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혹하는 이유 - 사회심리학이 조목조목 가르쳐주는 개소리 탐지의 정석
존 페트로첼리 지음, 안기순 옮김 / 오월구일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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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살면서 어떻게 저런 걸 믿는 사람이 있을까하고 생각할 때가 많다누군가는 나를 보고 그렇게 생각할지도 모른다신념이 강한 사람을 높이 평가하지만 잘못된 신념을 가진 사람의 결말은 좋지 못할 수도 있다무엇을 믿느냐무엇을 진실로 받아들이느냐는 그만큼 중요하다이 책을 보내주신다는 메일을 받고 사실은 엄청 망설였다. ‘사회심리학이 조목조목 가르쳐주는 개소리 탐지의 정석이라는 부제 때문이었다. ‘개소리라는 말이 마음에 걸렸다적어도 나에게는 욕처럼 들렸기 때문이다그런데 사회심리학이라는 말에 이 책의 제목처럼 혹했다받고 보니 책 표지의 장난스러운 그림과는 다르게 여러 가지 과학적 사실이나 상식과 그것들을 믿어야 하는지 아닌지에 관한 다소 딱딱한 내용의 책이었다어떤 면에서 배울 점이 많은 책이었는데 본문에 개소리라는 말이 너무나 많이 등장하여 나중에는 멀미가 날 정도였다. ‘개소리의 원어는 ‘bullshit’으로 원래 원어로도 허튼소리라는 뜻도 있지만 욕설이라고 나온다계속 이 글자를 읽으니 기분이 점점 안 좋아지는 걸 느꼈다번역할 때 허튼소리로 했으면 좀 낫지 않았을까싶은 생각도 있었다.

 

  이 책은 우리가 마주치는 수많은 정보들을 받아들일 때 무분별하게 하기보다는 한 번쯤 질문해 보고 옳은지 판단해 보라는 귀중한 메시를 담고 있었다한 단어 때문에 계속 집중력이 분산되는 느낌이긴 했지만 말이다그래서일까 읽는 데 시간이 꽤 오래 걸렸다중간에 등장하는 예들이 낯설기도 했다처음 들어보는 과학적 사실들도 많았다그런 와중에 MBTI 같은 익숙한 개념은 머리에 쏙쏙 들어오기도 했다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상식으로 알고 있는 이 검사를 통해 사실은 많은 기회를 박탈당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신선하게 다가왔다.

 

  우리가 사실이라고 알고 있는 것들상식으로 받아들이는 것들을 회의적인 태도를 가지고 끊임없이 질문하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이를 정중한 의심이라 말한다내가 그건 아니다,라고 말하는 것도 어쩌면 옳지 않은 신념에 근거할 수 있으므로 무조건적인 반대보다는 일말의 여지를 항상 두고 의심하라는 말일 것이다이런 비판적인 태도는 정보의 홍수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능력이기도 하다.

 

  허튼소리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다어떻게 이러한 개념을 연구할 생각을 했을까그동안 사람의 개인적인 심리를 다룬 책들에 흥미가 있었는데 이 책을 계기로 사회심리학에 관심이 생긴다어렵고 딱딱하고 거슬리는 단어 때문에 멀미가 나기도 했지만 개인적으로 세상을 조금 다르게 볼 수 있는 눈을 가질 필요를 깨우치게 해 준 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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