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의 배신 - 믿음이 어떻게 우리를 지배하는가?
마이클 맥과이어 지음, 정은아 옮김 / 페퍼민트(숨비소리) / 2014년 6월
평점 :
절판


  믿음에 관해 이렇게 많은 이야기들을 할 수 있음에 놀랐다. 종교를 가져 ‘믿음’이라는 말을 많이 사용하는 편이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데 있어 믿음이 이렇게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을 처음 생각하게 되었다.

 

  우리가 행동하는 모든 것은 믿음에서 비롯된다. 이는 반사적인 행동까지도 포함한다. ‘파블로프의 개’를 생각해 보면 ‘자동반사’까지도 사실 여러 번의 반복된 행동 결과에 따른 믿음의 형성으로 인해 침이 흐르는 것이라는 사실을 생각할 수 있다. 

 

  믿음이 생기는 데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은 저마다의 경험이 다른 사람들 모두 조금씩 다르게 형성된다. 한 번 생긴 믿음은 쉽게 없어지지 않는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심지어는 다른 증거가 발견되어 자신의 믿음이 틀렸다는 것을 알게 된 후에도 믿음을 버리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믿음이 얼마나 힘이 센지 알 수 있다.

 

  정치적 소신이나 종교적 입장, 심지어 인간관계나 자신에 이르기까지 갖고 있는 믿음에 따라 우리는 생각하고 판단한다. 똑같은 상황을 놓고 해석이 다른 이유는 바로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믿음’ 때문이다. 믿음을 바꾼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정치를 보는 견해에 있어 보수와 진보에 대한 개인의 견해도 오랜 시간 지속된다.

 

  이 책에는 여러 가지 종교적 소신이 등장한다. 정말 다양한 종교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들이 믿고 있는 수많은 것들은 우리가 보기에 어처구니 없을 수도 있지만 어떤 이들은 사력을 다해 믿음을 지키기도 한다. 이 책의 저자 역시 20년간 영장류를 연구한 진화론자에 무신론자다. 이 책을 쓰는 동안 그의 믿음은 여실히 드러난다. 하지만 과연 그도 자신의 믿음에 오류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할까? 글을 쓴다는 건 그 사람의 믿음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일이다. 그래서 그만큼 책임이 따른다.

 

  오늘 아침 가자지구에서 일어난 전투로 천 명이 넘는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는 보도를 접했다.​ 지나친 믿음으로 인한 과격한 행동. 특히 물질의 축적에 대한 강렬한 욕구가 오히려 미덕이 되는 요즘 시대에 저마다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세계 곳곳에서 충돌이 일어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위안부’라는 역사적 사실에 대한 해석이 다른 우리나라와 일본이 가진 믿음의 차이(이 책에서는 사실과 믿음간의 차이를 ‘간극’이라 표현한다.)를 생각해 보면 자신이 믿고 있는 것이 사실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의심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잘못된 믿음은 잘못된 행동을 낳기도 하지만 믿음이 모두 나쁜 것만은 아님을 저자는 강조한다. 오히려 사회 공통의 믿음이 없이는 그 사회가 건강하게 지속될 수 없다고 하였다. 건전한 믿음을 공유하고, 잘못된 믿음에 대해 의심을 품을 수 있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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