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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메이징 브루클린
제임스 맥브라이드 저자, 민지현 역자 / 미래지향 / 2022년 4월
평점 :
출판사에서 보내주신 책이다. 브리지를 배경으로 걷고 있는 등이 굽은 남자의 그림이 그려진 표지를 보고 읽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브루클린을 찾아보니 비교적 안전한 지역과 위험 지역으로 나뉘어 있었다. 히스패닉 밀집 지역과 아시아인이 많은 지역, 이탈리아계 미국인이 사는 지역, 그리고 유색인 밀집 지역이 있다. 여러 인종이 모여 사는 곳이다 보니 지역에 따라 조금씩 특징이 다르다. 이 책에는 주로 유색인과 이탈리아계 미국인이 등장한다.
총격 사건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늘 술을 달고 살지만 남 돕기를 좋아해 사람들의 신임을 받는 스포츠코트가 한때 자신이 애지중지하며 야구를 가르쳤던 딤즈를 쏜 것이다. 누구도 그 이유를 알지 못하는데 신기한 건 총으로 귀를 맞혀 조금만 잘못 맞았으면 생명에 지장이 있었을 수도 있는 대형 사건임에도 경찰이 잡아가지 않는다. 이곳은 마약이 공공연하게 팔리고 마약을 공급하는 조직이 활동하는 곳이기 때문이어서 그런가 보다. 어쨌든 이해가 되지 않은 일들이 계속 일어나고 새로운 주인공이 끊임없이 등장한다. 이야기가 복잡하긴 하지만 중심에 파이브엔즈 교회가 있고, 교인들 이야기가 펼쳐진다. 누가 주는지 모르는 치즈 나눔 행사, 수많은 부상과 질병에도 운동복을 걸치고 유유히 걸어 다니는 스포츠코트, 그가 가끔 일하러 가는 이탈리아인 노부인의 집, 은퇴를 앞둔 경찰과 조직원, 교회의 집사와 자매들....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이들의 조합으로 이야기가 재미있게 버무려진다.
주인공의 이름을 적어 가면서 읽었는데 원래 이름이 있음에도 스포츠코트나 엘리펀트, 핫소시지 등의 이름으로 불리는 것이 재미있고 친근하게 느껴진다. 몇 년 전 성탄 성금의 모호한 행방과 함께 죽은 스포츠코트의 아내 헤티, 그럼에도 가끔 남편 앞에 모습을 드러내는 그녀의 이야기가 술기운 가득한 스포츠코트의 눈으로 보듯 환상적으로 그려지며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야기의 막바지로 갈수록 비밀이 풀어지고 궁금증들이 모자이크 맞추듯 하나씩 이해가 되면서 이야기의 재미가 점점 더해진다.
스포츠코트와 핫소시지의 능청스러운 대사도 재미있고, 동네 사람들의 애증도 흥미로운데 가장 좋았던 점은 아직 미국에 남은 교회 중심의 사람들의 생활을 엿볼 수 있었다는 것이다. 소설 전반에 하나님을 찾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술을 달고 사는 스포츠코트도 파이브엔즈 교회에 출석하는 집사다. 원작 제목이 집사 킹콩 ‘Deacon King Kong’이라는 것도 정말 재미있다. 어감도 좋지만 킹콩이라는 밀주를 먹는 집사라. 어울리지 않는 조합으로 보이는 스포츠코트를 사랑할 수밖에 없게 된다. 동네 사람들끼리 서로를 챙기고 위하는 뭉클뭉클한 장면이 많았다. 아직 해결되지 못한 백인과 유색인 간의 갈등의 요소가 곳곳에 등장하기도 한다. 스포츠코트를 이해할 수 없는 부분도 있었지만 결국은 합하여 선을 이루는 다분히 성경적인 스토리이다. 요즘 읽은 다른 소설과 좀 다른 느낌이었고, 개인적으로 정말 감동적이고 재미있었다.
* 목소리 리뷰
https://www.youtube.com/watch?v=MzaUDSXrz3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