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 숲을 거닐다>>, 시에서 배우는 삶과 사랑 -천양희

천양희의 시의 숲을 거닐다 - 시에서 배우는 삶과 사랑
천양희 지음 / 샘터사 / 2006년 12월

  이 책에는 천재 시인들을 비롯한 우리가 아는 많은 문인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시인의 글이라 그런지 문장들이 너무 아름답다. ‘무형의 언어가 이렇게 마음을 감동시키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놀랍다. 하지만 시의 숲을 거닌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시는 많이 등장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시를 쓴 시인들의 이야기를 더 많이 하고 있다. 내가 모르던 시인들에 얽힌 사연들이 너무 재미있어서 소장하고 싶어졌다.

  이 책에 소개된 많은 시인들은 보통 사람들과는 다른 삶을 살았다는 생각이 든다. 사랑앓이를 너무 심하게 하다 자살을 하거나 너무 가난해서 끼니를 못 잇거나 동성애에 빠지는 등 보통 사람들과는 다르게 살았던 이야기가 자주 나온다. '평범한 사람은 위대한 시인이 될 수 없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사랑과 배고픔이 시인을 키우는 건 사실인 것 같다. 시인과 얽힌 유명인들의 이야기도 재미있다. 내가 지난번에 읽었던 강신주씨의 <<철학적 시 읽기의 즐거움>>, <<철학적 시 읽기의 괴로움>>에 나왔던 시인들의 일화가 중복되는 부분도 조금 있었다.

  책의 말미에 천양희 시인의 시인이 된 동기가 나온다. 그건 바로 초등학교 4학년 때의 선생님의 말 한 마디였다. 나도 아이들의 꿈을 위해 한 마디 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렇게 되려면 아이들 한 명 한 명에 대해 잘 알아야 하고 아이들과 친밀감이 있어야 할 것 같다. 지금은 비록 전담교사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많은 아이들과 소통할 수 있음을 감사하며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조언하고 기도해 줄 수 있는 교사가 되어야겠다.

---본문 내용---

- 푸쉬킨은 “지나간 것은 언제나 그리워지는 것이다”라는 한 구절로도 수많은 독자들을 사로잡은 말의 거부다. 그는 귀족 출신이었지만 마음의 안정을 이뤄야 살아갈 수 있는 힘을 갖게 되고, 주위의 사물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을 일찍 깨달은 민중을 존중한 시인이었다. 그는 책상 이외에는 아무것도 필요 없다고 할 정도로, 거의 모든 시간을 시 쓰는데 바쳤으며, 소설과 희곡, 평론에도 탁월한 재능을 보인 시인이기도 했다.(98쪽)

- 시인이 되는 길은 결국 자기를 구원하는 길이다. 구원에는 언제나 고통이 따른다. 누구도 그 고통을 줄 수 없고, 대신해 줄 수 없으므로 시인에게 고통은 축복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시인은 시라는 위독한 병을 철저히 앓는 자이며, 고통은 희망과 암수 한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144쪽)

-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 세사으이 어떤 힘이, 시가 주는 감동보다 더 큰 힘을 줄 수 있을까. 맑은 물이 모든 강에 이른다면 이것이 희망이다. 그 희망의 힘으로 시를 권하는 사회가 되었으면…….(169쪽)

- 내가 시인이 된 동기 중의 하나는 초등학교 4학년 때 담임선생님의 칭찬 한마디였다. 내가 쓴 시를 보시고 “앞으로 너는 시인이 될 거야”라던 선생님의 말씀 한마디가 나를 시의 길로 이끈 처음 동기였다. 그땐 시인이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몰랐지만, 선생님의 말씀이니 훌륭한 사람일 거라는 생각에, 나중에 꼭 시인이 되어야지 하는 꿈을 가질 수 있었다. 그 말씀을 들은 지 15년 뒤에 나는 대학생 시인이 될 수 있었다. 선생님의 칭찬의 말이 어린 나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지, 지금 생각해도 고맙고 고마워서, 간절히 선생님을 불러 본다.(23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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