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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여행자, 도시를 걷다 - 낯선 곳에서 생각에 중독되다
김경한 지음 / 쌤앤파커스 / 2021년 10월
평점 :
이 책을 꽤 오랫동안 들고 다녔다. 그렇다고 마지막 책장을 덮은 지금 내용을 모두 이해했다고 말할 수도 없다. 그 정도로 정말 방대한 인문학적 내용으로 가득 차 있다. 소장 가치 있다고 느끼는 부분이다. 여행을 이분처럼만 한다면 돈이 아깝지 않을 것이다. 어느 곳에 가서건 인문학적 성찰은 이루어진다.
책은 다섯 개의 부분으로 나눠진다. 유럽과 미국, 일본, 중국, 아시아, 한국을 찾은 그의 발걸음은 그곳에 얽힌 이야기와 역사와 예술, 문화를 아우르고 있다. 그 깊이가 너무 깊어 생전 처음 들어보는 단어와 이름들도 정말 많았다. 내가 이렇게나 모르는 게 많았던가, 하는 자책과 겸손함마저 느끼게 했다. 그런가 하면 그 와중에도 익히 읽은 바 있는 장미의 이름이나 조르바, 혹은 걸어본 적 있는 여름날의 교토 철학자의 길이 나오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가장 낯선 부분이 4부인 아시아 인문 기행인데 내가 우리 주변 국가들 외에 아시아 국가들에 대해 너무 아는 것이 없다는 생각을 했다. 호치민과 이승만, 그리고 맥아더 장군에 대한 필리핀과 우리나라의 입장과 같은 비교가 흥미롭기도 했다.
이 책은 한 번 읽고 읽었다, 할 것이 아닌 것 같다. 두고두고 읽으며 인문학적인 내용으로 나의 지성을 갈고닦아야 할 책이다. 남한산성이나 동학사와 같은 유명한데도 찾아보지 못한 우리나라의 역사적 건축물이나 루쉰의 길, 혹은 리버풀이나 더블린에 가게 된다면 이 책을 반드시 한 번 더 읽어보고 가자. 그곳에서 느끼는 감동이 배가할 것이다.
책을 읽다 보니 가지 못하는 요즘 상황이 더 원망스럽다. 예전처럼 마음이 동하면 짬을 내어 잠시라도 다녀올 수 있었던 시기가 그립다. 조만간 하늘 길이 열리게 될까? 그렇다면 이 책에 소개된 어느 곳이든 한 번 가보고 싶다. 그렇지 않더라도 국내 여행지를 이 책을 들고 찾아 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