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읽고 쓰고 버린다 - 손웅정의 말
손웅정 지음 / 난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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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많이들 보시길래 구입해 읽었다. 손웅정 님이 누구이기에 이렇게 인기가 많은 것인지 궁금했고, 읽고 쓰고 버린다는데 안 읽을 이유가 없었다. 처음에 책을 펼치고는 실망했다. 에세이가 아니라 인터뷰였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인터뷰 글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읽다 보니 흥민이, 흥민이 하는 게 나와서 축구 감독이라니 선수를 말하나 보다, 하고 생각했다가 혹시 ‘손흥민?’하고 그제야 깨달음이 왔다. 손 씨인 걸 보니 선수가 아니라 아들. 그러면 손흥민의 아버지란 말이었다. 스포츠관람에는 문외한인 내가 손 선수의 아버지를 처음 접한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읽으니 흥미가 생겼다. 게다가 책을 오랜 세월 무지하게 읽고, 독서노트를 기록했다니 배울 점이 많았다.



틈나는 대로 책 읽고, 기록하고, 외우고, 운동하고, 청소하는 단순한 삶을 살고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요즘은 자녀교육이나 진로 관련 강연으로 바쁜 시간들을 보내고 계신지 모르겠다. 그런 중에도 분명 시간을 내어 기본적인 루틴을 감당할 것이다. 그의 청소 습관은 아주 어린 시절부터 시작되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 마당을 쓸고 학교에 가는 아이. 부모가 걱정할 게 없겠다. 요즘도 청소를 열심히 한다고 한다. 하루에 락스로 화장실을 두 번 닦다니 청결해도 너무 청결하다. 청소에 걸리적거리는 장식물이나 물건 두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옷도 두어 벌로 번갈아 빨아 입는 무척 부지런한 사람이다.



책의 중간에 그가 쓴 짧은 글들이 있다. 독서노트에 생각나는 대로 기록한 것이리라. 통찰력 있는 글이었다. 큰일을 하려면 서랍부터 정리하라는 말을 보고 오랜만에 대청소를 하고 이불 빨래도 했다. 나도 요즘은 이불을 많이 버리고 한 세트만으로 빨아서 널었다가 그날 다시 쓰고 있다. 서점에 가면 보통 2-30권의 책을 산다는 그는 유명한 작가의 책이라고 고르는 게 아니고 소위 ‘타격감(이 책에 자주 나오는 말)’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옷도 메이커 따지지 않고 자신에게 어울리는 걸 고른다. 신발이 하나 생기면 있던 걸 버려서 두어 개만 두고 신는다. 책도 읽고, 쓰며 자신의 것으로 만든 후에는 버린다고 한다. 간소한 삶이 그에게 책 읽고, 운동할 여유를 허락한 게 아닐까?



내가 쓴 책에 등장하는 몰입의 개념이 이 책에도 잘 드러난 부분이 있다. 편안하게 보내는 시간도 좋지만 운동과 독서에 집중하는 힘든 삶을 택한 그는 덕분에 오히려 삶이 쉬워졌다고 말한다. 그 말에 100퍼센트 공감한다. 여가시간을 무의미하게 보내기보다 책 읽고, 운동하고, 배움에 몰입할 때 행복이 밀려오는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책에는 우리 마음속 늑대 이야기도 등장한다. 수업 시간에 아이들과 나눈 이야기를 이 책에서 다시 보니 반가웠다. 긍정적인 먹이를 주면 긍정적인 늑대로, 부정적인 먹이를 주면 부정적인 늑대로 자란다는 것이다.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에게 오늘 너의 늑대에게 어떤 먹이를 줬어? 하고 물어보는 부모가 있기를. 아니 그보다 먼저 늘 긍정적으로 사는 부모의 모습을 보이기를 바란다.



감독님은 60대는 전성기라고 말씀하신다. 막연히 예순이 되면 어떨까, 하고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일선에서 물러나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게 될까? 어떤 생각을 하면서 살아갈까? 감독님의 삶을 보니 절망적이지 않다. 기대되는 예순을 맞기 위해서라도 나의 50대를 알차게 채워나가야겠다. 읽고, 쓰고, 배우고, 운동하고, 즐겨 청소하면서.



* 목소리 리뷰

https://youtu.be/5mfgVRWJ21g?feature=sha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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