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여자는 위험하다 - 그리고 강하다
슈테판 볼만 지음, 김세나 옮김 / 이봄 / 2014년 8월
평점 :
절판


  여성으로 태어나 산다는 건 이 사회에서 아직 특장점을 지녔다고 보기 어렵다. 가정에서는 물론 사회적 진출의 기회가 동등해졌다고는 하나 아직 과거의 통념을 깨기에는 이른 점이 있기 때문이다. 교사 입장에서 볼 때 아직 어린 초등학생이어서 그런지는 모르지만 여자 아이들이 월등한 학습습관과 결과를 지니고 있음을 관찰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아직 여성의 월급은 남성보다 높다고 할 수 없다. 교사는 대다수가 여성으로 바뀐지 오래 되었고, 법조계나 의료계에도 여성 진출은 늘어났다. 심지어 우리나라 수장도 여성인 걸 보면 정치적으로도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음에 틀림이 없다. 이런 추세라면 앞으로 우리 아이들이 어른이 되었을 경우 여성의 지위가 더 높아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1900년대를 살다 간 이 책 속의 생각하는 여성들은 남성 중심의 사회에 큰 발자국을 남긴 선구자들에 속한다. 이들은 당시의 시대적 통념을 깨고 정계로, 사상계로, 과학계로 뻗어 나갔다. 소신을 가지고 여성스러운 유연함과 특유의 강인함으로 여성들에게 희망의 역사를 남겨준 사람들이다. 위험을 무릅쓰고 이슬람을 반대하던 오리아나 팔라치, 자신의 성적 정체성을 깨달은 이후 집필에 몰두한 수전 손택, 푸틴을 반대하던 안나 폴릿콥스카야, 희생자가 되기를 거부하고 소비를 지양함으로 진정한 자유를 얻을 것을 주장한 아룬다티 로이, 두려움을 몰랐던 아웅 산 수 치, 동독 출신의 독일연방 최초의 여성 총리 앙겔라 메르켈, 영웅이 된 아줌마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 남성들을 손바닥 위에 올려 두었던 루 안드레아스살로메, 사르트르와 삶을 공유했던 시몬느 드 보부아르,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을 저술하여 홀로코스트 주범의 실체를 알린 한나 아렌트, 낙태 허용을 주장한 시몬 베이유, 뛰어난 인격의 과학자 마리 퀴리, 침팬지들의 어머니 제인 구달 등 이 책에는 당대를 주름잡던 여인들의 사상과 삶이 잘 드러나 있다.
 
  물론 이들의 주장이 모두 옳았다는 평을 듣는 것은 아니다. 남들이 이해하지 못할 정책을 펴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만들기도 하고, 그들의 파격적인 주장과 행동은 당시 사람들에게 반감을 사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의 공통점은 용감했다는 것이다. 남들의 시선을 신경 쓰기보다는 자신이 옳다고 여기는 대로 밀고나가는 저력을 가지고 있었다.
 

  앞으로는 위대한 여성들이 더 많이 쏟아져 나올 것이다. 사회에 보이지 않는 남성들을 위한 유리천장이 사라지는 날이 반드시 올 것이다. 분명 여성은 가정에서의 모성을 지켜나가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마리퀴리의 말을 떠올려 본다. “나는 내가 원했기 때문에, 연구를 사랑했기 때문에 과학에 그토록 많은 시간을 쏟아 부었다. 여성들에게 내가 원하는 것은 가족과 함께하는 삶을 살면서 자신이 흥미 있어 하는 일을 병행하는 것이다.”(24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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