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있기 좋은 방 - 오직 나를 위해, 그림 속에서 잠시 쉼
우지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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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 지금 딱 떠오르는 말이다. 나만의 아지트를 발견했다. 원래 이 카페에 온 적이 있다. 몇 년 전에 다른 이들과 함께였다. 한동안 오고 싶다는 생각만 하고 있다가 몇 주 전 들렀을 때 차가 많아 다른 곳에 갔었는데 오늘 따로 주차장이 있는 걸 발견하고 마음 편히 차를 세우고 들어왔다. 일요일 오후 나만의 시간이다. 더워진 날씨에 바깥쪽 테이블에는 나뿐이다. 아이스 라떼 덕분에 덥지 않다. 이곳을 좋아하는 이유는 나무들에 둘러싸여 있다는 것이다. 자연 속에 있는 듯한 느낌. 참새가 옆에서 날아다니고, 아까시나무, 키 큰 은행나무와 벚나무가 있는 아름다운 공간이다. 마음을 설레게 하는 가벼운 피아노 곡과 귀뚜라미 인지 개구리인지 물소리인지 모를 적당한 소음, 그리고 카페 안쪽에서 들리는 사람들의 웅성웅성 말소리와 웃음소리가 행복을 더한다. 이곳에서 이 멋진 책을 읽고 있다. 책을 읽다 보니 그림을 좋아하는 분들이 떠올라 작은 선물을 했다. 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된다면 내가 일조한 셈이다. 
 
  이 책은 내가 좋아하는 유튜버가 영상에서 읽고 있었던 책인데 내용이 그녀의 삶과 닮아 있다. 여기에 소개된 수많은 그림 중 마음에 들지 않는 게 없을 정도로 내 스타일이다. 내용은 또 얼마나 해박하고 깊이가 있는지. 처음 들어보는 작가의 이름과 작품들 속에서 일렁일렁 기쁨의 유영을 한다. 역시나 나는 고흐에서 머물 수밖에 없었다. 고흐가 책을 그렇게 좋아했다는 건 이 책을 통해 알았다. 닥치는 대로 책을 읽었던 그는 가난한 중에도 가능한 한 책을 사서 읽고,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다. 평생을 놓지 않았던 책이 성경이었다니. 저자는 고흐가 책을 읽은 덕분에 성공한 화가가 아닌 위대한 화가가 되었다고 말한다. 

  그동안 내가 보았던 방 그림이라면 고흐의 방 정도라 이렇게 많은 작가가 많은 실내 공간을 그렸다는 것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인물이 있는 방, 호텔방, 책 읽는 여인, 비 오는 프랑스 거리, 모스크바 풍경, 전시회장, 쇼핑몰… 이 모든 것이 그림의 주제가 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보기만 해도 설렐 수 있다는 것이 묘하다. 공간이 사람을 좌우하기도 하고, 그 공간은 사람에 의해 꾸며진다. 사람이 있는 공간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을 수밖에 없다. 공간은 그 사람을 보여준다고 한다. 나의 공간은 어떤가 돌아볼 일이다. 나의 면모를 보여주는 방은 과연 작지만 아름답고 단정한가? 이렇게 아름다운 숲 속 공간에 앉은 나는 나무들의 속삭임을 듣고 있다. 앞으로 자주 찾게 될 것 같은 나만의 아지트. 여기서 책 읽고 글 쓰는 소중한 시간을 보내며 나를 다듬어 갈 것이다. 
 
* 목소리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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