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난중일기 - 교감 완역
이순신 지음, 노승석 옮김 / 민음사 / 201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위대한 영웅, 우리나라의 자랑인 이순신장군이 직접 쓴 일기의 완역본 책을 읽었습니다. 영화 <명량>을 보고 미뤄 두었던 <<난중일기>>를 바로 주문했습니다. 꽤 두껍긴 했지만 이순신 장군의 숨결이 느껴져 그런지 한 장 한 장 소중히 넘기며 봤습니다.
전쟁 중에 흘려 쓴 부분도 있어 그 동안 완벽하지 않았던 번역본들이 많았는데 이 책은 그래도 원본에 가깝게 해석이 되어 있다고 합니다. 일기는 임진년 (1592) 1월 1일부터 시작하여 장군이 돌아가시지 직전인 무술년(1598) 11월 16일까지 쓰여 있습니다. 특별한 일 외에는 날짜와 날씨를 꼭 적은 것을 보며 그의 성실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가 날씨를 빠뜨리지 않고 적은 이유는 아마도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 수군이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장군은 평소에 늘 동헌에 나가 공무를 보고, 활쏘기 연습을 합니다. 그리고 주변 관리들이나 장군들을 만나 의논한 것도 자주 이야기합니다. 그런가 하면 몸이 아파 신음했다는 부분도 많아 나이도 있고, 건강도 나쁜 데다 고문까지 당해 온전치 못한 몸으로 나라를 위해 애쓴 그의 정성이 위대해 보였습니다.
전쟁이 나면서 민심이 흉흉해지기 시작하자 큰 적인 일본 외에도 크고 작은 도적 떼들이 일어납니다. 장군은 나라를 어지럽힌 도적들과 도망하는 아군 병사를 처형하고, 잘못을 저지른 사람에게 곤장을 치는 엄격한 모습도 보입니다. 영화 속에서도 그런 장면이 나오는데 당시에 군법은 정말 엄했던 모양입니다. 원균의 야비한 모습에 대한 경멸의 내용도 자주 등장하는데 원균이 당시에 정말 악명이 높았던 모양입니다. 그것은 비단 자신을 모함했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임진왜란에 대해 쓴 책인 <<징비록>>에 원균에 관한 부분이 있는데 부하 장수들과 잘 의논하지도 않고, 자신의 영역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했으며, 여자들과 부정한 관계를 맺기도 했다고 기록되어 있었습니다.
일기 중 많은 부분이 가족에 대한 사랑과 걱정입니다. 특히 그는 어머니에 대해 지극한 효심을 지니고 있는데 전쟁 통에 직접 찾아뵙지 못하고 편지로 문안을 여쭙는 그의 안타까운 심정을 적은 것을 보고 안쓰러웠습니다. 아이들 걱정도 계속 등장합니다. 장군의 집을 찾아가 쑥대밭으로 만든 왜인들 소식을 듣고 가족의 생사를 확인하고자 아들을 보내는 모습을 보고 전쟁 중이라 달려가 보지 못하는 안타까움에 함께 마음이 찢어졌습니다. 위대한 장군이지만 한없이 걱정 많은 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몇 번이나 울컥했습니다.
영화 <명량>에 나오는 해전에 관한 부분이 생각보다 짧게 나와 있습니다. 인물들의 이름도 그대로 등장하여 영화 속 인물들을 떠올리며 읽기도 했습니다. 연락책 임준영, 항복한 왜인 준사 등은 영화와는 조금 다르긴 하지만 실제로 존재했음을 확인하니 재미있었습니다. 당시 꽤 많은 일본인이 항복하고,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나쁜 짓을 많이 한 왜인을 장군의 허락을 얻어 직접 죽이기도 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개인의 기록이 역사의 중요한 자료가 된다는 것을 새삼 깨닫고 일기쓰기를 시작했습니다.
이 책을 통해 다시는 큰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방비를 게을리 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오랜 세월에 걸쳐 지켜 온 우리나라의 자주성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져 나가기를 바랍니다. 요즘 같은 어수선한 시대에 이순신 장군과 같은 위대한 인물이 등장하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