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딸하고 밀당 중입니다 - 사춘기 딸과 함께한 날들의 기록
지모 지음 / 샘터사 / 2022년 5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았다. 우리 집 아이들은 다 컸지만 쓰고 있는 책이 사춘기에 대한 것이라 궁금한 마음에 보내주시라고 했다. 처음 도착한 책을 보고 정말 놀랐다. 총천연색 그림이 너무 사랑스러웠기 때문이다. 깔끔한 흰색 표지에 그려진 심플한 그림도 예뻤고, 군데군데 담긴 선명한 크레파스 그림과 색연필로 쓴 글씨도 예뻤다. 한국 예술 종합 학교를 졸업했다고 나오는데 그림을 전공했는지 아트 디렉터를 했던 그녀는 아이를 키우면서 회사를 그만두었다고 한다. 그녀의 재능과 끼는 가두어둘 수 없었을 것이다. 딸과의 이야기를 그림과 글로 남겼고 고스란히 책이 되었다.
딸을 키워본 사람이라면 이 책이 아주 공감될 것 같다. 나와 딸의 이야기도 들어있었다. 사춘기가 2학년 때 왔다는 저자의 딸과 달리 우리 집 막내는 이제야 사춘기가 오는 것 같다. 사춘기 없이 보낸 중고등학생 시절 참 평온했다. 학교 멀어 자취하고 싶다고 노래 부르는 것만 빼곤 지금도 무척이나 착한 딸이다. 내 차를 주면서 달래고 있지만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이 책에서도 아이와 투닥거린다고는 하지만 쭉 읽다 보면 딸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그리고 그 딸이 얼마나 효녀인지 알 수 있다. 아마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집집마다 엄마와 딸은 비슷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지 않을까? 그래서 공감이 간다.
품 안의 자식이라는 말이 있다. 커 가는 동안에는 내 입김이 들어가지만 이제는 놓아주어야 할 때이기도 하다. 그런데 딸이 얼마 전 엄마 말을 안 듣고 자기 마음대로 했던 일들은 꼭 후회하게 된다는 말을 했다. 앞으로는 엄마 말을 새기겠다고 하는 걸 보미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다.
어린 시절 외증조할머니와 외할머니, 엄마와 나의 관계를 생각해 본 일이 있다. 할머니 두 분은 오래 혼자 사셔서인지 삶이 참 고단하고 안쓰러웠다. 나의 엄마는 초등 교사로 오랜 시간을 보내셨지만 우리들을 위해 늘 희생하셨고, 지금도 동생네 조카들을 위해 헌신하고 계신다. 그에 비하면 나는 하고 싶은 대로 다 하며 살았던 것 같다. 딸의 인생은 더 나아지겠지? 엄마의 자유와 자녀의 안정감이 공존할 수 없는 건 아닐 거라 믿고 싶다. 가정마다 자녀와의 밀당이 성공적이기를 응원한다. 딸에게 이 책을 읽어보라고 주어야겠다.
* 위 글은 출판사에서 무상으로 보내주신 책을 읽고 솔직한 생각을 적은 것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