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어딘가 조금씩 이상하잖아요 - 소심 관종 '썩어라 수시생' 그림 에세이
썩어라 수시생 지음 / 팩토리나인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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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책을 보내주신다는 메일이 오면 욕심껏 보내주시라고 해놓고 해야 할 일들에 밀리고 있다. 한 권은 여행 때 가져갔다 잃어버렸는지 사라져서 새로 사기도 했다. 이 책은 여행 간 사이 가족이 받아 두었다 뒤늦게 찾았다. 이 책도 새로 살 뻔했다. 유쾌한 표지처럼 내용은 짧은 그림 에세이로 이루어져 있다. 너무나 캐주얼한 그림과 글씨체가 오히려 정겹게 느껴졌다. 내용이 짧고 그림으로 되어 있어 미리 가서 내시경 기다리는 동안 다 읽었다. 따라 간 딸을 앞에 두고 어느 부분에서 빵빵 터졌더니 막내가 나의 내시경검사 전후로 이 책을 다 읽었다. 막내가 책을 하도 안 읽어 한 권 읽으면 4만 원 주기로 했던 터라 딸이 너무 쉽게 돈 버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성악을 전공하여 예고에 입학하고 대학교를 거쳐 이태리 유학까지 다녀온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 저자이다. 왜 이렇게 무시무시한 이름을 가졌는가 보니 노래 잘하고 싶어 하던 수험생 시절 친구가 썩지 말라고 붙여준 별명이라고 한다.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그림을 그려 놓고 돌려보던 그 시절에 붙여진 별명이라 아직도 사용한다는 것이 재미있다.


저자는 자신을 비롯한 우리 모두가 조금씩 이상하다고 하였지만, 우리는 이 책을 읽으며 이상하게 공감을 하게 된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이 조금 다르더라도 어떤 일을 보고 생각하거나 느끼는 감정이 비슷하기 때문일 것이다. 혼자 남겨지면 외롭고, 칭찬받으면 기분 좋고, 도전하는 일에 좌절하기도 하고, 우연히 행운을 만나기도 한다.


내용이 아기자기하고 귀엽고 공감가지만 그중 수상한 이비인후과 의사 이야기와 오렌지 방귀가 가장 재미있었다. 카페에서 혼자 엄청 웃었다. 간호사가 쉬는 날이라 접수대와 진료실을 바쁘게 왔다 갔다 의사를 상상만 해도 너무 귀여웠다. 성악을 공부하며 자신의 실력에 만족하지 못하는 것은 오랜 세월 바이올린을 하고도 내 소리에 만족하지 못하는 것과 똑같다는 생각에 지은이의 마음을 알 것 같았다. 돌아와서 영어 교사를 하고 있다니 저자가 생각했던 성악가로서의 꿈도 포기하지 말고 꼭 이루길 응원하고 싶다.



* 위 글을 출판사에서 무상으로 보내주신 책을 읽고 솔직한 마음을 적은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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