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대지기들
에마 스토넥스 지음, 오숙은 옮김 / 다산책방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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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았다. 그동안 생각해본 적 없는 등대지기에 대한 궁금증 때문이었을까? 등대지기라는 말도 오랜만에 들어본다. 오래전 사라진 직업군이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까지 등대라면 배를 대는 곳 근처에서 본 빨갛고 하얀 것만 생각했는데 이 책을 통해 바다 한가운데 타워 등대가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암초를 피하기 위한 그 등대를 밝히던 사람들의 이야기. 외로움과 씨름하던 그들의 감정이 잘 녹아 있는 책이다. 
 
  누군가를 잃으면 그 슬픔은 어느 정도나 지속될까? 갑자기 사라진 등대원 세 명에게는 각각 가족 혹은 사랑하는 이가 있었다. 그들은 근처에 살며 서로 의지하곤 했다. 홀연히 사라진 세 명의 등대원은 남은 이들에게 엄청난 상실감을 주었다. 72년에 일어난 일은 20년이라는 세월이 지난 후 한 작가에 의해 되살아난다. 아직 살아남은 사람들은 그날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독자들은 주인공 각자의 시선을 통해 진실에 조금씩 접근하게 된다. 

  바다 한가운데 스스로 갇힌 사람들. 그중에는 외로움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뭍이 그리운 사람도 있었다. 어떤 이에게는 동경의 대상일지 모르나 한정된 공간에서 오랜 시간 동안 늘 같은 일을 하며 지낸다는 것은 감옥과 다를 바 없었을 것이다. 밖으로 나갈 자유가 없이 누군가가 오길 한없이 기다리는 세월이 사람들을 변화하게 하기도 한다. 때로 중요한 일은 너무 어이없이 순식간에 일어나기도 하는데 모두가 사라진 그 등대 안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아는 사람은 없다.

  등대라는 독특한 배경 설정, 지금은 사라진 향수를 느끼게 하는 직업, 남겨진 사람들의 비애, 서서히 드러나는 그들 사이의 사건들이 책을 내려놓지 못하게 했다. 등대에서의 시간처럼 사건을 접근해 가는 과정은 결코 빠르지 않지만 그래서 더 좋았던 이야기. 암울한 사건과 남겨진 사람들의 답답함. 그럼에도 점점 더 궁금해지는 그날의 진실. 작가는 독자를 흔드는 재주를 지녔다. 

위 글은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제공 받은 책을 읽고 본인의 솔직한 생각을 적은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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