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연가 Art Book - 이영훈의 삶과 음악, 故 이영훈 1주기 기념판
이영훈.김은옥 글 / 민음사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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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관 음악 코너를 지나가다가 특이하게 생긴 책을 발견했다. 음반 모양으로 생긴 아트북이었다. 내용을 보니 짧은 일기 형식의 글이라 흥미로운 마음에 가져와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의 저자는 [광화문연가], [난 아직 모르잖아요], [사랑이 지나가면], [옛사랑] 등 수많은 히트곡을 쓴 작곡가와 그 아내이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사실 그가 작곡한 노래들은 몇 가지 알고 있었지만 작곡가에 대해서는 관심도 가지지 않았었다. 이 곡들을 작곡하기 위해 그가 감내한 커피와 담배와 술로 인해 대장암으로 50도 채 되기 전에 일찍 생을 마감하게 된다. 그를 지켜 준 아내와 아들의 남편과 아버지에 대한 사랑, 그리고 그 자신의 삶과 죽을 때까지 곡을 떠올릴 정도의 음악에 대한 애착이 끝내 나를 눈물 짓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의 마지막을 지켜 준 지인들의 마음이 참 따뜻하게 느껴졌다.

 

 

 

 

-- 본문 내용--

 

  이제 봄이 오고 있다. 어김없이 따뜻하고 시원한 봄바람이 불겠지. 온 세상이 다시 녹색의 푸르름과 생명으로 넘쳐나고 아름다운 꽃들이 활짝 피어날 거다. 이제 난 마흔여덟 번의 봄을 보게 되겠지.

  꼭 어떤 아저씨의 글을 대신 써 주는 기분이다. 거울을 보면 어떤 사람(?)이 나를 보고 있다. 그러면 내가 어려워서 웃어 준다. 그 사람도 나를 보고 아주 어색하게 웃는다. 정말 어려운 장면이다. 나는 그 아저씨의 얼굴을 씻겨 주고 타월로 물도 닦아 주고, 그 아저씨의 옷을 입고 거리로 나간다.

  생각은 어린 내가 중년의 굵직한 음성으로 여러 사람에게 인사도 하고 생각 없는 대화도 나누고 밥도 먹고 다닌다. 어쨌거나 불룩 나온 배가 무거워서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이 사람은 도대체가 운동도 안하고, 책도 안사고, 자기에게 도움이 되는 거라곤 하나도 하는 게 없어.' 무슨 말인가 하면, 사람다운 사람이 되려면 자기 육체와 정신의 평균적인 상식선의 건강은 다듬고 발전시키고 잘 학습시켜서 남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아야 한다는 뜻이다.

  몸이 아프면 주위에 폐를 끼치게 된다. 당장 가족에게. 정신 또한 마찬가지이다. 엉뚱하게 살면 주위가 피곤하고 혼란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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