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순간이다 - 삶이라는 타석에서 평생 지켜온 철학
김성근 지음 / 다산북스 / 202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김성근은 야구를 하며 자연스럽게 인생을 배웠다고 말한다. 지도자로서 수없이 많은 선수를 만나고 가르치며 인간의 잠재 능력이 얼마나 무한한지 깨달았고, 자식을 위해 더엄격해질 수밖에 없는 부모의 심정을 가슴에 새겼다. 봄부터 가을까지 계속되는 승부 속에서 시련, 위기, 좌절을 끊임없이 마주하며 인생을 배웠고, 도저히 불가능할 것 같던 한계도 거북이처럼 묵묵히 한 걸음 한 걸음 옮기다 보면 끝내는 넘어설 수 있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아무리 노력해도 별반 나아지지 않는 것 같아 걸음을 망설이는 이들에게, 김성근은 이 책을 통해 ‘인생은 순간순간의축적‘이라는 깨달음과 함께 담담한 응원을 건넨다.

인생을 살아보니, 기회란흐름 속에 앉아 있다 보면 언젠가 오는 것이었다.
내 인생에는 그런 기회가 어마어마하게 많았다.
아니, 기회라기보다는 마치 순리처럼내게 찾아온 일들이었다.
그러니 매일의 순간순간을허투루 보내서는 안 되었고 그럴 수도 없었다.
내일이 있다는 것을 핑곗거리로 삼지 않았다.
내일이 있으니 오늘은어떻게 되든 괜찮다는 마음가짐으로 사는 게 아니라,
오늘 해야 할 일을 하다 보면어느새 내일이 와 있는 삶을 살고자 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 혼자 슬퍼하겠습니다 - 깊은 절망과 더 높은 희망
정경심 지음 / 보리 / 202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잃을 것이 없다는 말은다 잃었다는 뜻입니다소중히 했던 모든 것을 다 잃었다는이제 남은 게 없다는 뜻입니다세상이 벼랑 끝에 세워 놓았을 때라야비로소 할 수 있는 그 말잃을 것이 없다는 말은무서운 말입니다그리고 그것은이제 하느님이 채워 주실 일만 남았다는희망의 말입니다새로 쓸 희망의 말입니다.

사랑은 주기만 하는 것이 아니다받는 것이기도 하다그러나 가장 큰 사랑가장 힘든 사랑은주는 것도 받는 것도 아니며기다려 주는 것이다그저 옆에서 지켜보며 기다려 주는 것그보다 더 많이 더 크게주고받는 사랑이 있을까사랑하지만 절제하는 것억울하지만 인내하는 것나서고 싶지만 침묵하는 것더 힘든 사랑도 더 고귀한 사랑도 없다.

경북 봉화 최고의 오지 산등성이암자에 계시는 동광 스님이 말씀하셨습니다산등성이 너머 현동역에서 기차 소리가 들리면문득 주체할 길 없는 그리움이 몰려옵니다그러면 그땐 어떡하나요?
그러면 생각을 안 하면 됩니다장작에 불을 때다가더 이상 장작을 넣지 않으면 불이 꺼지지요생각도 그와 같아서더 이상 생각하지 않으면 그리움은 꺼집니다.

나는 이곳에서 수많은 이를 본다내 생전에 이처럼 다채로운 이들을만났던 적이 있는가언제나 일렬로 세웠던 동질의 사람들과 함께했던 세월나는 처음으로 이곳에서나와 다른 수많은 이들을 만난다인종 국적 부 학력의 경계를 지을 수 없는 이들과숨을 쉬고 먹고 몸을 씻으며나는 수많은 사람을 겪는다매일 겪고 또 겪는다겪어 보니 경계가 사라진다.

한 사람의 선행에 감동하는 저녁이다행복의 목표치에 도달하면넘치는 행복은 나누기로 했다는그의 말을 듣고 고민했다나의 행복은 정의되었는가목표를 정하였는가넘치는 행복을 어떻게 처분했던가그러고 보니 한때 목표를 넘어섰던 적이 있었다HE그러나 넘치는 잉여의 행복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았지요그래서 내 행복의 계량치는 정의되지 못했고밑 빠진 독처럼 아래로 아래로 새어 나갔고이제는 바닥을 쳤구나목표를 설정하지도 행복을 정의하지도 않겠다나는 이미 천상을 맛보았으니이제부터 모든 행복은 넘치는 것이려니나눌 마음을 정하고 행동하는 일만 남은 것이다.

당신들의 조건 없는 위로와 격려를 생각하며반드시 살아야겠다고 아니 살아 내고 싶어서쓴 글입니다. 뭐라도 뱉어 내야 했기에 그래야살아갈 힘을 붙잡을 수 있기에, 그러나 허리가아파 독방 바닥에 웅크리고 그저 고통스러운넋두리를 손바닥만 한 구치소 보고전 용지에삐뚤삐뚤 적은 글입니다. 지금 그대는 생의 가장 깊은 어두움을 지나고 있다고, 그러나 앞으로는 빛을 향해 올라갈 일만 남았으니 힘내 달라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하도 하도 안되다 보니하도 하도 역시나이다 보니이젠 혹시나도 내려놓고앞서가며 최악을 미리 준비하며마음을 다지다 보니갑자기 날아든 아주 작은굿뉴스에 죽은 줄 알았던재가 된 줄 알았던마음이 반응한다아 소박해진 기쁨의 역치최악 속에서도 살아지게 마련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노회찬 평전
이광호 지음, 평등하고 공정한 나라 노회찬재단 기획 / 사회평론 / 202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타의에 의해 강제된 징역생활이었지만 유익한 시간으로활용함으로써 결국 승리했다고 생각합니다. 부모님의 사랑과지원에 깊은 감사 드립니다. 승리한 사람들답게 웃는 얼굴로만나기 바랍니다. … 또 늘 화목한 분위기를 유지하도록 하는

모든 인간이 인간답게 사는 세상을 만드는 일―그런 사회운동,
정치운동을 펼치는 것이 바로 저의 직업입니다. 이것은 무슨이상한 사상에 물든 결과가 아닙니다. 義(의)롭게 살아야 한다.
불의와 싸우는 용기를 지녀야 한다. 개인의 출세와 영달보다는사회 전체의 이익을 위해 살아야 한다. 자신을 희생하더라도옳은 일을 위해 싸우는 사람보다 훌륭한 사람은 없다. 이 모든것들은 제가 국민학교에서부터 대학교에 이르기까지 개근상을받으며 열심히 공부하면서 배운 내용이며 또 그것을 실천하고자노력해온 것들입니다.

피아니스트가 "당장 피아노 치는 일을 그만두고 시골에내려와 농사를 지어라"는 말을 듣는 것 같은 심정이었습니다.
자신의 음악 세계에 대한 몰이해도 섭섭한 일이지만, 37살먹은 피아니스트에게 직업을 바꾸라는 얘기는 무얼 의미하는것입니까? 그것은 바로 그 나이가 될 때까지 해온 일을 아무쓸모없는 일이라 규정하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이제까지헛살았으니 이제부터 딴 일 하며 바로 살란 얘기입니다. 바로저를 체포한 수사관들이 그랬습니다. 검사도 그랬고, 유죄를선고한 판사도 그랬습니다. 그들은 모두 저에게 "백해무익한일 그만두고 딴 일 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실제로 검사는 제게반성문을 쓰면 바로 내보내주겠다고 얘기했었죠. 제가 한 일이정당하고 올바르다고 믿기에 저는 반성문 쓰길 거부하고 대신2년 6개월의 징역살이를 택했습니다. 그간의 징역생활을 여유있고 안정된 마음으로, 열심히 공부하고 열심히 운동하면서지낼 수 있었던 것은, 단 한순간도 후회하거나 신세를 한탄하는일이 없이 꿋꿋하고 낙천적으로 보낼 수 있었던 것은, 물론 가족,친지들의 따뜻한 사랑과 격려도 도움이 되었지만 그 바탕에는무엇보다도 제가 한 일에 대한 확신, 그 정당함에 대한 자부심,

어머님의 근심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그러나 아버님,
어머님, 비록 걱정이 되시겠지만 제가 이곳에 있는 것을 부끄럽게여기실 필요는 없습니다. 제가 죄를 지은 것도 아니며 떳떳지못한 일을 한 것도 아닙니다. 저의 사건은 순전히 정치적인것이며 따라서 정치적 변화에 따라 그 처리가 크게 달라지는것입니다. 크게 절망할 필요가 없습니다. 오히려 침착하고냉정하게 기다리는 것이 최선의 대응일 것입니다. (1990년 1월31일 편지 중에서)하루 벌어 하루 사는 일이 평생의 운명처럼 되어 있는 수많은사람들을 생각할 때, 비록 신체적 자유가 구속되어 있다고는하나 이곳에서 편안히 독서하고 운동하며 또 일주일에 한두 번쯤+오지상추쌈까지 먹을 수 있는 저의 처지는 여전히 혜택받는 계층에속한다 할 것입니다. (1990년 5월 26일 편지 중에서)

어떤 곳이든 신뢰는 논리와 지식으로부터 나오는 것이 아니라헌신과 애정으로부터 나온다고 믿습니다. 마음을 완전히 비우고나 스스로가 노동자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지요. 항상 실천을앞세웠고, 실천에 앞장섰습니다. 설득력을 갖기 위해선 우선일부터 잘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기술을 습득하고 일을잘하는 데 정말 ‘연구와 노력‘을 경주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Media consumption 이걸 주목하라고 합니다. 어떤 사람을 알려면 그 사람이 틱톡을 보는지 유튜브를 보는지, 여전히 케이블을 보는지, 저녁8시 뉴스를 보는지를 주목하라는 말입니다. 그 사람의 미디어 소비 행태가 어떤지를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는것이죠.

‘본방 챙겨보는 사람이 거의 없을 겁니다. OTT를 이용하면 지하철에서, 버스에서도 볼 수 있는 걸 굳이 시간 맞춰TV 앞에 앉아서 볼 이유가 있을까요? 게다가 TV 프로그램말고도 재미있는 영상이 여기저기에 넘쳐나고 있죠. ‘매스미디어‘가 없어지고 ‘퍼스널 미디어‘가 생겼습니다. 이게정확한 표현입니다. 정말 많은 사람이 유튜브에서 개인 방송을 하잖아요?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다 미디어가 될 수

이런 시대가 됐습니다. 브로드 broad 캐스팅은 사라졌고 이제는 내로우narrow 캐스팅이 있습니다. 브로드캐스팅에 의지하는 사람들은 나이 든 사람들입니다. 이제 큰방향은 내로우 캐스팅입니다.

저는 이것이 요즘 많이 이야기하는 ESG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 의 핵심이라고 봅니다. 기업활동에 친환경, 사회적 책임 경영, 지배구조 개선 등 투명경영을 고려해야 지속 가능한 발전을 할 수 있다는 철학이 담겨 있는 말로, 많은 기업이 ESG 라고 하면 ‘환경‘을 가장 먼저 떠올리는데요. 하지만 시작은 가장 작은 원, ‘거버넌스Governance‘, 내부입니다. 또한 거버넌스라고 하면 경영의 투명성을 크게 이야기하지만, 행복이라는 관점에서 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On peut, je crois, se passer de bonheur personnel,
si on a des amis, des aimés heureux; car leur bonheur est une lumière qui nous baigne doucement.
행복하게 지내는 친구들과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개인적인 행복 없이도 살 수 있다.
그들의 행복이 우리를
부드럽게 비춰주는 빛이 되기 때문이다.
- 로망 롤랑 Romain Rolland (작가)

ㄻ생존 이상을 생각할 수 없게 된 사람에게 관념적 논쟁은 잉여적 사치로 여겨지게 마련이다. 생존이 다급한 사람에게는 두 걸음 전진하기 위한 한 걸음 후퇴마저 사치이자 여유로 여겨질 수있다. 가난한 자들이 우파 정부에 표를 던지는 논리는 그렇게 만들어진다. 그런데 노란 조끼를 입고 일어선 노동자들은, 생존하는 삶으로 이들을 전락시키려는 정부에 맞서 저항했다. 무력하게 떠밀려가 꾸역꾸역 생존을 방어하는 삶을 받아들이지 않고,
생을 누릴 권리를 지켜가기로 했다. 존엄한 삶은 그 가치를 인지하고 지켜내고자 부단히 노력하는 사람들에게만 주어진다.

대한민국이 선진국이라는 사실을 더 이상 아무도 의심하지않는 한국 사회에서, 정부는 주 69시간 노동과 2024년에도 여전히 1만 원에 미치지 못하는 시간당 최저임금을 생존의 틀로 제시한다. 생존이 삶으로 전환되어야 한다는 인식은 좀처럼 대기중에 유포되지 않는다. 이미 오래전, 삶과 생존이 구별되지 않는세상에 진입해버려, 그 두 가지를 식별할 감각을 상실한 것처럼.
‘먹고살자고 하는 짓‘이 성공을 거두자, 우린 단지 ‘더 잘 먹고사는 일에 매진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Survivre c‘est mourir.
Il faut patiemment et sans relâche
construire, organiser, ordonner.
생존한다는 것은 죽는 것이다.
끊임없이 건설하고 조직하며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야 한다.
-미셸 투르니에 Michel Tournier <방드르디, 태평양의 끝>

Scrupule(스크뤼퓔)은 어떤 행동을 취함에 있어서 미적거리게하는 마음속 걸리적거림이다. 우리말로는 불안감, 가책, 세심함혹은 소심함이라고도 해석된다. 하나의 단어가 어찌 이토록 다른 결의 의미들을 담고 있는 것일까?
스크뤼은 라틴어 scrupulus에서 온 단어로 자잘한 모난 돌을 뜻한다. 신발 속으로 굴러들어 와 자유롭게 걷는 것을 방해하는 작고 모난 돌은 얼핏 부정적 의미로만 느껴지지만, 작은 걸림돌에도 마음을 기울이고 살피는 세심함에 초점을 맞추면 긍정적인 말이 될 수 있다.
형용사 scrupuleux(스크뤼퓔뢰)는 신발 속에 들어온 까칠한 작

"그녀는 스크뤼퓔뢰즈하다 Elle est scrupuleuse"라고 말하면, 그 사람은 제 양심의 소리를 들을 줄 알며, 그 소리가 들리면 멈출 줄 아는 세심한 도덕률을 가진 사람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그런 태도가 시간의 지체를 초래할지라도 결과와 상관없이 그 사람 마음속에서 일던 갈등이 드러내는 성정, 즉 상대를 헤아릴 줄 아는세심함, 윤리적 엄격함을 가진 사람이라는 점에 초점이 맞춰지는 것이다.

없이‘라는 뜻의 전치사 sans 이 앞에 붙은 ‘sanssculpule(거침없이, 아무 망설임 없이)‘이라는 단어는 부정적인 느껌을 전달한다. 가차 없이 친구의 부탁을 거절하는 사람, 망설임 없이 병든 강아지를 유기하는 주인처럼 신발 속 작은 양심의돌멩이들의 걸리적거림을 지르밟고 신속히 실용적 선택을 하는사람의 태도를 그 예로 들 수 있다.
양심의 거리낌으로 머뭇거리는 사람을 긍정적으로 바라본다는 것은 결과보다 과정에 초점을 맞추는 태도를 드러낸다. 머뭇거림, 양심의 불편함이 당장 어딘가에 가많아 또렷한 결과를 드러내지 않더라도, 사람의 마음속에서 걸리적거리는 작은 돌멩이의 존재는 그의 인간다움을 투영하는 하나의 존중받을 만한가치가 되는 것이다.
잠시 거리를 두고 바라보는 행위가 사안을 객관적으로 판단할 계기를 전하는 것처럼, 양심의 돌멩이가 움직일 때 머뭇거리는 심성은 사람들 사이에서 숨 쉴 공간을 제공한다. 인공지능을통해 세상을 작동시키고자 하는 시대가 눈앞에 와 있다. 인간의능력은 인공지능의 신속, 정확함에 이를 수 없을 터이나, 두근거리는 심장과 번뇌하고 망설이는 인간의 소프트웨어를 인공지능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괴로워하는 마음과 비슷한 결의 마음이다. 프랑스 작가 마르그리트 유르스나르 Marguerite Yourcenar는 이렇게 표현했다.
C‘est au moment où l‘on rejette tous les principes qu‘il convient de se munir de scrupules.
모든 원칙을 버릴 때 우리가 지녀야 하는 것이 스크뤼퓔이다.

모든 성문화된 원칙이 사라진다 해도 각자 양심 속 사각거림에 반응할 줄 아는 마음을 지니고 있다면 세상은 제대로 굴러갈수 있다고 작가는 말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