의 질풍노도의 시기는 당시에도 크게 다르지 않았지 모른다. 하지만 마을의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해 내는 해산과 광현, 그리고 설린까지……. 이들 청소년의 기지로 마을은 우여곡절 끝에 다시 평화를 찾게 된다.

 

  길지 않은 이야기를 통해 당시의 상황을 상상해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사실을 바탕으로 한 허구, 그리고 실제로 있을 수 없을 것 같은 사건들이 등장하긴 하지만 영화를 보는 듯한 스릴을 느낄 수 있어 좋았다. 작가의 상상력에 감탄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대마도에 갔을 때 보아서인지 대마도 도주 소씨 가문이 낯설지 않았다. 


  그들이 그렇게 갖고 싶어 했던 것을 우리는 잠시 간과했었던 시기가 있었다. 평온한 시기를 보내느라 권력다툼에 열을 올리고 있을 때 우리나라는 그들의 발에 짓밟힐 수밖에 없었다. 과거의 일들을 용서하고 화해하되, 긴장의 끈은 놓지 않고, 늘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는 자세를 가져야 함을 역사를 통해 되새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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