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푸른 베이징 중국아동문학 2
구오 유에 외 지음, 윤민정 옮김, 헬렌 칸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얼마 전 파주 출판단지에 놀러 갔다가 예쁜 표지와 제목이 마음에 들어 이 책을 사 왔습니다. 앞에 읽은 린위탕의 <<생활의 발견>>을 통해 중국 사람들의 정서를 조금이나마 알게 되어 이 책을 읽는 것이 낯설지 않았습니다. 푸른 인민복을 입은 사람들을 생각하며 쓴 책이라 제목을 푸른 베이징이라고 한 것 같습니다. 암울한 시기였지만 희망을 버리지 않았던 지은이의 어린 시절 이야기가 감동적이었습니다.

 

  북한과 아직 해결하지 못한 과제를 안고 있는 우리에게 공산국가에 대한 이야기는 남의 것 같지가 않습니다. 마오쩌둥이 건설한 중화 인민 공화국은 시간이 지나는 동안 살벌한 혁명과 통제로 인민들은 무시무시한 시절을 보내게 됩니다. 먹을 것도 배급받고, 억지로 삶의 터전을 떠나야 하는 당시의 상황들이 어린아이의 눈으로 의연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그렇게 자유는 그들에게 요원한 희망이었습니다.

 

  이 책에는 여러 상징적 존재가 등장합니다. 친구 소소가 잡아 준 ‘작은 구름’이라는 새는 주인공 약진이가 아무리 사랑을 베풀어도 노래하지 않는 것을 의아해 하다가 결국 자유롭게 놓아 준 후 그 새의 아름다운 노래 소리를 듣게 됩니다. 자유를 반납당한 인민들에게 너무나 필요한 건 배급받는 음식이 아니라 바로 자유라는 것을 상징적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또 하나의 상징물은 바로 ‘연’입니다. 우리나라도 연을 즐겨 날리지만 당시 중국에서도 아이들이 많이 날렸었나봅니다. 연 줄을 끊고 하는 높이 날아가고 싶어 하는 연처럼 그들도 자유를 향해 마음껏 달려가고 싶었을 것입니다.

 

  실제 작가이자 주인공은 프랑스 남자와 어렵게 결혼한 누나 덕분에 런던에서 음악을 전공하고, 미술 작가인 아내 클레어 페로우를 만나 결혼하게 됩니다. 그림을 보면서 동양적이면서도 서양적이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 이유가 바로 서양인이 그린 동양 그림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아름다운 그림과 암울했지만 희망을 잃지 않은 사람들의 사랑스러운 이야기로 책을 덮을 수 없게 합니다. 자유를 갈망하고 있을 북한 동포들에 대한 생각도 멈출 수가 없습니다.

- "우리 아버지가 그러시는데 많은 것들이 홍위군에 의해 금지되고 있대." 소소가 말했다. "책, 시, 예술, 음악, 심지어 찻집에서 장기를 두는 것이나 개와 고양이를 애완동물로 키우는 것, 다시 말해 ‘혁명적이지 않은’ 모든 것이 금지되었다고 하더라. 아버지는 천안문 광장에서 연날리기 하는 것조차 허용되지 않는다고 말씀하셨어." (95-96쪽)


- 문화 혁명이 시작된 후 몇 달이 지나 어머니는 ‘반혁명적’이라는 이유로 고발을 당했다. 그러고 나서 어머니는 홍위군에 의해 ‘재교육’을 받기 위해 시골로 보내졌다. 어머니는 강에서 무거운 진흙을 퍼내고 들판에서 농부처럼 일을 해야 했다. 매일매일 어머니는 공개 비판을 받았다. 거의 3년 동안 어머니는 시골에서 살아야 했다. 하지만 어머니의 영혼만은 결코 망가지지 않았다. 문화 혁명이 일어난 그다음 해에 소소와 소석은 부모님들에 의해 난이처럼 조부모와 함께 살도록 혁명의 중심 베이징에서 멀리 떨어진 시골로 보내졌다. … 어머니가 다시 베이징으로 돌아왔을 때 어머니는 여러 번 발작을 일으켰고 점차 기력과 말을 잃어갔다. 어머니는 너무나 많은 고통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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