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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 헤이그 지음, 노진선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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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로그를 8년 동안 운영하고 있다. 가입한지는 더 되었겠지만 2013년도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다. 책을 읽고 끄적이길 좋아하는 나를 보고 왜 그리 책을 읽느냐고 하는 남편에게 언젠가 책을 내고 싶다고 했더니 몇 권이나 읽어야 할 수 있겠느냐고 해서 '천 권쯤?'이라 대답한 것이 블로그의 이름이 되었다. 꽤 오랜 시간 매일 혹은 격일로 글을 쓰면서 가장 좋은 것은 신간 도서를 무료로 받는 행운이다. 책이 오길 기다리는 동안 설레고, 받아 읽으며 행복하다. 이번에 받은 책도 너무 재미있었다.

 

  시시한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 노라는 우울증 증세가 있어 약을 복용 중이었는데 직장에서 잘리고, 키우던 고양이가 죽자 삶의 의욕을 잃고 만다. 한때 다양한 재능을 가져 가족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여러 가지 도전을 해 보기도 했으나 남을 위해 사는 삶은 진정한 자신의 것이 아니었기에 그녀는 좌절하고 만다. 가족과도 오해로 멀어지고, 사랑하던 사람과도 결별하는 위기에 처했다. 총체적 난국을 맞이한 노라에게 위로를 주는 사람은 우연히 지나가다 죽은 고양이를 발견한 이웃뿐이라는 것이 그녀를 더 슬프게 한다. 하지만 그녀는 죽음을 목전에 두고 엄청난 행운을 누리게 된다.

 

  우리는 단 한 번의 생을 살 수 있는데 노라는 그게 꿈인지, 상상인지는 모르지만 자정의 도서관에서 실제가 되었을지도 모르는 수많은 인생의 갈림길을 경험한다. 누구나 아는 유명인이 되기도 하고,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은 삶을 살아보기도 한다. 그러던 중 너무나 매력적인 삶을 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과거로 돌아가고 싶지 않지만 그건 사실 자신이 일군 삶이 아니라는 것 때문에 고민에 빠진다. 

 

  죽음을 앞두고 자신의 생을 반추하는 이야기들은 그동안 여러 편 읽어 왔지만 이 책처럼 버라이어어티한 건 처음이다. 6학년 교사 입장에서 아이들에게 해 줄 말이 있다. 노라처럼 아이들도 수많은 갈림길을 만날 수 있으며 그 어떤 사람도 될 수 있고, 그중 하나의 길을 가게 될 테니 잘 선택하라는 말을 꼭 해 주고 싶다. 노라는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살고 싶다는 자신의 내면의 목소리를 발견하고, 전혀 다른 사람이 된다. 수많은 생을 살아보았다고 모두 다 노라처럼 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녀의 마음속에 기본적으로 삶에 대한 욕구가 있었던 것이다. 그녀가 수많은 삶을 경험하면서 깨달은 것은 결국 사랑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랑이 없는 삶은 시간을 보내기는 하나 무의미한 하루하루라는 것을 깨닫고, 자신보다는 남을 위해 봉사하는 삶을 살기로 계획한다.

 

  우화 같은 이야기가 기분 나쁘게 다가오지 않은 것은 이야기를 풀어 나가는 작가의 능력이리라. 다양한 삶을 재미있게 따라다니며 경험했고, 결국 구질구질해 보이는 현실이 얼마나 감사한 일상인지 깨닫는 노라를 보면서 나도 역시 누추하지만 편안한 나의 집과 소중한 가족이 있음에 눈물 나도록 감사하게 된다




* 목소리 리뷰: https://www.podty.me/episode/15678661


* 위 글은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제공 받은 책을 읽고 솔직한 생각을 적은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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