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일 작가 연습 - 다시 시작하는 글쓰기 훈련
주디 리브스 지음, 김민수 옮김 / 스토리유 / 2012년 5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나에겐 그야말로 보물단지다. 작가가 되고 싶은 사람이 읽으면 온통 줄 긋고 싶게 만드는 책이다. 저자는 이것 저것 너무 따지지 말고 무조건 일단 쓰고 보라고 한다. 계속 쓰다 보면 어느새 실력이 는다는 말이다. 게다가 밥을 먹을 때 망설이지 않듯 글쓰기도 습관이 되면 어렵지 않게 쓸 수 있다는 생각에 공감한다. 시작도 하지 않고 '나는 못해.' 하지는 말라는 뜻이리라.

 

  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관찰과 메모를 잘 해야 한다고 한다. 평소에 메모는 자주 하지만 다른 사람이나 사물에 대해 구체적으로 관찰해서 기록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앞으로는 사물, 사람, 기분 등 사소한 것도 메모해야겠다. 그 모든 것이 글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이 생각을 하고 어제 오늘을 보내니 나도 모르게 사람을 유심히 관찰하게 된다. 정말 재미있고 신기한 경험이다. 저자는 단어카드에 단어들을 써서 통에 넣고 뽑히는 단어로 글을 쓰라는 아이디어도 제시한다. 그만큼 어떤 것으로든 먼저 쓰는 게 중요하다는 뜻이리라. 나에게도 부끄럽지만 작은 작가노트가 있다. 여기엔 내가 평소에 생각하는 것들이 적혀 있다. 지금까지는 사람이나 물건을 자세히 보고 적지는 않았는데 앞으로 잘 관찰해서 적는 습관을 가져야겠다. 

 

  가장 재미있었던 부분은 실제 작가들의 글 쓰는 습관, 글 쓰기 전 의식 등을 적은 것인데 어떤 작가는 알몸으로 글을 쓸 때 잘 써진다는 말이 참 재미있었다. 누구든 글 쓰기 좋은 의식이나 습관을 지니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고 나도 어떤 때 글이 잘 써지는지 연구해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저자는 '작가가 되고 싶다'고 하기보다 '나는 작가'라고 스스로 이야기하라고 한다. 내 블로그 소개 내용을 바꿔야 할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니 작가의 마음가짐을 갖추게 되는 느낌이다. 작가가 되고 싶은 분들께 강력히 추천한다.

 

 

 

 

 

---본문 내용---

 

 

* 글쓰기 훈련을 위한 12가지 지침(26-27쪽)
1. 멈추지 말고 계속 써라. -작가는 자신의 글에 대해 배우고, 자신의 글로부터 배워야 한다.
2. 관찰하고 기록하라. -기록과 메모로 공책을 가득 채우라.
3. 자신의 글을 판단하지 말라.
4. 말하지 말고 보여주어라.
5. 한 단어씩 앞으로 나아가라. 문법, 구두점, 문장 구조 때문에 고민하지 말라. -흐름을 놓칠 수 있다.
6. 자신의 재료를 철저히 알라.
7. 당신의 개구리에게 키스하라. -어찌됐건 종이와 얼굴을 맞대는 것이 중요하다.
8. 진실을 말하라. -당신의 손을 떨게 만들고, 쓰고 싶어 안달이 나는 이야기를 건드려라.
9. 세부 사항을 구체적으로 써라.
10. 자신에게 중요한 이야기를 써라.
11. 자신이 쓴 글을 소리 내어 읽어라.
12. 자기만의 글쓰기 재료 목록을 만들라.

 

* 매일 글쓰기 훈련을 하면 좋은 점은무엇일까/ 글쓰기를 당신의 일과로 만들면 글쓰기가 더 쉬워진다.(35쪽)

 

* 나는 자판을 두들기며 컴퓨터로 작업하는 게 제일 편하다고 말하는 사람에게 속도를 늦추고, 존 업다이크(John Updike)가 "세상에서 가장 겸손하고 조용한 무기"라고 부른 연필을 집어 들고 한 달 동안 직접 손으로 써 보라고 권하고 싶다.(43쪽)

 

* 작가노트(45-46쪽)
  노트는 모든 작가에게 필요하다. 작가는 뭔가 다른 일에 집중하고 있을 때에도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들을 노트에 적는다. 이처럼 자신의 생각이나 주변세계에 주목하고 성실히 기록하는 행동은 자신의 삶의 부분들을 모으는 훈련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일에 대한 어떤 것이라도 공책에 적을 수 있다. 단어부터 시작해서 엽서, 신문기사 스크랩, 스냅사진, 입장권등 여러분이 작가로서 원하는 어떤 것이라도 작가 노트에 작성할 수 있다.--- 앤 타일러는 인물 노트를 쓰는 것으로 유명하다, 각 인물들의 프로필을 상세하게 적는다. 가족 배경, 역사, 자세한 겉모습 등 소설에서 보이는 것보다 훨씬 많은 정보들을 적는다. 그녀는 "나의 인물들에 구조와 뼈대를  마련해주면, 어찌된 일인지 인물들이 스스로의 힘으로 독립한다."고 말한다.

 

* 앤 라모트의 '글쓰기 수업'에 나오는 대목이다. "나는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 대해 많은 것을 기록했다. 우리 동네, 우리 가족, 나의 추억 속 사람들에 대해, 내 기분에 대해서도 상세히 기록했고, 나의 위대함에 대해서도, 낮은 자존심에 대해서도 썼다. 내가 전해들은 재미있는 이야기들도 빠짐없이 적었다. 그러면서 나는 배에 탄 생쥐처럼 귀를 쫑긋 세우고 사람들의 말을 엿듣는 법을 배웠고 그렇게 들은 이야기를 모조리 수첩에 갈겨썼다." (58-59쪽)

 

* 그러므로 사랑하는사람에게 입을 맞추고 포옹하는 순간에도 그의 목선과 등 근육을 기록하라. 당신의 세 살배기 아기가 정글짐에서 떨어지는 순간이 다시 떠올리기 싫을 만큼 무서웠더라도 그 작은 몸이 허공을 가르며 추락하는 모습과 아기의 놀란 표정을 기록하라. 겨울을 위해 다람쥐가 식량을 비축하듯 기록과 메모로 당신의 공책을 가득 채우라.  그러한 경험과 관찰은 당신의 글에 좋은 자양분이 될 것이다. 글쓰기는 당신의 작가적 기억 속에 저장된 실제 인생의 한 장면으로부터 다시 시작된다. 즉 창의적인 작업에 영양분을 공급해줄 씨앗은 당신의 인생 속에 있음을 기억하라.(59쪽)

 

* 스티븐 킹은 매일 아침 물 한 잔을 마시고 대개 8시에서 8시 30분 사이에 의자에 앉아 비타민을 먹고 음악을 틀고 종이를 정돈한다. 매일 아침 이런 일을 반복하는 목적은 마음에 말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이제 곧 꿈을 꾸게 될 거라고.'(74쪽)

 

* 카페는 작가들에게 분위기와 향기, 대화와 커피를 제공하고, 당신이 들을 수 있건 없건 좋은 배경 음악이흐르는 공간이다. 소리와 냄새, 가벼운 수런거림에서 전해지는 감각의 자극은 당신 주변에서 어슬렁거린다.(101쪽)

 

* 제임스 미치너(James Michener)는 마흔이 되어서야 글을 쓰기 시작했다. 1944년부터 1946년까지 한 섬에 머물면서 '남태평양 이야기'를 썼다. 그가 태어나서 처음 쓴 글이었다. 이 소설을 완성한 후 작가가 되기로 결심했다.(139쪽)

 

* 이야기나 책의 결론을 서둘러 정하지 말라. 당신이 알아야 할 것은 다음 장면 혹은 다음 몇 장면이다. 모든장면을 끝까지 알아야 할 필요는 없다. -- 당신이 읽고 싶은 책을 써라.-- 책에 실릴 작가 사진은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찍어 두어라.(143쪽)

 

* 여행일지를 써라. 당신이 관찰한 대상, 당신의 눈길을 끈 것, 장소와 사람의 이름, 인상적인 장면가 찰나의 감정을 묘사하라. 사랑과 두려움, 만남과 외로움에 대해 써라. 먹었던 음식과 차라리 먹지 않았으면 좋았을 음식에 대해 써라. 완벽한 이방인이라는 느낌을 받았던 곳과 감각으로 알게 된 것을 묘사하라. 기념품과 식단, 지도, 언어 속에 포착된 순간을 공책에 적어라.(161쪽)

 

* 우선 자신을 작가라고 불러라. 사람들이 직업을 물으면 "저는 작가입니다." 하고 대답하라.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생업을 따로 갖고 있다 하더라도 스스로 글쓰기가 본업이 아니라고 부인하는 것은 자신의 글에 합당한 대접을 하지 않는 것이다. "저는 작가입니다. 지금은 회계사무소 임시 직원으로 일하고 있어요" 하고 말하-- 자신을 소개할 때 작가가라고 먼저 말함으로써 당신의 삶에서 글쓰기가 우선순위임을 재확인하는 것이다.(173쪽)

 

* 존 바스는 전날 쓴 글을 소리 내어 읽는 것으로 하루의 글쓰기 훈련을 시작하라고 조언한다. "한편으로는 리듬을 타기 위해서고, 다른 한편으로는 일종의 마술을 위해서다. 다시 말해 소리 내어 읽으면 마치 지금 내가 글을 쓰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소리 내어 읽을 때는 웅얼거리지 말라. 큰 소리로 또박또박 읽으면서 내가 쓴 글에, 그리고 작가 자아에게 경의를 표하라.(243쪽)

 

* 당신이 쓰고 싶어 하는 이야기를 당신보다 더 잘 쓸 수 있는 사람은 없다는 것을 기억하라. 지금까지 당신의 삶을 살아온 사람은 오직 당신뿐이다. 그 누구도 당신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당신의 목소리로 들려줄 수 없다. "누구나 재능이 있고, 독창적이며, 해야 할 중요한 말을 가지고 있다"고 브렌다 유랜드는 말했다: 누구도 당신에게 무엇을 써야 하는지 가르쳐줄 수 없다. 편집자도, 에이전트도, 발행인도, 선생도, 친구도, 연인도 가르쳐줄 수 없다. 글쓰기라는 여행에 나선 우리는 용감한 사람들이다. 우리는 내면의 안내자가 지시하는 대로 우리 앞에 놓인 길을 따라가지만 그 길이 우리를 어디로 데려갈지는 알 수 없다. 모퉁이를 돌자마자 어떤 일이 벌어질지조차 알 수 없다.(269쪽)

 

*제임스 미치너는 "내게는 두 가지 목표가 있다. 하나는 열심히 일하면서 내 심장을 자극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부지런히 글을 써서 내 영혼을 밝히는 것이다." 하고 글 쓰는 이유를 말했다.(27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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