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비우면 세상이 보인다
텐진 갸초 지음, 공경희 옮김 / 문이당 / 2000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을 읽은 후 처음 책에 대해 가졌던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처음에는 한 승려의 덕담 정도로 생각하며 책을 펼쳤다. 마지막 장을 덮을 때는 그의 큰 슬픔과 그럼에도 의연함에 숙연해졌다. 1월부터 12월까지 날짜별로 매일 짧은 글이 한 편씩 실려 있는데 이분이 일 년 동안 매일 글을 쓴 것은 아닌 것 같고 그가 쓴 글들을 365일로 나눠 매일 한 편씩 읽기 좋게 편집한 것 같다. 한 편씩 묵상해도 좋겠지만 나는 내리읽었다. 

 

티베트의 승려이자 정치 지도자인 달라이라마는 이름이 아니라 칭호이다. 티베트어로 ‘지혜의 큰 바다’혹은 ‘지혜를 가진 스승’이라는 의미를 지닌다고 한다. 이 책을 쓴 텐진 갸초(Tenzin Gyatso)는 제14대 달라이라마다. 작은 마을에서 태어나 두 살 때 제13대 달라이라마의 환생으로 인정받으며 다섯 살에 제14대 달라이 라마에 즉위했다고 한다. 평생을 달라이 라마로 티베트를 이끌어오는 동안 그의 조국은 슬픔에 잠겼다. 중국의 지배하에 놓이게 되면서 그는 결국 인도로 망명을 하게 되고 그곳에서 망명 정부를 세운다. 

 

책의 내용이 불교에 바탕하고 있지만 인류애와 사랑 그리고 자비라는 보편적인 진리를 다루고 있어 읽기에 좋았다. 적대감이 클수록 자기와 타인 모두를 위해 선한 일을 할 잠재력이 커진다는 그는 나라를 빼앗긴 설움마저도 선한 일의 기회로 삼고 있는 것이 아닐까? 누군가가 자신에게 큰 피해를 입히거나 상처를 주더라도 그 사람의 장점을 생각해 좋은 감정을 느끼라고 말하지만 실천하기는 정말 어려운 일이다. 이렇게까지 할 수 있는 사람은 경지에 올랐다고 생각한다. 사는 동안 나에게도 그런 너그러움이 있기를. 

 

그의 말 중 의미 있었던 것은 폭력이라는 수단을 써야 하는 상황은 피하는 편이 좋으나 인내하고 포용한다고 해서 복종하거나 불의에 굴복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절대 아니라는 말이었다. 그는 아무리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잿더미 속에서 티베트가 다시 우뚝 일어설 것이라 믿고 있다. 


* 목소리 리뷰

https://www.youtube.com/watch?v=1x-bSaPxdO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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