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커피에 빠지다 - 커피향 가득한 길 위의 낭만
류동규 지음 / 상상출판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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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칠 전 소중한 지인으로부터 책 세 권을 선물 받았습니다. 책 선물을 가장 좋아하는 저이지만 지인으로부터 책을 받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이 책이 더 가치 있게 느껴집니다. 내가 좋아하는 커피. 이 책의 저자는 작년 자전거 사고 이후 갑자기 빠져들게 되었다고 합니다. 짧다면 짧은 시간에 커피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을 쌓고 전국을 돌며 커피 맛을 감별하고 책까지 내다니 정말 대단한 집중력을 지니신 분이라는 생각이듭니다.

 

  진정한 커피 맛을 찾아 전국을 다니는 여행. 왠지 가슴 설레는 경험일 것 같습니다. 원래 여행을 심하게 즐기던 분이라 가능했는지 모릅니다. 그냥 팔도 여행이면 밋밋했을 이 책이 커피로 인해 향기를 지니게 되었습니다.

 

  믹스커피만 마시던 내가 원두커피의 맛을 알게 된 건 꽤 오래 전이었습니다. 보리차에 지나지 않았던 커피가 어느 순간 진한 믹스커피보다 향기롭게 느껴진 건 호주 여행을 갔을 때입니다. 일본을 거쳐 가던 나는 일본항공에서 주는 커피를 맛보며 믹스커피만 커피가 아님을 알게 되었습니다. 여행 때 필수품이라 여겼던 믹스커피를 더 이상 필수품 목록에서 뺀 것도 그 이후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로스팅, 원산지 이런 것들에 대해서 전문지식을 가지고자 하는 마음이 없어서인지 그냥 맛있는 커피만 있으면 마냥 행복한 저입니다. 그래도 올 초에 샀던 반자동 커피머신과 그라인더 덕분에 집에서 꽤 맛난 커피를 뽑아 마십니다. 그건 또 유럽 여행 때 이탈리아에서 맛 본 에스프레소에 반했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저에게도 여행과 커피는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저자의 마음을 알 것 같습니다.

 

  울산, 부산, 제주, 경주, 강릉 등 내로라하는 여행지는 여기에 다 나옵니다. 전국 곳곳에 없는 곳 없이 스며있는 커피 전문점들. 우리 동네에만 해도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가게들 중 커피 맛이 유독 좋은 곳이 있기 마련이듯 전국에 그렇게 많은 커피 전문점 중에서도 특별한 커피점이 있기 마련입니다. 저자가 찾아간 곳들 중에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곳도 있고 우연히 발견한 곳도 있습니다. 저자는 한 잔의 커피의 맛은 오직 원두나 로스팅 또는 드립방법 뿐 아니라 앉아서 마시는 장소도 중요함을 강조합니다. 그래서 가장 예쁜 인테리어를 하는 곳이 커피 전문점인가 봅니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지역과 커피점은 가보고 싶은 곳이 되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인제의 자작나무 숲입니다. 자작나무 속을 거닐다 맛있는 커피를 한 잔 마시면 정말 행복할 것 같아서입니다. 한편 이 책을 읽으며 우리나라에서 거의 나지 않는 커피를 이렇게 많이 마셔도 되나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느림과 철학이 있는 차를 외면하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커피가 후진국 노동력의 피땀 어린 산물임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한 방울도 소중하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마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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