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로 뒤집는 세계사
박홍순 지음 / 르네상스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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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술 작품은 역사 속에서 그 시대를 반영하는 최고의 수단이다. 미술 작품들을 보며 우리는 아주 오래 전에 있었던 일들도 간접적으로나마 알 수 있다. 이 책은 120여 점의 미술 작품들을 통해 세계의 굵직굵직한 역사들을 소개하고 있다.

 

  구석기 시대로부터 나라의 기틀이 세워지던 시기, 그리스 민주주의의 태동, 로마제국의 멸망 이유, 진시황의 중국 통일, 십자군전쟁의 실제, 몽골제국의 세계 제패, 이슬람 문명, 프랑스 혁명, 대공황과 세계대전, 사회주의, 그리고 현재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프랑스 68 혁명에 이르기까지 세계사의 흐름을 한 번에 읽을 수 있다. 이렇게 많은 사건들을 담고 있으면서도 하나하나의 깊이가 어찌나 깊은지 과거 학창시절에 억지로 외웠던 역사적 사실들이 연결되면서 그 원인과 결과를 알 수 있는 소중한 책이었다.

 

  내가 가진 역사적 선입관들이 깨지기도 했다. 구석기 시대의 사람들이 무지하고 야만적이기만 한 줄 알았는데 동물이나 신체 해부도까지 그려 놓은 걸 보고 그들의 총명함에 놀랐다. 십자군 전쟁을 주관했던 기독교 세력이 그 시작과 달리 너무나 야만적으로 대량 학살을 했다는 사실도 학창시절이후 다시 한 번 절감했다. 독재자 히틀러가 사실 쿠데타를 일으킨 것이 아니라 공황에 시달리던 독일인들의 마지막 희망으로 떠올랐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 진시황의 어마어마한 권력과 칭기즈 칸의 리더십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생각했다. 한편 그렇게 큰 권력을 가졌었던 로마, 진시황, 칭기즈 칸도 결국 역사 속에서 사라지는 것을 보며 권력의 무상함을 느낄 수 있었다.

 

  역사는 반복된다는 말이 있다. 로마 멸망의 주된 원인이었던 퇴폐와 향락의 문화가 현재 세계 곳곳에 전파되고 있는 건 아닌지 걱정스럽다. 보수적이던 우리나라도 많은 부분에서 개인의 자유가 허락됨과 동시에 성적 문란함도 자리잡아가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 본다. 요즘 아이들도 자주 보는 드라마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남녀 간의 은밀한 일들을 보여주는 것만 봐도 몇 년 동안 급속도로 바뀌어 왔음을 알 수 있다. 성적 다양성이 인정되고, 개인의 권리를 향유하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도 앞으로의 미래가 걱정되는 것은 나만의 기우일까?

 

  역사적 파도 속에서 많은 나라가 세워지고 스러졌다. 개인의 안위는 그러한 파동과 함께 지켜지기도 하고, 짓밟히기도 했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세상 돌아가는 일에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누군가에 의해 우리의 주권이 박탈당할지도 모른다는 것을 역사를 통해 배웠다. 역사를 구태의연하고 우리를 괴롭히는 시험 문제의 주범으로 인식하기보다는 우리에게 교훈을 주는 스승으로 아끼고, 알아감으로 미래를 대비해야겠다.

- 스파르타는 도시국가의 힘이 개별 가족으로 흩어지지 않도록 엄격히 제한하는 조치를 취했다. "가정에서는 소홀한 점이 많다고 생각하여 공동 식사를 제도화하였다. 이렇게 하면 명령을 쉽게 어기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104쪽)

- 소크라테스와 플라톤도 다수 시민이 참여하는 민주정을 혐오하고 과두정치를 철학적으로 뒷받침하고자 했다. (109쪽)

- 게르만족의 또 다른 일부인 반달족은 북아프리카로 진출하여 왕국을 세웠다. … 반달족은 지중해 제해권을 장악하고 로마를 약탈하기 시작했다. … 반달족은 무자비한 약탈과 파괴 행위를 일삼았다. 다른 문화나 종교, 예술 등을 파괴하는 행위를 반달리즘(Vandalism)이라고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136-137쪽)

- 18세기 유명한 역사학자 에드워드 기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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