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이상한 삶에 너무 익숙해져서 더 이상 그것을 이상하다고 느끼지 못하고, 후퇴나 양보에 익숙하지 않은 모습. 거울에 비친 내 얼굴을 보듯 그녀의 얼굴이똑똑히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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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공공디자인에도 이러한 퍼블릭 정신은 유효하다. ‘공공소‘ 디자인에서 공평할 공소은 ‘퍼블릭public‘으로 도시의 공공재와 시설을, 한 가지 공은 ‘커먼스commons‘로 공동체가공유하는 목적을 뜻한다. 공원을 예로 들자면 사람들이 걷거나 쉬고 싶어 하는 것이 커먼스에 해당하고, 그것을 지원하는산책로, 조경, 벤치 등이 퍼블릭이다. 여기서 경중을 따지자면퍼블릭보다 주목할 것은 커먼스, 즉 공동체의 목적이다. 영어로 ‘public design‘이라 불리는 공공디자인은 단순히 시설물로서의 의미를 넘어 시민들의 행복한 삶을 위한다는 공동체의 목적을 의미한다.

공공디자인은 도시 침술을 통해 빠르게 다양한 계획들을 실험해 볼 수 있으며, 대중의 만족이 검증되면 이는 영구적시설 설치까지 이어진다. 국내에서도 이런 사례들을 찾아볼수 있다. 서초구에서 시작한 횡단보도 사거리 그늘막이 대표적이다. 전국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폭염 방지 그늘막은 처음에는 무단 시설로 여겨지기도 했으나, 이제는 횡단보도를 기다리며 한낮의 뜨거운 태양을 피하고 장마철 폭우를 피하는 시설이 되어 전 국민의 사랑을 받고 있다.

프란시스코 공식 제도를 만들었다. 주차장 Parking Lot을 공원 park으로 허용 let한다는 뜻이다. 파크렛이 생기며 샌프란시스코 사람들은 거리에서 더 많은 공간과 편의 시설을 누릴 수 있게됐다.18 특히 코로나19 동안 2000개가 넘는 노상주차장이 야외 식사 공간으로 임시로 바뀌어 활용됐다. 방역 지침으로 다른 공간들이 폐쇄되자, 이 작은 공공 공간들이 사회적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일상 속 만남의 공간이 된 것이다. "
파크렛은 이제 샌프란시스코를 넘어 전 세계가 동참하는 국제적 운동으로 발전했다. 바로 파킹데이 Park(ing) Day다. 매년 9월 셋째 주 금요일, 런던, 뉴욕, 브뤼셀, 쾰른, 밀라노, 도

파크렛이 설치된 요일과 시간대, 그리고 지역적 특성에 따라 대중의 반응도 갈렸다. 우선 강남의 경우 유동 인구의 대부분이 직장인으로, 많은 사람들이 분주히 점심을 먹으러 가던 중 파크렛을 보고 무슨 행사가 일어나는지 궁금해했다. 식사를 마치고 한 손에 커피를 든 직장인들 중에는 주차장이었던 곳에 마련된 쉼터에 앉아 인증 사진을 찍는 사람들도있었다. 시간의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 앉아 수다를 떠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그냥 지나치려던 행인도 가까이 다가와 이쉼터가 어떤 공간인지 물었다. 일과 도중 점심시간이라는 제약 때문인지 길게 쉬는 시간을 갖는 사람은 많지 않았으나, 지나가던 대부분의 사람들은 임시 쉼터가 된 이 주차 공간을 재밌어했다.

홍대 파크렛의 경우 토요일 오후에 운영돼 유동인구도많고 그만큼 반응도 뜨거웠다. 아스팔트로 포장된 삭막한 주차 공간에 마련된 녹색 인조 잔디와 컬러풀한 의자들이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뜨거운 태양을 가리기 위해 설치한 그늘막 아래서 많은 사람들이 앉아서 쉬는 시간을 가졌다. 주변 카페에서 커피를 사와 잠깐 앉아서 이야기하는 연인도 있었고,
가족끼리 쇼핑을 나왔다가 엄마와 딸이 마저 쇼핑을 하는 동안 아빠와 아들이 앉아서 쉬는 모습도 보였다.

그강남과 홍대를 지나치던 사람들은 거리 위 주차 공간이쉼터로 바뀌자 그 상황을 낯설어하면서도 재밌어했다. 어쩌면 자동차가 점유하던 공간이 사람을 위한 공간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처음 접해보고, 체험하고, 또 다른 가능성들을상상하는 계기가 됐다. 이처럼 파킹데이는 그동안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자동차 중심의 공간에 새로운 시각을 제공함으로써 도시가 사람 중심의 공간으로 바뀌는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나틱 프로젝트나틱 프로젝트Project Natick는 데이터 센터를 수중에 구축하는실험적 프로젝트다. 지난 2018년 여름, 마이크로소프트는 스코틀랜드 오크니섬 근처해저에 컨테이너 형태의 데이터 센터를 설치했다. 바다 마을 주민의 50퍼센트 이상이 해안가 주변에 거주하는 점을 고려할 때, 가까운 바닷속에 서버를 설치할 경우 주민은 신호를 대기할 필요 없이 빠르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차가운 바닷속이라는 특성을 이용해 서버냉각도 이전보다 쉽고 자연 친화적인 방식으로 가능하다. 발열이 높은 데이터 센터에 들어가는 전력 소비량을 줄이고, 결과적으로 전력 발전을 위한 탄소 배출량도 줄게 된다.
나틱 프로젝트가 시사하는 바는 간단하다. 점점 심각해지는데이터 센터의 전력 소비 등에 의한 문제를 자연과 함께 해결할 방도를 찾고자 한 것이다. 또한 데이터 센터의 구성품은 소모품으로 이용된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제로 웨이스트에 동참하는 의미로 아모레퍼시픽은2020년 ‘아모레스토어 광교‘를 연 바 있다. 고객이 각자 재사용 용기를 들고 오면 리필 스테이션에서 샴푸와 바디 워시를골라 담고 무게당 비용을 지불하는 시스템이었다. 이외에도아모레퍼시픽은 공병을 수거해 예술가들과의 컬래버레이션

으로 작품을 만들거나 문화 행사를 기획하는 등 환경과 관련된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 일례로 글로벌 환경 기업인 테라사이클TerraCycle, 그리고 건축 공예적 콘크리트를 만드는 예술 집단 디크리트DCRETE와 함께 키엘KIEHL‘S 화장품 공병을 잘게 부수어 업사이클링 테라조 타일을 만들었다. 이 테라조는 키엘신세계백화점 매장 인테리어 자재로 활용됐다. 또 삼표그룹과의 협력으로 폐플라스틱을 섞은 UHPC라는 새로운 소재의콘크리트를 만들었고 이 소재로 업사이클링 벤치를 제작했다. 폐플라스틱 조각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새로운 관점의 업사이클링이다.

벤치는 누구나 쉬었다 갈 수 있다. 누군가에게는 휴식의 공간이며, 누군가에게는 만남의 장이 되기도 한다. 그만큼벤치는 공공장소에서 다양한 역할을 담당한다. 아모레퍼시픽과 같이 단순한 재정 기부 혹은 분리수거가 아니라 환경에 대한 영향을 고려해 전에 없던 소재를 개발하고, 그 결과물을 공공재로 기부하는 것은 그 기업만이 사회에 줄 수 있는 가치다.
현재 이 벤치는 서울 종로구 창덕공원 및 충남 태안 천리포수목원에서 찾아볼 수 있다.

20분이면 오를 수 있는 소래산 정상에 임시 설치된 곰표 플로깅 하우스가 오픈하자마자, 1시간 만에 준비한 굿즈는 품절됐고 등산로에 보이던 쓰레기도 모두 사라졌다. MZ세대에 퍼진 등산 문화와 화제성 있는 ‘곰표 굿즈‘라는 아이템이 한몫한 것이다. 특이하게도 이 행사는 사전 홍보를 통해 참가자를 모으지 않았다. 행사 당일 설치된 부스 앞을 지나던 소래산 등산객을 대상으로 벌인 이벤트였다. 이전까지 플로깅행사는 주로 시내 혹은 강변에서 이뤄진 반면, 곰표의 캠페인이 SNS에서 핫했던 이유는 바로 ‘자연스러움‘ 때문이었다."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고, 불필요한 공정을 없애는 등 기업 차원의 임팩트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거기에 더해서시민이 진심으로 공감하고,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활동들을 제시할 때 기업의 공적 가치는 더욱 커질 것이다.
지금까지 기업의 사회 공헌 활동은 눈에 보이지 않는것이 많았다. 단순 기부 혹은 일부 집단을 위한 좁은 지원이대부분이라 기업이 어떤 활동을 하는지 알기란 쉽지 않았다.

표시가 455개가 들어 있는데, 일곱 장에 800원이에요. 800원으로 서울 시민 1000만 명이 편리해진다니… 참 괜찮지 않나요?" 이민호 씨가 붙여 놓은 화살표 스티커 덕에 스마트폰을사용하지 않는 사람들도 버스 방향을 파악할 수 있었고, 이후서울시가 노선도 디자인을 개선하는 계기가 됐다. 33한 명이 시민이 도시민 전체의 삶에 변화를 일으키기도

고한마을 주민들은 함께 움직이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지저분한 도로와 골목길을 청소하자 거리가 조금씩 밝아졌고, 주민들의 인식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자진해서 자기 집 앞을 청소하고, 직접 가꾼 꽃 화분으로 단장했다. 폐허가 되어가던 고한 18리 산골 마을에서, 주민의 참여로 불과 1~2년 새탄생한 예쁜 호텔이 바로 지금의 마을호텔18번가다.

마을호텔18번가는 골목 상점들을 하나로 모아 호텔처럼 운영한다. 민박집은 호텔의 객실이 되고, 중국집은 호텔의식당, 마을 회관은 작은 컨벤션 센터가 됐다. 수직으로 높은호텔이 아니라 일명 ‘누워 있는‘ 호텔이다. 높다란 건축물을새로 짓거나 없던 가게를 창업한 것이 아니라, 마을에서 영업

신호를 기다리는 장수의자경기 남양주경찰서 교통관리계장이었던 유창훈 경찰은 횡단보도에서 어르신들의 사고가 유난히 자주 발생하는 이유가궁금했다. 관찰 결과, 어르신들이 서서 신호를 기다리다가 무릎이 아파 그 고통을 참지 못하게 되면 무단 횡단을 한다는것을 알게 됐다. 그는 신호를 기다리는 시간 동안 사람들이 앉을 수 있으면서도 평상시 다른 시민들의 통행에 방해되지 않는 간단한 접이식 의자를 스스로 스케치했다. 이후 의자를 제작할 수 있는 공장을 직접 수소문한 결과 창대시스템이라는회사를 알게 됐다. 그는 회사에 개발 비용은 지불하기 어려우나 특허권을 제공할 시 제작이 가능한지 문의했고, 창대시스템은 이를 수락했다. 완성품이 만들어지는 데까진 약 5개월이 걸렸다. 어르신들이 안전하게 오래 사시길 바라는 마음을담아 ‘장수의자‘라 이름을 지었다.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그들은 마르세유의 사거리는 상업 시설 말고는 쉴 곳이 없고 식물이 적어 삭막하다는점을 발견했다. 이를 해결하고자 만든 것이 바로 시민들이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상징 조형물인 스트리트 코너Street Corner다.
각기 다른 높이로 쌓은 노란색 큐브들 사이에 나무를 배치하고, 그 옆에 사람들이 앉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설치를진행하는 동안에도 지나가던 몇몇 시민들은 그 위에 앉아 한참을 쉬기도 했다.
많은 사람들의 쉼터가 된 스트리트 코너는 비엔날레 기간 동안의 임시 상징물로 시작됐으나, 비엔날레가 종료한 이후 마르세유 현대 미술 담당 부서에 기증돼 그 공간에 영구적으로 남게 됐다. 도심 속 사용되지 않던 작은 공간에 숨을 불어넣고, 새로운 풍경을 선사함으로써 시민들과 함께하는 배

싱가포르에서도 지난 2017년 바닥 신호등을 도입했고, 우리나라 또한 2018년시범 운영을 거쳐 전국에 바닥 LED 신호등을 설치하고 있다.
바닥 신호등은 스몸비족에게 보다 명확히 신호를 알릴 뿐만아니라, 일반 보행자들 입장에서 반대편에 위치한 신호등이커다란 물체에 가려져 보기 어려운 경우에도 유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운전자 입장에서도 비가 오거나 어두운 날,
차도와 횡단보도를 명확히 구별하게 해준다는 장점이 있다.
한국교통안전공단 조사에 따르면 2018년 서울 용인, 수원 등6개 지역에 바닥형 신호등을 설치한 이후 교통 신호 준수율은 90퍼센트대로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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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만 5천 6백 분의 소중한 순간들52만 5천 6백 분1년의 가치를 어떻게 잴 수 있을까요?
- 뮤지컬 <렌트>, ‘Seasons of Love‘ 가사 중에서 -

"호영, 어떤 배우가 되고 싶어?"
<킹키부츠> 공연을 할 때 어느 날 정성화 형이 나에게 물었다. 형의 질문에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형, 나는 그냥 내가 교차로에 서 있는 사람 같아요. 뮤지컬, 드라마, 영화, 예능, 홈쇼핑, 사업··· 수많은 갈림길 앞에 서 있는 것 같달까요? 좋은 엔진으로무장한 사람들이 각자 자기 길을 찾아서 쌩쌩 전속력으로 흩어져 가는데 난모르겠더라고. 매일의 선택이 달라. 오늘은 이 길, 내일은 저 길."

아주 어릴 적, 아득한 그 시절부터뭔가 될 거라고, 되고 말 거라고 생각했다. TV에 나갈 거야, 예쁜 옷을입는 사람이 될 거야, 사람들이 모두 나를 바라보게 할 거야. 그렇게연극학과에 들어가고 뮤지컬 배우가 되고 어린 시절의 꿈이 이루어졌을 즈음엔 다른 꿈을 그렸다. 내 끼를 발산하고 나를 표현할 수 있다면 드라마, 영화, 예능, 홈쇼핑, 트로트… 장르 불문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그 덕에 삶은 항상 총천연색이었다. 그런 내 곁엔 "너는 무조건잘될 거야, 너니까 반드시 해낼 거야, 너는 슈퍼스타야"라고 말해주는엄마가 있었다. 엄마 덕에 세상 누구보다 삶이 선명한 채도와 명도를가지게 됐다.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나의 엄마, 다이애나 김 여사님께 제일 먼저 깊은 감사 인사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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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그가 여러 번 독일을 방문하면서 둘러본 놀이터 중에 베를린 놀이터도 포함돼 있다.
편해문의 책에 소개된 베를린 놀이터에는 여러 특징이 있다.
첫째, 다양성이다. 우리나라처럼 미끄럼틀, 그네, 시소로 구성되는 3종 세트가 어디를 가나 똑같이 설치돼 있지 않다. 둘째,
아이들은 컴컴해질 때까지 그곳에서 논다. 셋째, 놀이터를 구성하는 재질 가운데 나무가 압도적으로 많다.

사실, 오늘날 모든 매력적인 공간들은 자본에 의해 소유·관리되면서, 전 세계로부터 관광객을 끌어온다. 집합적상징 자본은 오버 투어리즘을 낳고, 이것은 다시 도시의 사회적 구조를 망가뜨린다. 도시의 사회적 구조라는 건 뭘까? 포르투갈의 리스본(리스보아)에는 관광객이라면 누구나 한 번씩은 타보는 산타 주스타 엘리베이터라는 게 있다. 관광객들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언덕 위로 올라가 도시를 조망한다. 이엘리베이터는 원래 20세기 초에 지어진 윗동네 주민들을 위한 공공시설이었는데, 관광객들이 몰리면서 이제는 최소한30분을 기다리지 않으면 탈 수 없을 정도로 인기 있는 관광시설로 변했다. 관광객으로 인해 옆집에 놀러 가거나 일하러가는 주민들의 일상은 현저히 불편해졌다. 또한 주민들은 더복잡한 지하철과 노면 전차에 시달려야 한다. 관광객에게 내어 준 임대 아파트로 인해 현지 주민이 살 집은 점점 줄어들고 그에 따라 주거비가 상승한다. 유럽의 서쪽 끝 리스본은 두번의 세계 대전도 피해 간, 1755년의 대지진 이후 새롭게 건설돼 오랫동안 그 모습을 유지해 온 낡은 도시다. 1930년대에 다니던 노면 전차가 지금도 땡땡거리며 골목을 달리고, 여기저기 무너져 가는 집들이 즐비한 곳이다. 인구 50만 명의이 도시에서 주민들은 자기네 방식대로 살아왔다. 그러나 이제는 한 해에 600만 명에 달하는 관광객이 찾아와 주민들의

도시의 매력, 저주인가 축복인가?
"저주인가 아니면 축복인가?" 분명한 것은 도시 정치와 도시법이 작동하지 않으면, 관광객을 불러 모으는 장소의 특별한탁월성은 결코 축복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살고 싶은 도시는 순식간에 자본이 사고 싶은 도시로 변해 버린다. ‘에어비앤비‘를 규제하지 않아 주민들이 살아야 할 공간을 초단기 임차인인 관광객이 들어가 사는 일이 일상이 될 때 원주민에게이것은 저주가 된다. 몰려오는 관광객 앞에서 입을 다물지 못하는 자본의 탐욕에 아무런 법적·제도적 족쇄를 채우지 못하면 이것은 매력적인 도시의 비극이 될 수밖에 없다. 실효성 논란에도 불구하고 베를린을 위시해 유럽의 여러 도시가 에어비앤비를 규제하는 법률을 서둘러 마련한 것은 매력적인 도시들이 직면한 비극을 막기 위해서다. 2023년에는 피렌체가이 대열에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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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더 보이의 내부 시사를 마치고 가까운 영화 관계자 중 한 분이 그런 말씀을 하셨다. 부모가 된 후로는 아이에게 무슨 일이 생기는**********영화를 못 본다고. 더 보이는 슈퍼맨처럼 외계에서 온 아기가 훗날 자길 사랑으로 키워준 양부모를 살해하고 지구를 위협하는 최악의 빌런이 되는 판타지 공포 영화다. 그러니 편한 마음으로 볼수 있을 리가 나는 이제 아이가 막 태어나려 하는 참이어서 그때까진 부모가 된다는 게 어떤 느낌인지 정확히 알 수 없었다. ‘아무리 그래도 그게 영화 감상에까지 심각한 지장을 준다고?‘ 이때는몰랐다. 내가 얼마나 눈물이 많은지.
아이가 생긴 후로 그 관계자의 말이 과장이 아님을 절실히 알게 됐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아이가 납치당하거나 죽거나사라지거나, 심지어 다치는 장면이 나와도 여지없이 펑펑 운다.
만듦새가 엉망진창인 영화를 봐도 그렇다. 전처럼 팔짱 끼고 앉아서 "아... 저 신파"라고 할 수가 없다는 거다.

농담 같겠지만 당신도 아이가 생기면 이 글이 생각날 거다. 그땐 일산 한구석에서 어떤 중년의 아저씨가 ‘추리닝‘ 바람에 헤드폰을 끼고 컴퓨터 앞에 앉아, 주먹을 입에 물고 꺽꺽 울고 있는 모습을 상상하며 위안삼기를아... 이제 나는 아이가 어떻게 되는 영화를 보지 못하는 몸이되었습니다.

감상한 영화의 편수를 늘리는 것은 겉멋 부릴 수 있다는 것말고는 내게 도움되는 게 하나도 없었다. 아무래도 공부처럼 접근하는 건 체질상 안 맞는 모양이다. 전문가가 아닌 이상, 덕질의 영역에서 그 분야에 해박해져야 하는데 즐겁지 않으면 이미 덕질이아니다. 이렇게 생각하고 나니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다. 내 분야에서만 해박하면 돼. 모르는 건 모르는 거다. 그런데 아, 생각해보니 아직도 E.T.를 못 봤네….

과민성 이죽거림과 비아냥을 습관처럼 손가락과 입에 달고 살고, 남을 모욕하거나 상처를 주려 할 때 언어를 실체가 있는 무기처럼 점점 구체화하여 사용한다. 우린 갈수록 잔인해지고 과격해진다. 아니다, 그것만도 못하게 갈수록 비열하고 저열해진다. 우린 어쩌다 이렇게 후진 사람이 되어가는 걸까.

고골이 주콥스키에게 보낸 서한에는 이런 말도 있다.
"좋은 번역은 완벽하게 투명한 유리 같아야 한다는 통념이있지만, 진정 훌륭한 번역은 현실의 거울처럼 작은 얼룩들과결함들이 있는 번역이다."

"친구랑 또 보려는데 이 영화 내일도 해요?"
그 말 한마디가 얼마나 좋던지 불쑥 끼어들어 내일 표를 예매해드리고 싶었다. (오지랖 같아 나서진 못했다.) 영화를 정말 좋게보셨나보다. 연세가 있는 관객의 말이라 더 그랬을까, 내가 이 영화에 투자한 사람도 아니고 이 영화를 제작한 사람도 아닌데 작품을 좋게 봐주는 관객을 만나니 너무 감사하고 뭔가 벅차기까지했다. 객석 뒤편에 앉아 관객들의 웃음소릴 듣는 것과는 또다른뭉클함이었다.

영화 번역가로서 가장 기분좋은 순간은 "내가 번역한 영화를관객들이 저렇게나 좋아해줄 때가 아니라 "관객들이 저렇게나좋아해주는 영화를 내가 번역했을 때다. 얼핏 같은 말 같지만 그렇지 않다. 관객들이 저렇게나 좋아해주는 영화를 내 품에 안을수 있었던 행운 내 손으로 고이 보듬어 내놓을 수 있었던 행운.
그 모든 건 행운이다. 나중에야 알았지만 그때 그 할머니 관객의말을 듣고 느낀 감정의 정체는 감사함이었다. 그 우연한 행운에대한 감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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