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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의 꽃 - 고은 작은 시편
고은 지음 / 문학동네 / 2001년 4월
평점 :
그 유명한 고은 시인의 시집을 처음으로 읽었다. 헌책방에선지 파주 출판단지에서인지 기억나지 않는데 시인의 이름만 보고 사 두었던 책이다. 그동안 여러 책에서 언급되었던 '고은 시인'과 그의 짧은 시들.. 그 시들의 유명세에 걸 맞는 짧지만 강한 느낌을 남긴 시집이었다. 그의 오랜 문학 역사가 묻어 있는 짧은 시 한 편 한 편이 가슴에 와서 박히는 느낌이었다.
같은 한국어로 이렇게 많은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 짧은 시를 지을 수 있는 시인의 역량이 부럽다. 그야말로 순간순간 생각의 조각들을 바로 바로 적은 듯 한 시들을 읽으며 '책 제목 참 기가 막히게 잘 지었다'고 생각했다. 이 책에 소개된 시들은 자연과 인간은 물론 우리 삶의 작은 부분까지 모두 시의 소재가 될 수 있음을 알려준다. 시를 읽을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작은 것 하나를 볼 때도 시인의 눈으로 본다면 어떤 것이든 시가 될 수 있다는 걸 다시 한 번 떠올렸다.
닳을 때까지 들고 다니며 읽고 싶은 시집이다. 백과사전을 찾아보니 그는 시인이자 소설가이고, 수필가이자 평론가라고 한다. 장르를 가리지 않은 그의 작품들을 더 만나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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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高銀, 1933~ )은 한국 현대 문학사에서 매우 특이한 존재다. 그는 우리 시대의 민족 지성이자 풍부한 감성을 지닌 시인이며 소설가이고, 수필가이자 평론가이기도 하다. 장르를 가리지 않고 쏟아내는 방대한 작업량, 여러 장르에서 고르게 보여준 역량과 높은 수준으로 그는 이미 현대 한국문학의 한 봉우리로 우뚝 서 있다. 미군 항만 운수의 검수원에서 교사, 승려, 시인, 반체제 운동의 중심에 선 투사로 변모해가는 현란한 삶의 이력과 큰 규모의 문학이 한데 어우러져 고은의 ‘특이함’은 더욱 두드러져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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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고은 [高銀] - 화엄의 세계로 나가는 저 웅혼한 여정 (나는 문학이다, 2009.9.9, 나무이야기) |
--- 본문 내용 ---
- 한반도에는 석탄보다 그리움이 훨씬 더 많이 묻혀 있다.
55년 전
50년 전 흩어진 피붙이들이
무쇠같은 휴전선 두고
그 남에서
그 북에서 그리움이 직업이었다
그리하여 삼면이 그리움투성이 한반도 (104쪽)
- 역설을 말하고 싶다. 나에게 시쓰기가 삶의 전부는 아니다. 따라서 삶이 시의 전부도 아니다. 시와 삶 사이의 종종 있는 불화의 되풀이는 결국 다음의 시를 위해서 있어야 할 오르막길 언덕일 것이다. 그렇다면 삶의 뭇 역려(逆旅)인들 어찌 저마다 시의 동산 아니랴. 이 길을 가는 동안 더러 내려다보는 곳도 있고 올려다보는 데도 있으리라. 오늘도 내일도 나는 시의 길을 아득히 간다. -시인이 쓰는 시 이야기 중 (1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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