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 셋, 지금부터 혼자 삽니다
슛뚜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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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푹 빠진 유튜브 채널이 있는데 이 책도 그분이 읽던 것이다보자마자 바로 인터넷 헌책방에 주문을 했는데 정성스러운 메모가 붙은 책이 도착했다한동안 다른 책 읽느라 손에 잡지 못하다가 스터디 카페에 가는 길에 다른 책들에 껴서 데리고 갔다잔뜩 챙긴 짐이 무색하게 두 시간 동안 이 책만 읽다가 왔다거의 마지막 부분을 읽다가 막내 밥을 챙기러 빵을 사서 집에 다시 왔는데 책이라면 설레설레 하던 막내가 요즘 자취 노래를 부르던 터라 이 책 제목을 보자마자 이건 재미있겠다하며 챙겼다엄마가 다 읽고 준다 하고는 급히 이 글을 쓴다.

 

  이 책의 저자는 내가 좋아하는 유튜버보다 더 많은 구독자를 가졌다책을 쓸 당시 27만 구독자를 자랑했지만 지금은 거의 100만이 다 되어 간다아마도 내가 좋아하는 유튜버가 저자의 영향을 받았을 것 같다비슷한 부분들이 없잖아 있기 때문이다.

 

  요즘 실과 시간에 집안일은 매일 해야 하고고달프며누구 한 명이 몰아서 하면 불행할 수 있는 것으로 이야기하고 있다그런데 이들 유튜버는 혼자 살면서 그 모든 걸 즐겁게 다 한다물론 영상에는 즐거움만 있지만 왜 괴로움이 없겠는가마는 그래도 보기에는 참 행복해 보인다가족이 많은 내가 부러워할 만큼 자신만의 루틴대로 사는 삶을 살며 프리랜서로 집에서 일한다이 책의 저자는 베베라는 귀여운 강아지와 동거 중이다지금은 10살보다 더 많겠지만 사람으로 치자면 7~80대의 노년에 이른 셈이다강아지를 생각해 홀로 긴 외출도직장생활도 하지 않는 그녀가 정말 대단해 보였다나는 할 수 없는 일 중 하나다.

 

  저자는 어느 날 갑자기 독립을 하게 된다사연이 조금 살벌하긴 하지만 어쨌든 대학생활 한복판에 나와 산 것치곤 참 잘 살아왔다과외를 하며 월세를 벌고그런 중에도 이사를 다니며 늘어나는 짐을 줄이기 위해 미니멀리즘을 실천하고건강을 위해 요리를 하는 생활을 서서히 다지는 중이다그 과정이 의미가 있기에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시작하고 한 달 만에 1000명의 구독자가 생긴 그녀는 시작한 지 1년이 다 되어 가지만 50명도 채 안 되는 구독자를 가진 나에게 부러움의 대상일 수밖에 없다하지만 내가 유튜브에 영상을 올리는 이유는 지나가던 누구라도 책 한 권 읽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을 바라는 소박한 바람만 있어 갑자기 광고가 붙는 나의 영상에 화들짝 놀라기까지 한다구독자 48명도 감지덕지인 것이다오히려 너무 늘어 광고가 붙지 않기를 바라고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한 명 한 명 늘 때는 뭘 보고 구독 버튼을 눌렀을까하는 의구심이 들고 고맙기까지 하다.

 

  넋두리였고스물셋에 독립한 그녀처럼 생각해 보니 나도 스물셋에 첫 발령을 받고 집을 떠나 머나먼 곳에서 월세를 살았다그때만 해도 이런 영상을 볼 수 없었지만 천을 사서 커튼을 만들고중고 가게에서 허름한 침대와 책상을 사서 작은 방을 꾸몄던 기억이 난다반찬은 구입했지만 작은 밥솥에 바닥에 깔리게 밥을 해서 아침을 꼭 먹고 출근했던 가난한 나의 초임 시절생각하면 애틋하기만 한 세월이다그에 비하면 저자는 참 많은 것을 갖추었다과외로 돈을 벌어 월세를 내고사고 싶은 살림살이를 하나씩 늘려 가는 설렘이 읽는 내내 전해져 왔다자취를 염원하는 딸에게 이 책을 권하는 게 조금 위험스럽긴 하지만 그렇게라도 책을 읽히고픈 엄마의 마음이 이겼다이제 바로 이 책은 딸의 손에 가는 것으로...


* 목소리 리뷰

https://www.youtube.com/watch?v=fSsgn1Yjdb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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