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시일反 - 10인의 만화가가 꿈꾸는 차별 없는 세상 창비 인권만화 시리즈
박재동 외 지음 / 창비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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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영화 <카트>를 보면서 우리 사회에 공존하는 약자들에 대해 뜨겁게 공감한 적이 있다. 우리는 닮거나 비슷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별다른 반감을 느끼지 않지만 어딘가 다른 사람들에 대해 관대하지 않을 때가 있다. 사회적으로 볼 때 소외계층의 사람들, 장애인, 외국인 노동자, 비정규직 등 사회적 약자의 위치에서 불편함과 차별을 감수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해 우리는 보다 따뜻한 시선과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이 책에는 열 명의 만화가들이 참가해 차별이 없는 세상을 외치며 글과 그림을 남겼다. 이 책을 읽다 보면 내가 생각해도 민망할 정도로 찔리는 부분들이 많다. 과거 그것이 잘못이라는 생각도 하지 못하던 시절이 있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몰라서 그랬다면 알게 된 이후에 달라져야겠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이 학생들의 필독서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 아이들이 자라 어른이 되었을 때는 차별이 사라지기를 바란다.

 

  우리는 어느 집이 더 좋네, 어느 건물이 더 높네 하지만 비행기를 타고 가다 아래를 내려다보면 하나의 점에 불과한 존재들이다. 서로 도토리 키 재기 하듯 나보다 못한 사람을 업신여기거나 차별한다면 그 사람은 정말 자신을 잘 모르는 것이다. 인격이 성숙할수록 다른 사람을 존중할 줄 안다. 차별하는 사람은 자신의 모자란 인격을 드러내는 것이다.

 

  오늘 호주에서 워킹 홀리데이를 마치고 귀국한 한 지인을 만났다. “호주에서 ‘외국인 노동자’로 살다 왔습니다.” 하는 말을 듣고 얼마나 웃었는지. 우리가 외국에서 일하면 우리도 외국인 노동자이다. 가족 중 한 명이 외국 가서 차별 당하고 월급도 못 받고 정신마저 잃은 채 돌아왔다고 생각해 보라. 남 일이 아닌 것이다. 외국인 노동자를 착취해 자신의 배를 채울 생각 하지 말고, 정당하게 인격과 인격으로 대하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고용주와 노동자가 서로를 존중하기를 바란다.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서로 돕는 세상이 되기를 바란다. 그게 꿈이라고 하더라도 작은 주장들이 만나면 큰 강물을 이룰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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