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일간의 블로그 - 중학생 아들과 함께 한 즐거운 글쓰기 여행
송숙희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10년 7월
평점 :
품절


  블로그 시작한 지 두 달여 지나면서 블로그가 나에게 미친 영향에 대해 생각하고 있을 때쯤 이 책을 발견했다. 블로그를 시작하기 전과 후 나에겐 분명 큰 변화가 있다. 모든 블로거들이 느끼는 것일 수도 있지만 우선 혼자만의 기록으로 간직했던 책 리뷰를 다른 사람과 공유할 수 있고 다른 사람들을 통해 수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은 그 중 가장 큰 장점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 책의 주인공인 '도다리'는 저자의 아들의 필명이다. 생선을 연상케 하는 이름이라 처음에는 이상했는데 자꾸 읽다 보니 참 친근하다. 엄마와 아들의 사이가 보통 사이가 아니기 때문이다. 일명 엄친아(엄마랑 친한 아들).

 

  저자는 아들을 데리고 시골로 나려가 학원에도 보내지 않고 검도 하나 매일 다니게 하면서 중학 시절을 보내게 하는데 매일 블로그에 글을 쓰게 하는 지령을 준다. 아들은 엄마의 격려의 댓글과 끊임 없는 대화로 1000일 동안 매일 블로그에 글을 올리며 그의 사고가 성장하는 것을 보여 준다. 처음에는 신변잡기적인 내용에서 시작했는데 나중에는 신문 읽고 쓰기, 사회의 여러 현상에 대해 쓰기 등 점점 수준을 높여가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곳곳에 글쓰기 팁이 들어 있다. 저자가 여성 잡지 편집장인데다 글쓰기 코칭 진행자이기 때문이다. 블로그에 매일 글 쓰는 것을 통해 평범하던 아들이 졸업 무렵 글짓기상을 휩쓰는 유명인이 되기까지 그 어머니의 노력과 인내가 얼마나 큰지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외아들을 위한 헌신과 희생을 통해 결실을 맺는 것을 보면서 반성도 많이 했다. 맛집을 찾아 우리나라 반대편까지 가서 배를 타고 들어가 맛보게 만든 장면은 난 결코 흉내낼 수도 없을 것 같다. 이 책을 읽은 어머니들이 혹시나 아이들에게 블로그 글 쓰기를 강요하지 않을까 걱정되기도 한다. 누구에게나 맞는 육아법이 있다고 믿는다. 자신의 육아법을 신뢰하고 일관성있게 유지하며 다른 사람의 의견에도 귀를 기울이는 자세로 임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저는 도다리의 청소년기가 대학에만 정조준되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대학은 긴 인생길에 연결된 하나의 길일 뿐이라 생각합니다. 그저 사회적인 장치의 하나일 뿐이기도 하구요. 저와 도다리의 목표는 도다리가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잘 살 수 있는지 스스로 생각하고 추구하도록 하겠다는 것입니다.(50쪽)

 

-엄마 입장에서는 조금 아쉽지만, 도다리의 하루 24시간 가운데 가장 많은 여유 시간은 빈둥거리는 시간입니다. 휴일에는 한낮에도 이불 속에 들어가 있습니다. 머리끝까지 담요를 뒤집어쓰고 꼼지락거리지요. 너무 조용해서 방을 들여다보면 도다리는 그냥 멀뚱멀뚱 앉아 있습니다. ... 지금 생각해보니, 그런 빈둥거림이 도다리에게는 뭔가를 생각하고 기억하고 되새김질하고 저장하는 과정인가 봅니다. 그러면서 자신을 돌아보고 관찰하나 봅니다. 아마 잠시의 짬도 없이 계획된 생활을 한다면 '자신에 대해 알아가기'란 불가능할지 모릅니다. 그래서 아이에게 자유시간을 허용하는 건 '너 자신에 대해 알아봐'하는 기회를 주는 큰 선물입니다.(73쪽)

 

-이중언어 전문가인 하버드 대학교 교육대학원의 캐서린 스노(Catherine Snow) 교수는 아이들에게 밥상머리에서의 대화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그에 따르면 '밥상머리 대화'의 양이 아이들의 독서 능력을 좌우한다고 합니다. 특히 만 5세까지 밥상에서 대화를 자주 나눈 아이는 그렇지 않은 아이에 비해 어휘 3,200만 개를 더 많이 사용한다고 합니다.(80쪽)

 

-한국일보의 장명수 기자는 '부모가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잊지 못할 좋은 추억과 평생 도움 되는 습관을 남겨주는 것'이라 말합니다. 추억과 습관, 이 둘은 하루아침에 만들어낼 수도 없고 버려지지도 않는 것이라는 점 때문에 그러할 것입니다.(124쪽)

 

-글을 잘 쓰고 못 쓰고는 고쳐 쓰기에 달렸습니다. 고쳐 쓰기는 아무리 많이 해도 괜찮다고 말한 작가도 있습니다. 아이가 글을 써놓고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투정하면 이렇게 말해주세요. 고쳐 쓰기를 하지 않았으니 아직 다 쓴 게 아니라구요. 헤밍웨이 같은 작가는  '고쳐 쓰기를 하지 않은 글은 쓰레기'라고 말했다구요. 노벨문학상을 타는 작품도 수십 수백 번 고쳐 쓰기를 통해 태어난 것이니까요.(26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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