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파선의 선장들 - 당장의 삶, 다가올 죽음, 그 사이를 채운 책에 관한 216일간의 대화
김새섬.김진경 지음 / 어크로스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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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롭다는 건 참 좋다. 하지만 나는 피아노 건반이 무한하다면그렇게 좋은 악기가 될 수 없다고, 그저 자유롭고 호탕하게만 건반을 두드린다면 아름다운 음악을 연주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 그러기에 나는 기꺼이 루틴을 만들고, 나 자신을 반복적으로 훈련시킨다. 소설 쓰기에 온 힘을 기울여 최고로 잘해냄으로써 내가 원하는 자유에 이르기 위해서다. 이는 악보와 건반처럼규칙적으로 보이지만 결코 속박이 아니다. 자신의 규율과 규칙을찾아내는 것, 자꾸만 도피하고 싶고 자꾸만 갈등하는 나를 길들이는 것은 곧 나 자신의 악보를 찾게 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나도 비슷하다. 얼마 전에 남편에게 말했다. "밤늦게 야식 먹고 와인 한 잔 하는 기쁨보다 일찍 자고 다음 날 개운하게일어나 계획했던 일을 하는 기쁨이 더 큰 나이가 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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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 과르디니가 묵상한 예수 그리스도
로마노 과르디니 지음, 김형수 외 옮김 / 가톨릭출판사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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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은 무엇을 다가오게 두시는 것입니까? 인간의 고통은 바다와같지 않습니까? 돕는다는 것은 끝없는 일이 아닙니까? 진심으로 도우려고 마음먹고 인간의 고통에 마주한 이들 가운데 누가 거기에 휩쓸리는 것이 아니라 끝이 없는 임무에 자신을 상실하지 않았음을 기뻐할수 있었습니까? 예수님께서는 사람들의 고통을 함께 느끼십니다. 그분은 측은한 마음에 흔들리십니다. 그분은 고통을 받아들이시지만 고통보다 강하십니다. 우리는 그분을 자신이 고통을 사라지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이상주의자로 드러내는 말씀을 알지 못합니다. 그분은 고통을 감동이나 열광으로 넘어서시는 것이 아니라, 온전히 가련한 현실 안에서 고통을 마주하십니다. 그러나 그분은 절대 용기를 잃지 않습니다. 그분은 지치시거나 실망하시지 않습니다. 가장 잘 느끼고 가장 잘 아는 그분의 마음은 인간의 어느 고통보다더 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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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파선의 선장들 - 당장의 삶, 다가올 죽음, 그 사이를 채운 책에 관한 216일간의 대화
김새섬.김진경 지음 / 어크로스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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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거시라는 게 아주 큰 것만은 아니에요. 예를 들어 친절한 태도도 레거시가 될 수 있죠. ‘저 사람은 늘 웃는 얼굴이야. 만날 때마다 꼭 기분 좋은 칭찬을 한 마디씩 해주네‘ 같은 기억을 남들에게 남길 수 있어요. 뜨개질을 좋아하는 사람이 주변에 직접 떠서 만든 선물을 나누는 것도 레거시를 남기는 거죠. 누군가를 조금씩 후원하는 것,
봉사활동 하는 것, 그것들이 다 레거시예요. 평범한 사람들이 남기는 작은 유산, 즉 레거시가 모여 한 사회의 문화를 이루지 않을까요. 그게 큰 영향력은 없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스스로에게 주는 의미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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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는 아름다움의 가뭄 속에 살고 있다. 아름다움이 사라져서가 아니다. 그보다 오늘날 그 단어의 정의가 그다지 품이 넓지도, 우호적이지도, 포용적이지도 않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에게 가장이로운 것을 마음에 두지 않는 사람들과 시스템 때문에 아름다움이라는 것이 이상하고 후줄근한 형태로 짓눌려버렸다(어떻게 보면 그들에게는 마음이랄 것도 없다). ‘아름다움‘이라는 단어는 우리 대부분에게 혼란스럽고 뭔가 미진한, 그러면서도 과도한 어떤 느낌으로남고 말았다. 아름다움이 우리를 두고 떠나버린 기분이다. 이제 아름다움이란 구입하고, 소유하고, 과시하는 것이 되어버렸지만, 나는 오늘 아침 아주 평범한 치즈케이크 한 조각을 먹으면서 이런 글을 읽었다.
"아름다움이란 결국모두의 것이다.
그렇지 않은가? 그리고 결국 아름다움이란 그 자신 말고는누구의 것도 아니고 말이다!"
-수전 존슨 Swonn Johnson

이런 것들을 관심 있게 바라보노라면,
다른 사람들이 거기에 얼마나 무심한지도알게 된다. 사람들의 팔을 잡아끌어하늘을, 지평선을, 유칼립투스 나무에새로 돋아난 잎을 보게 하고 싶다.
그러나 아름다움에 관해서라면그걸 지켜보지 않는다고 사람들을비난할 수는 없다. 사실상 아름다움이란 건이미 너무 많이 노출되었고,가격표로 뒤덮여 있으며, 번지르르하고비현실적인 사진을 통해 팔려나갔다.
어쩌면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특정한종류의 아름다움만 바라보도록강요되어온 건 아닐까...

나는 아름다움을 어딘가 음악 같고, 어딘가 물 같으며, 어딘가 사랑같은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아름다움은 우리 모두가 존재하기 전부터 여기 있었고, 우리가떠난 뒤에도 여기에 남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이 행성과 함께하는 짧고도 혼란스러운 시간 동안, 그 아름다움을 찾아나서는 것은 우리에게 형용할 수 없을 만큼 크게 유익한 일이다.
아름다움이란 우리를 멈춰 서게 하는 것이자, 시작하게 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 아름다움이란, 비록 잠깐일지라도 세상을 이해할 수있게 하는 ‘보이지 않으면서도 보이는 힘‘이라 할 수 있다. 그것은 우리 몸의 무게를 지탱하는 것이기도 하며, 어쩌면 물고기가 물을 거슬러 오르는 이유이자, 우리가 육십 년이라는 세월 동안 한 사람의곁에서 눈을 뜨기로 선택하는 이유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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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를 기울이세요."
수전 손택Susan Sontag은 언젠가 어느 젊은 청중에게 이렇게 조언했다. 창작 과정에 관한 이야기였지만 삶에 관한 말이기도 했다. "결국 중요한 건 주의를 기울이는 일입니다.세상에 펼쳐진 것들을 가능한 한 많이 받아들이세요. 그리고 곧 떠안게 될 여러 의무와 그에 따르는 지루함 때문에 삶을 좁아지게 내버려두지 마세요. 주의를 기울인다는 것은살아 있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당신을 타인과 이어주고, 당신이 갈망하게 만듭니다. 계속 갈망하십시오."
갈망하고, 연결되고, 일상에 관심을 갖고, 다른 사람이 지나치고 마는 것을 알아차리기. 이것은 중요한 능력이자 고귀한 목표다. 세상에 주의를 기울이면 보는 것과 보이는것의 차이, 듣는 것과 들리는 것의 차이, 세상이 제시하는 바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과 내게 중요한 것을 스스로 알아차리는 것의 차이를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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