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여기저기에 돈을 쓰는 것이 자유라고 생각했지만, 실은 필요한 것에 필요한 만큼 돈을 쓰는 것이자유임을 깨달았다. 나에게 맞지 않는 방법은 빠르게 중단하고, 나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 관리하기에도 편하다. 그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던 건 선저축의 불편함을 내 방식대로 개선해 나간 덕분이다.

0원 데이란 말 그대로 돈을 쓰지 않고 하루를 보내는것을 말한다. 평범한 하루를 지내다 보면 무의식적으로돈을 여기저기 쓰게 된다는 것을 나는 0원 데이를 실행해 보고 나서 알았다. 평범한 생활에서는 소비가 당연한일이지만, 이 ‘당연함‘에 휘둘리면 지출이 증가해 가진돈이 순식간에 줄어든다.
"오늘 하루 정도는 돈을 쓰지 말고 지내자"라고 0원데이를 정하면 낭비가 줄거나 쓸데없는 행동을 하지 않아 하루가 충실해진다. 가제타미 라디오의 구독자에게

하지만 나는 줄이기보다 철저히 늘리지 않아야 정리되고, 그에 따라 물건도 자연스럽게 필요한 것만 수중에남는 상태가 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늘리지 않기 위해 유의할 점은 무엇일까?
뭐든 바로 사지 않고, 가진 것으로 지내면 된다. 갖고싶은 것이 있어도 우선은 주변에 있는 물건으로 대신해보고, 꼭 필요하다면 구매한다. 잠시라도 일단 멈추는습관을 들이는 것이다.

내가 집착을 내려놓을 때 유의하는 점은 일단 하고 싶고,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다. 나는 읽고 싶은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듣거나 산책할 때가 많다. 이렇게 좋아하는일을 한 후에는 충전이 된 것처럼 기운이 난다.
이렇게 내면이 채워져 있으면 그 덕분인지 집착하는마음이 줄어들어 내려놓기가 쉬워진다. 집착하는 대상에 집착하고 있을 때일수록 자신이 원래 좋아하던 일이나 만족하는 부분을 완전히 잊고 있는 경우가 많다. 집착이 계속되면 점점 상황이 나빠지는 선택지를 고르게되어 그것이 문제를 만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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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인 프리덴슈라이히 훈데르트바서는 언젠가 "직선에는 하느님이 없다고 했다. 이것은 곧은 선밖에 알지 못하는 영혼, 구원받지 못한 완고한 영혼을 빗댄 말이다. 많은 것이 이상적이지않다. 나의 외모, 마음결, 한 걸음 한 걸음 더듬듯이 나아가는 삶,
불완전한 인간관계, 불확실한 진로. 거기 어느 곳에 작도된 것 같은 직선이 있는가? 하느님 없이 곧게 뻗은 섬유결, 완벽한 작도.
그것은 창조에 반하는 환상이다!
우리가 사는 시간, 우리가 가진 가능성, 우리가 경험하는 상황... 이 모든 것은 천천히 구불구불 나아간다. 구부러진 섬유결을가지고 있다. 직선을 긋듯이 똑바로, 쉽게, 직통으로, 똑떨어지게하려는 마음은 하느님의 지혜와 마찰을 빚는다.

우상이란 무릇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 데 수단으로 주어진 것들이 오히려 우리를 지배하고, 우리의 삶 전체를 그 영향 가운데 복종시킨다. 그런 역학이 모든 우상에 내재되어 있다. 그것들은 우선 우리를 유혹하고, 다음으로 우리를 단단히 얽어맨다. 그래서우리는 성장의 방법에 대해 늘 깨어 주의해야 한다. 잘못된 성장,
‘불의한 성장‘에 대해 그냥 눈 감고 있어서는 안 된다. 성장을 확장과 혼동해서는 안 된다! 반대다.

악성 종양의 본질도 성장이다. 오로지 커지려고만 하는 병적인성장이다. 모든 성장이 생명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성장 위주 시스템의 암덩어리로 고통받고 있다. 많은 거래체계와증권시장은 전이된 암덩어리와 같다. 우리는 두려움과 탐욕으로그 불어나는 덩어리를 먹인다. (두려움과 탐욕은 신앙의 두 가지 굵직한 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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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도 좋았지만, 지금도 좋아! - 돌아온 바람의 딸 한비야의 떠나며, 배우며, 나누는 삶에 대하여
한비야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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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원고를 마무리하면서 결정적으로 중요한 한 가지를 깨달았다. 30, 40, 50대, 버거운 목표를 향해 치열하게 살때도 좋았지만, 지금처럼 만만한 목표를 향해 느슨하게 사는 것도 못지않게 좋다는 것을. 한여름의 땡볕은 땡볕대로좋고, 늦가을의 노을은 또 그래서 좋은 것처럼 말이다. 덕분에 최종 제목을 이렇게 정했다.
그때도 좋았지만, 지금도 좋아!

"경주마는 눈가리개를 쓰고 앞만 보고 달리도록 훈련받아서, 천천히 걷거나 주변을 살펴본 적이 없어요. 또 옆에 다른 말이 있으면 무조건 앞서려 하고 장애물 앞에서는 크게당황하죠. 게다가 다리는 전력 질주용 근육으로 길러져서느릿한 동작 자체가 어려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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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 - 제172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스즈키 유이 지음, 이지수 옮김 / 리프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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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다양성. 그것은 세계의 복잡성과 직결된다.
이 복잡성을 풍요로움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난해함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다. 풍요로움으로 받아들이는 사람 가운데는 그것을 확장하려 하는 사람도 있고 자기네를 위해서만 남겨두려는사람도 있다. 난해함으로 받아들이는 사람 가운데는그것을 이해하려는 사람도 있고 거부하는 사람도 있다. 이처럼 그 대처법부터가 다양하고 복잡하다. 복잡함은 결코 혼돈을 뜻하지 않는다. 그러나 현대의정보 사회는 혼돈으로 오인할 수밖에 없는 엄청난속도로 움직이고 있으며, 모든 것이 한꺼번에 곧바로 들이닥친다. 그것은 대체로 한 개인의 수용력을 넘어선다

이렇게 시작하는 이 책에는 괴테가 남긴 두 가지 경구가중요한 키워드로 등장한다.
세계는 죽이나 잼으로 이루어져 있지 않다.
딱딱한음식을 씹어야 한다. (격언풍으로) 에서
세계는 말하자면 안초비 샐러드다.
모든 것을 하나로 뒤섞어 먹어야 한다.
-「비유적 및 경구풍으로」에서

도이치는 이 서로 다른 두 세계관을 각각 ‘잼적 세계‘ ‘샐러드적 세계‘라고 이름 붙였다. 그의 말에 따르면 잼적 세계란 모든 것이 하나로 녹아든 상태, 샐러드적 세계란 사물이 개별적구체성을 유지한 채 하나의 유기체를 이루는 상태를 가리킨다.
이러한 세계관의 유형으로 미국 사회의 ‘용광로‘와 ‘샐러드볼‘,
일본의 ‘어우러짐과 서양의 ‘전일성‘을 서술한 뒤, 주로 괴테문학작품 및 색채론』, 세계문학 이론 등을 인용하며 괴테의 흔들리는 세계관을 탐구해 나간다.

흔들리는 세계관을 탐구해 나간다. 결론에 이르러서는 파우스트」에서 메피스토펠레스의 대사 "자, 들어보시오. 나는 수천년 동안이나 이 세계라는 딱딱한 음식을 씹어왔지만/요람에서 무덤까지의 여정 중 / 이 오래된 빵효모를 소화한 자는 여태까지 한 명도 없었습니다./ 거짓말할 리가 있겠습니까? 이우주라는 진수성찬을 소화할 수 있는 건 / 오직 신뿐입니다"(1776-1781)를 인용하며, 괴테는 인간이 그 한계로 인해 세계를 샐러드적으로 이해하고 구성하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잼적 세계의 이해를 신에게 맡겼다고 했다. 마지막은 "어쩌면 그이상은 시적 차원의 틈새에서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라고 마무리했다.

잼적 세계와 샐러드적 세계. 도이치는 이 키워드를 지난스무 해 동안 발전시켜 왔다. 단지 책만 쓴 것이 아니라, 고작문학 연구자가 끼어들 데가 아니라는 말을 들을까 봐 우려하면서도 국제 정세나 문화 문제에 대해 사회학자, 철학자와 대담도 활발히 나누었다. 다행히 사람들이 대부분 ‘히로바 도이치‘
하면 ‘잼과 샐러드‘라고 기억해 줘서 이야기가 순조롭게 풀릴때가 많았다. 도이치가 가장 빈번하게 미디어에 얼굴을 내밀던시기에는 "잼이 아니라 샐러드를!" 하고 주장하는 그를 국민 애

"Die Liebe verwirrt nicht alles, sondern vermischt es.
도이치는 눈앞에 있는 괴테의 명언을 독일어로 직역해 시험 삼아 소리 내어 읽어봤다. 그러자 갑자기 그 문장이 괴테스럽지않게 느껴져서 놀랐다. 하지만 이것이 정말 괴테가 한 말이라면, 18, 19세기 독일어를 언젠가 누군가가 영어로 번역했고 또그것을 현대의 일본인이 독일어로 바꾼 셈이니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사랑은 모든 것을 혼동시키지 않고 혼연일체로 만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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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의 비행
헬렌 맥도널드 지음, 주민아 옮김 / 판미동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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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그랬다. 모름지기 작가라면 작품 전반을 흐르는 주제가있어야 하는 법이라고! 사랑이니, 죽음이니, 배신이니, 희망이니, 고향이니, 망명이니 하는 것들 말이다. 가만 생각해 보니 내 주제는 사랑이다. 우리를 둘러싼 모든 빛나는 존재에 대한 사랑이다.

서로간의 차이를 알아차리고 인정하면서 서로 보살피고 사랑하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 지금 당신의 눈이 아닌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려고 시도하는 것, 당신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 유일한 방법이아니라는 점을 이해하는 것, 당신과 다른 대상을 사랑한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 생각해 보는 것, 그리고 온 세상의 생명체와 사물의 복잡 미묘한 세상 속에서 즐겁게 살아가는 것은 오늘날 역사적 순간속에서 나에게 가장 심대하게 다가오는 문제들이다. 무엇보다 이 책이 내가 생각하는 그런 심대한 문제들을 이야기하는 글이 되기를바란다.

철새는 깃털에서 분비하는 기름이 적어 바다 위에 떠 있는 경우도별로 없고, 별빛을 보고 이동 경로를 정하고, 날아가는 무게를 줄이기 위해 뼛속이 비어 있다. 이런 일련의 작용으로 그려 낸 하늘의도를 따라 철새는 눈의 수용세포 안에서 일어나는 양자얽힘을 탐지하여 지구의 자기장을 시각화함으로써 길을 찾고 비행한다. 과학은나에게 이런 것들을 가르쳐 주었다. 과학이 하는 이 역할을 문학이조금 더 해주었으면 좋겠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이 비단 우리 인간만이 관련된 세상이 아님을, 인간이 그 세상에 소속된 유일한 구성원이 아님을 문학이 나서서 보여 주었으면 좋겠다. 지금까지는 충분히 그러지 못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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