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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이들의 가든파티
한차현 지음 / 강 / 2021년 8월
평점 :
얼마 전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았다. 소설이나 영화를 보기 전에 미리 찾아보지 않는 스타일이어서 내용을 잘 모른 채 책 표지를 펼쳤다. 원래의 자신보다 젊고 건강한 한 남자의 몸으로 다시 태어난 차연의 이야기로부터 시작된다. 명품이 놓인 새로운 보금자리에서 그는 어색하지만 다소 편안한 삶을 시작한다. 낯선 시작을 돕는 메리에게서 한동안 신분을 노출하지 말라는 부탁을 받고 조심스럽게 하루하루를 보낸다. 거울을 볼 때마다 놀라던 그는 서서히 새로운 몸에 적응하게 되고, 그러던 어느 날 메리로부터 파티에 초대를 받고 동석한다. 이 책을 읽으실 분들을 위해 줄거리를 자세히 이야기하는 건 매너가 아닌 것 같아 내용은 여기까지 해야겠다.
앞부분을 읽으며 왜 이렇게 되었을까, 하는 의문을 계속 가지고 있었는데 중반 정도부터 서서히 알 수 있었다. 눈치가 빠르지 않은 탓이다. 몇 년 전에 보았던 영화가 떠오르기도 했는데 작가의 말에 보니 실제로 그 영화를 보고 영감을 얻어 쓴 글이라고 한다. 의술이 고도로 발달한 요즘 지구 상 어디에선가 앞으로 언젠가는 벌어질 수도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찾아보니 실제로 동물에게 수술하여 성공하기도 했다고 하나 만약 사실이라고 해도 그로 인한 수많은 부작용이 예견된다. 돈 많은 사람들은 다른 사람을 희생하며 새로운 삶을 살아도 되는 것일까? 그로 인한 희생자들은 앞으로 얼마나 많이 생겨나게 될까?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새로운 삶이 주어진다면 그것은 행운일까, 불행일까? 의심 없이 상황을 받아들이는 차연을 보며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처음에는 어색하고 이상하겠지만 서서히 새로운 자기 자신을 받아들이게 되겠지. 행운에는 함정이 있을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책 표지가 좋았고, 하얗지 않은 내지도 마음에 들었다. 가장 좋았던 것은 대화가 따옴표 없이 줄 바꿈으로 진행되는 것이었다. 외국 작가들의 번역 소설에서 가끔 보았던 것인데 누가 말하는지 순서를 잘 새겨 보아야 하지만 그리 문제 되지 않았다. 줄 바꿈이 많아서인지 책장이 빨리 넘어갔다. 순식간에 읽을 수 있는 흡인력 있는 소설이었다.
작가 이력을 보니 그동안 책을 굉장히 많이 썼음을 알 수 있었다. 내용 진행이 스피디하고 곳곳에 음식이나 음악에 대한 이야기들이 들어 있어 좋았다. 가든파티의 사중주가 연주하는 캐리비안의 해적이라니. 상상이 갔다. 작가의 말을 보니 LP를 수집했던 이력이 있었다. 음악을 사랑하는 작가의 면모가 끌렸다. 그가 쓴 다른 책들도 만나보고 싶다.
* 목소리 리뷰
https://www.youtube.com/watch?v=vaNkcj_51iQ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2/0320/pimg_7627811033349922.jpg)
* 위 글은 출판사에서 무상으로 보내주신 책을 읽고 솔직한 생각을 적은 것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