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정동 당근녀의 인생 갱신기
김소정 지음 / 읽고쓰기연구소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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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북콘서트 때 편집자님이 이 책을 주셨다. 내 책 보다 약 한 달 후에 나온 책이다. 내 책을 제작하시는 동안 이 책 수정 작업도 하셨지 싶다. 편집자님의 노고가 눈에 선하다. 이 책은 항공사에 다니다 50을 맞아 은퇴하시고 그 후 10년 동안 여러 직업과 여행에 도전하신 분이 쓴 이야기로 무척 흥미롭다. 편집자님이 관심 가진 이유를 알 것 같다. 글도 솔직하고 재미있게 잘 쓰신다. 이분 또한 원고를 얼마나 들여다보며 고치고 또 고치셨을까. 그럼에도 오타는 있다. 사람이 하는 일이란... 편집자님의 책이다 싶으니 정성껏 찾아 알려드리고 싶어 더 잘 보였는지 모르겠다. 책은 세 개의 장으로 나뉜다. 1장은 새롭게 도전한 아르바이트와 역사문화 체험학습 전문 강사, 그리고 통역가이드 도전과 활동기, 2장은 인도 배낭여행을 비롯한 여행 이야기, 3장은 코로나 이후 갖게 된 희망일자리에서 아이들을 만난 이야기와 당근마켓 판매 이야기로 이루어진다.


퇴사 후 한동안은 유유자적한 삶을 즐겼으나 일중독인 그녀는 곧 새로운 무언가를 찾아 나선다. 근처 대형 문고를 자신의 서재라고 말하는 그녀는 기본적으로 책을 좋아하고 배우는 데 소질이 있는 분이다. 인사동 노점상 아르바이트로부터 시작된 그녀의 새로운 직업은 역사문화 체험학습 전문 강사와 통역가이드로 이어진다. 쉽지 않은 도전이었을 그녀의 공부 이야기는 나에게도 자극이 되었다. 어학원에 등록하고 독서실에 다니며 받은 토익 점수에 놀랐다. 원래 항공사에 있었으니 영어를 잘하기도 했겠지만 늦은 나이에 한 공부가 쉽진 않았을 텐데 한국사든 영어든 시험을 쳤다 하면 합격하는 그녀의 실력에 놀랐다.


인도 여행 역시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40일이 넘는 기간 동안 혼자 인도의 4분의 1이나 되는 여러 지역을 여행하며 많은 사람과 교류한 저자가 정말 대단해 보였다. 아직 인도 여행은 가보지 못하는 나에게 생소한 장소의 이름과 역사적인 내용들이 낯설기도 했다. 언젠가 인도를 여행하게 된다면 다시 읽으며 가보고 싶은 곳을 고르고 싶다. 아픈 독일 청년을 위해 김 죽을 만들어주고 냉찜질을 해 가며 정성껏 간호한 이야기는 감동을 준다. 그 인연으로 그녀는 초대받아 독일 여행도 하게 된다.

코로나는 여행가이드를 업으로 하는 사람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미쳤다. 그녀는 어렵게 얻은 직업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한동안 쉬었다가 다시 희망일자리를 얻어 아이들 곁에 머물면서 보람을 느낀다. 아이들에게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했던 그녀는 아동복지교사에 도전하여 영어선생님이 되어 아이들 곁으로 돌아갔다. 수업을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을 잡을 수 없었던 그녀는 다시 서점으로 달려갔다. 모든 일에 앞서 항상 책으로 연구하는 그녀의 자세는 정말 본받을만하다.


책의 제목 합정동 당근녀는 마지막 부분에 나온다. 나이가 들수록 물건의 개수를 줄이라는 아버지의 말씀을 생각하며 물건을 버리기 시작한다. 그녀에게 다가온 당근 앱은 새로운 세상을 열어 주었다. 나 역시 당근을 이용하긴 하지만 신경이 많이 쓰일까 봐 물건을 팔지는 않았는데 부지런한 그녀는 필요 없는 귀한 물건들을 다른 이에게 싸게 팔며 지구 온도를 낮추는 일에 일조하고 있다.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제2의 인생을 알차게 살아온 저자는 이 책을 쓰며 그 시간들을 돌아보았을 것이다. 그녀의 소중한 경험은 독자들에게 좋은 정보와 자극을 줄 것이라 믿는다. 인생 2막을 준비하시는 분들이 읽으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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