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자의 집 청소
김완 지음 / 김영사 / 2020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을 처음 본 건 서점 신간 코너였다관심이 있었지만 왠지 죽음과 관련된 책이라는 게 조금 내키지 않아 구입하지 않았다최근 지인 한 분이 이 책을 권하시는 걸 듣고 학교 도서관에 구입 신청을 해 읽게 되었다읽기 전까지 오래 걸렸지만 정작 책을 읽은 건 이틀 동안이었다.

 

  책 내용이 조금은 충격적이다영화나 소설이 아닌 실제 사람의 죽음과 그로부터 시간이 며칠 혹은 몇 개월이 지난 후 맞닥뜨리는 상황을 저자와 함께 경험한다가감 없이 덤덤하게 썼지만 우리는 그의 문장 속에서 수많은 갈등과 고인에 대한 연민과 일에 대한 수고를 읽어낼 수 있다.

 

  지금까지 생각해본 적 별로 없는 고독사나 젊은 이들의 자살을 이 책을 통해 접하면서 그들의 아픔이 고스란히 전해져 왔다오죽했으면싶다가도 그래도 힘을 내어 살아남지, 하는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누군가의 죽음으로 밥을 먹는 저자의 마음도 그랬으리라자신의 뒷일까지 생각하며 전화를 걸어온 사람이나 준비를 마친 후 마지막으로 전화를 걸었던 한 여성의 생을 바꾼 그의 일화가 마음에 남는다.

 

  특수한 분야에 종사하시는 분의 글이 왜 이리도 마음을 흔드는지 궁금해 작가 소개를 다시 읽어 보니 시를 전공했다고 씌어 있었다어쩐지 여운이 느껴지는 문장들이다 했다.

 

  저자는 사람뿐 아니라 고양이를 비롯한 동물의 사체도 처리한다고 한다고양이를 키우는 애묘인으로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때로는 쓰레기로 가득 찬 집죽음의 흔적이 남은 집을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리면서 그는 힘든 점들만 나열하지 않는다그 집들이 깨끗하게 변하는 걸 보면서(특히 화장실마음의 한구석도 가벼워지는 묘한 행복감을 느낄 수도 있다


  그동안 생각지 못했던 분야에 대해 알 수 있는 기회였다절대 유쾌한 내용은 아니므로 이 책을 읽고자 하는 분이 계시다면 각오를 단단히 하라고 말씀드리고 싶다하루 중 한 번은 죽음에 대해 생각하라고 했던가살면서 한 번은 읽어볼 책이다.



* 목소리 리뷰

https://www.podty.me/episode/1598604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