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답게 죽기로 했습니다
나이토 이즈미 지음, 위지영 옮김 / 마음의숲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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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하나뿐입니다.
"우세요. 실컷 우세요. 참지 마세요. 무작정 울다 보면지쳐서 더 이상 울 수 없게 될 거예요. 눈물이 마를 때까지우세요."
그녀는 울고 또 울며 지냈고, 두 달이 지난 뒤 제가 물었습니다.
"이제 좀 괜찮으세요?"
"남편에게 미안해요. 이제 울지 않는 밤도 생겼어요."
그리고 한 달이 더 지났습니다.
"선생님, 이상해요. 울지 않는 날이 더 많아졌어요."
또 한 해가 지나자, 그녀는 웃으며 말했습니다.
"선생님, 근처 들판에서 심호흡할 수 있게 됐어요. 오랜만에 마음이 평온해졌습니다."

가까운 사람이 세상을 떠나면 큰 슬픔에 휩싸이게 됩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 슬픔의 빛깔은 서서히변해갑니다. 그런 것을 상상하기만 해도 ‘망각‘에 대한 죄책감이나 양심의 가책으로 괴로워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내가 너무 냉정한 건 아닐까?‘ ‘그 사람을 잊고 웃고 있다니‘ 하고 말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잊는 것이 아닙니다. 소중한 사람이 내안에 깊이 뿌리내려 애써 떠올리지 않아도 될 만큼 나의일부가 되었다는 뜻입니다.

"이건 할머니 인생의 졸업장이야. 이제 할머니는 받으실 수 없으니, 네가 가족 대표로 받아줄래?"
"이게 할머니의 졸업장이에요?"
"그래. 할머니는 너와 행복하게 살다가 이제 천국으로가셨어. 하지만 너와 할머니의 추억은 영원히 사라지지않아."
유스케는 가슴을 펴고, 진지한 얼굴로 "고맙습니다"라고 말하며 받아 들었습니다.

"7,000미터까지 올라가면 몸 안의 90조 개 세포가 한순간에 변화합니다. 생존에 필요한 기능에 체내 에너지가집중되죠. 그러면 그때까지 들리던 모든 소리가 사라지는느낌이 듭니다."
오직 자신만 존재하는 또 다른 차원의 세계, ‘제로 지점‘. 누군가는 이를 ‘데스존(죽음의 지대)‘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제로 지점을 넘어서자 불안이 사라지고 모든 것을 신뢰할 수 있는 충만한 마음에 휩싸였습니다. 혼자였지만아무것도 두렵지 않았고 그저 한 걸음씩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과거도 미래도 없이 오직 지금만이 존재하는 영원한 시간. 모든 것을 신뢰할 수 있다는 사실에 행복감이느껴졌습니다."
극한 상황에서 우리 몸은 연수(뇌) 등 생존에 최소한으로 필요한 장기에 산소를 우선 공급합니다. 이 과정에서 인간의 번뇌와 욕망이 깎여 나가고, 마지막으로 남는것이 바로 신뢰감이라는 것입니다.

"죽음에 관한 이야기는 건강할 때 휘파람 불며 해야 해."
그 말이 유독 인상 깊었습니다.

"오늘도 좋은 날이다. 내일도 긍정적으로 나아가자."
얼마나 멋진 인생이었을까요.

조금 다른 형태로 받아들일 수는 없을까 생각해 봅니다. 저는 임종 돌봄을 하고 있지만 중요한 것은 ‘지금‘
살아 있는 생명을 지탱하는 일입니다. 무언가를 끝내거나정리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목표는 죽는 것이 아니라 지금 살아가는 것입니다. 마지막 날을 위해 오늘 무엇을 할지 고민하는 것이아니라 오늘을 잘 살면 내일을 더 깊이 살 수 있습니다. 그런 준비를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물건을 쌓아두는 버릇이 있어 남편이 이따금
"옷을 다 버리면 어때?"라고 말하곤 합니다. "그러면 또옷을 살 수 있잖아"라면서 말입니다. 엉뚱하게 들리지만인생의 본질을 꿰뚫는 말입니다.
종활 역시 죽기 위한 준비가 아니라, 새로운 시간과 공간을 만들기 위한 과정이라 생각한다면 훨씬 긍정적인이 됩니다. 그 결과 내일은 더 충실해질 것입니다. 그렇게쌓인 하루하루를 훗날 돌아본다면 주저 없이 "좋은 인생이었다"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요?

지하철에 타면 젊은이들은 대개 이어폰을 끼고 있습니다. 어떤 음악을 듣는지 궁금해 학생들에게 "죽을 때 어떤 곡을 듣고 싶나요?"라는 과제를 낸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모르겠다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좋아서 듣는다기보다 타인과의 관계를 끊기 위해 이어폰이 필요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죽음을 생각하는 것은 죽음을 재촉하거나 그 생각에만매몰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에리히 프롬이 《우리는 여전히 삶을 사랑하는가》에서 말한대로 ‘불멸의 착각‘에서벗어나, 해야 할 사소한 일들을 미루지 않고 방만하지 않게 살아가는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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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는 현실을 조직하고 떠받치는 힘이 있다.
요컨대 독서는 공존의 리허설이다"

「그해 봄의 불확실성이 근거하고 있는 정서 혹은 쓰고자 하는 방향을 잘 보여주는 대목인데, 한번 읽어보겠습니다.
옛 친구가 새로 쓴 회고록이 그 시절을 돌아보게 한다. <우리는 우리가 꿈꾸는 삶을 이루려면 수십 년이 걸릴 수도 있다는말을 들었다. 하지만 우리가 그런 삶을 이루었을 때쯤엔 그삶이 곧 사라질 거란 말은 듣지 못했다.>엘레지 더하기 코미디, 그 친구는 그게 지금 우리가 사는 모습을 표현하는 유일한 방식이라고 말한다. 현실 속의 어떤 것이 코믹하지 않다고 해서 그걸 코믹하게 쓰는 게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어쩌면 그걸 코믹하게 쓰는 게 최고의 표현 방식일 수도 있다.(30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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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원의 종은 멈추었지만
꽃에서 나는 소리 여전히 들린다

마쓰오 바쇼

만약 내가 곧 죽는다면, 누구에게 무엇을 전하고 싶나요? 어디에서 지내고 싶나요? 무엇을 하고 싶나요? 아직끝내지 못한 일이 있나요? 누가 내 곁에서 임종을 지켜주길 바라나요? 소중한 사람에게 무엇을 해주고 싶나요? 화해하고 싶은 사람이 있나요? 가족, 친구, 연인에게 어떤말을 남기고 싶나요?
혹은, 소중한 사람이 죽음을 앞두고 있다면 무엇을 해주고 싶나요? 어떤 말을 건네고 싶나요?
이런 질문들을 마음 한편에 늘 품고 살아가길 바랍니다. 그것이 바로 ‘생명을 자각하는 일‘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생명은 한가로이 이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무엇보다 나이토 선생님은 환자의 마음을 가장 잘 읽는 의사였다. 마지막 순간까지 유머와 웃음 속에서 환자들의 마지막을 배웅했다. 숨을 거두기 직전의 환자들에게 ‘당신 참 잘 살아왔어요‘라고 말을 건네고, 가족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권하고, 사망진단서를 ‘인생 졸업증명서‘라며 그 집의 가장 나이 어린 사람에게 전해주는 모습은 감동그 자체였다. 환자와 그 가족들이 입을 모아 ‘나이토 선생님이 곁에 있으면 죽음이 두렵지 않다‘라고 했던 이유를알 것 같았다.

허세를 부리지 않고 느긋하게, 무엇에도 마음이 빼앗기지 않고 살아가는 것. 사람은 죽음을 앞두었을 때, 그 정도만이라도 할 수 있다면 충분하다고 느끼는지도 모릅니다.
아주 사소하고 무엇 하나 특별한 것 없지만, 그럼에도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그만의 소망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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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나보다 일을 잘할 때 교양 100그램 11
김대식.김혜연 지음 / 창비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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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AI 시대의 소통 능력자는 말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어떻게 물어야 원하는 사고를 끌어낼 수 있는지 아는 사람일것입니다. 그리고 AI가 만들어낸 여러 결과 중 무엇을 선택하고 자기 삶의 맥락 안으로 가져와 해석할지 결정하는 판단 능력까지 소통의 영역으로 들어올 것이라 생각해요. 즉, 앞으로의 소통은 ‘잘 말하는 것‘이 아니라 ‘잘 묻고 잘 고르는 것‘이리라 예상합니다.

김대식 정말 중요한 질문입니다. 판단력에 대해서 이야기해볼까요? AI는 인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빠른 속도로 귀여운 고양이 그림 500개를 그려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중 어떤 그림을 고를지는 인간이 결정해야겠죠. 즉, 판단하고 선택하고 결정하는 능력이 마지막까지 인간의 영역으로 남는 겁니다. 저는 이 판단 능력이 인간의 능력 중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생각해요. 우리는 이를 안목(眼目)이라고도 부릅니다. 안목은어떻게 생겨날까요? 저는 안목이란 다양한 경험이 축적된 결과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모범생으로 성실히 공부한사람이라고 해도 공부 외의 경험이 충분하지 않으면 안목을 갖출 수 없습니다. 반대로 애플의 창업자였던 스티브 잡스의 경우 공부를 열심히 하지는 않았지만 무엇이 좋은 디자인인지,

우리는 계속 질문해야 합니다.
영화 「월-E」에서 기계가 모든 일을 해주는 세계 속 인간은아무 일도 하지 않습니다. 저는 그런 미래가 좋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계속 질문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AI가 생산적인 일을 도맡을 때 인간은 도대체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은 AI와 경쟁해야 하는 건지 협력해야 하는건지, 경쟁과 협력을 위해 인간에게 어떤 능력이 필요한지. 바로 지금, 이 중요한 질문들을 던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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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나보다 일을 잘할 때는 단순히 AI 시대에 ‘일 잘하는 인간‘을 넘어 인간의 가치와 존엄을 유지하며 오래 살아남고 싶은 사람을 위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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