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마지막에 원작자폴볼스(Paul Bowles)가 등장해나지막이 이런 말을 합니다.
"인간은 자신의 죽음을 예측하지 못하고, 인생을 마르지않는 샘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세상 모든 일은 고작 몇 차례 일어날까 말까다. 자신의 삶을 좌우했다고 생각할 정도로소중한 어린 시절의 기억조차 앞으로 몇 번이나 더 떠올릴수 있을지 모른다. 많아야 네다섯 번 정도겠지. 앞으로 몇 번이나 더 보름달을 바라볼 수 있을까? 기껏해야 스무 번 정도아닐까. 그러나 사람들은 기회가 무한하다고 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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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와 장자에 기대어 - 최진석의 자전적 철학 이야기
최진석 지음 / 북루덴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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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은 판에 박힌 되풀이와 놀라움이라는 이중구조를 취한다.‘
‘시간은 희한한 우군이 되었다. 우리를 죽이지 않고 떠받친다… 과수원 같기도 하고 사막 같기도하다.‘
‘생이 짧으면 치열하게 살 이유가 생긴다… 이것이카운트다운의 이점이다.‘

50이라는 좌표는 하나의 이정표예요. 은총과 붕괴사이에서 파도를 타는 나이죠. 더 높은 것을 꿈꾸고, 더 멀리 뛸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건강한 상태지만, 노화의 첫 징후도 나타나죠. 더는 젊지도, 그렇다고 엄청나게 늙지도 않은 무중력의 ‘정지상태‘를 경험하게 됩니다.
특이한 건 50세가 되면 인생이 정말 짧아지기 시작합니다.
오십이 넘었다면 당신은 이미 사랑, 가족, 직업 등에서 많은의무를 치뤘고 시니어로 불릴 겁니다. 그때 이런 의문이 고개를 들어요. 앞으로 내가 무엇을 더 바랄 수 있을까, 여전히또 다른 변화를 꿈꿀 수 있을까.
다행히 50 이후에도 좋은 삶을 살 수 있는 30여 년이 더 있습니다. 남은 시간을 얼마나 잘 사용할까? 그것은 각자에게 위대한 과제고, 그래서 우리는 단지 늙어가는 것만으로자기 인생의 철학자가 되죠. 적어도 50년은 지나야 되어야 했던 모습‘에서 벗어나 홀가분한 생이 자기 앞에 펼쳐집니다.

‘노년‘이라는 주제 자체가 대단한 힘과 매력을갖고 있어요. 중요한 건 내가 어떤 단어를 첫 번째로 쓸 것인가였어요. ‘포기를 포기하라!‘ 첫 단어를 골라서 쓰는 그 순간, 글 전체의 톤이 정해지죠. ‘늙음‘을 보는 시선이 서정적일지, 논쟁적일지, 그 사이 어디쯤일지. 좋은 아이디어란 마치 식탁보의 실과 같아요. 실 하나를 당기면 식탁보 전체의올이 풀리죠.

‘우리는 상처받았지만 충만했고, 악몽을 관통했고 보물을 받았다. 당연히 받았어야 하는 것은 하나도 없었다, 이터무니없는 은총이 감사하다...‘ 엔딩 문장이 감동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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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말리게 시끄럽고, 참을 수 없이 웃긴 철학책 - 혼란스러운 세상에서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법
스콧 허쇼비츠 지음, 안진이 옮김 / 어크로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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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우던 고양이 플러피에게 벼룩이 생겼는데, 만 네 살이었던 딸 세라가 플러피에게 어떻게 벼룩이 생겼느냐고 물었다. "
"벼룩이 다른 고양이의 몸에 붙어 있다가 펄쩍 뛰어서 플러피에게 왔을 거야." 매슈스가 대답했다.
"그 고양이한테는 어떻게 벼룩이 생겼는데?" 세라가 물었다.
"또 다른 고양이한테서 왔겠지." 매슈스가 대답했다.
"그런데 아빠." 세라가 자기주장을 펼쳤다. "계속 그런 식으로 대답할 수는 없어. 끝없이 계속되는 건 숫자밖에 없단 말이야!"
당시 매슈스는 신의 존재를 증명하기 위한 우주론적 논증cosmolog-ical argument에 관한 강의를 하고 있었다. 우주론적 논증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중에는 아주 복잡한 것도 있다. 하지만 기본 구조는간단하다. 모든 사건에는 원인이 있다. 하지만 그 인과관계를 끝없이 거슬러 올라갈 수는 없다. 따라서 ‘제일 원인 first cause‘은 반드시 있어야 하며, 그 제일 원인에는 어떤 원인도 없다. 어떤 사람들은 그 제일 원인이 신이라고 주장한다. 그중 가장 유명한 사람이 토마스 아퀴나스였다.

철학자는 "그런데 시간이란 무엇일까?"라고 묻는다. 다른 어른들은 별생각 없이 자신은 그런 걸 궁금해할 시기가 한참 지났다고 단정한다. 다른 어른들은 이번 주에 장을 보러 가거나 신문을 사러 갈 시간이 있는지는 궁금해할지도 모른다. 그들은 지금 몇 시인지를 알고 싶어 하지만
"시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질 생각은 안 한다. 성 아우구스티누스는 이 점을 멋지게 표현했다. "그렇다면 시간이란 무엇인가? 아무도 나에게 그걸 묻지 않을 때는 나는 그걸 안다. 그런데 누군가가 그 질문을 해서 내가 설명하려고 하면 말문이 막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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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삶의 목적은 무엇일까?
내가 별이 되는 것이다.
이 순간의 삶 속에서 내가 영원을 경험하는 것,
이것이 삶의 목적이다.

우리 삶의 목적은 무엇일까? 내가 별이 되는 것이다. 이 순간의삶 속에서 내가 영원을 경험하는 것, 이것이 삶의 목적이다. 그런데한번 삶이 시작되면 눈앞이 온갖 목표들로 가득 채워지고 그것이목적을 넘어서게 되어 정작 목표를 지배하는 목적을 잃어버린다.
나에게 별은 무엇일까? 목적을 잃지 않게 해주는 힘이다. 내가 좋은대학에 들어가고 좋은 직장에 들어가고 승진하고・・・・・……. 이것이 목적일까? 그것은 목표이다. 자유로워지는 것! 깨닫는 것! 자존감을 잃지 않는 것! 자부심을 잃지 않는 것! 이것이 목적이다. 윤동주 시인은 「서시」에서 이렇게 말한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 하는 거지,
"모든 죽어가는 것을 가지고 별을 흔들지 않겠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목적을 가지고 목표를 지배하는 거지, 목표로 목적을 흔들지않겠다는 의지를 읽을 수 있다. 방송의 목적으로 시청률을 지배해야지 시청률로 방송의 목적을 흔들어서는 안 된다.

굳어져가는 나의 반짝거림을 잃지 않기 위해 필요한 중간고리가있다. ‘반성‘이다. 어떤 가치도 지속적인 반성이 따르지 않으면 완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 별똥별보다 더 짧은 순간을 사는 인간이 영원한 별을 경험하기 위해서는 나 자신에 대한 부정, 반성, 의심이 필요하다. 왜 그럴까? 영원을 경험하기 위해서이다. 그리고 영원을 경험해서 내가 영원한 존재로 등극하기 위해서이다. 이것이 나의 ‘별 헤는 마음‘이다.

인간은 패배할 수 없게 태어났다. 패배하면 안 되는 존재로 태어났다.
파멸은 기능과 목표의 좌절에서 온다. 목적, 즉 별을 잃는 것을 패배라고 한다. 산티아고는 이렇게도 말한다.
파멸할지언정 패배하지 않겠다.
산티아고는 별처럼 살고자 했다. 산티아고는 혼잣말을 한다.
자네는 단지 살기 위해 그리고 먹거리로 팔기 위해 물고기를 죽였던 것은 아니잖아.
여기서 ‘자네‘는 산티아고 자신이다. 84일 만에 잡은 청새치는 산티아고에게 어부로서 자부심이었다.

별처럼・・・・・・자부심이 있는 별 같은 존재들은 무엇을 하든지 멋지다. 무엇을 하든지 당당하다. 왜냐하면 자부심으로 뭉쳐 있기 때문이다. 그는 반짝반짝 빛나는 별이기 때문에, 당당하고 두려움도 없다. 자부심 있는 두 별은 산티아고와 청새치이다. 산티아고와 청새치의 사투는자부심으로 가득한 두 별의 교류였으며 어느 한쪽이 다른 한쪽을기능적으로 제거하려는 목표가 아니었다. 왜 그럴까? 청새치는 산티아고에게 하나의 자부심이자 자기가 별처럼 존재하는 한 형식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어 떼가 달려들어서 자신이 죽을 수 있는상황에도 청새치를 끝까지 지켰다.
시인 윤동주도 삶의 자부심과 삶의 존엄을 늘 의식하고 있었다.
시인은 「서시」에서 그것을 노래했다. 윤동주 시인은 별을 노래하는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하는 열망에 휩싸여 있었다. 시인은 바랐고 기대했다. 그런데 최근에 그것을 기대와 바람으로만남기지 않고 당장에 실현하고자 하는 시인이 나타났다. 정양주 시인의 별을 보러 강으로 갔다는 시다.
이팝나무 꽃을 올려다보다 은하수가 그리웠다피아골 물보라는 하늘 올려다보며 흐르고

분명한 사람에게는 작은 결정일 수 있다. ‘별처럼 산다‘고 하는 것은 내가 원하는 삶을 살면서 ‘내가 나로 빛난다‘는 뜻이다. 내가 나로 빛나면 유한한 시간 속에서 무한을 경험하게 된다. 그렇게 할 수있는 가장 큰 힘은 ‘원하는 것‘이다. 내가 교수 생활을 하면서 가장놀랍고 슬픈 일은 청춘들이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른다는 것이었다. 그보다 더 놀랍고 슬펐던 일은 그들이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자신에게 묻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자기가 무엇을 원하는지는자기가 확인해야 한다. 원하는 것이 없는 삶은 빛날 수 없다. 원해야 한다!
나는 ‘원하는 사람‘이다.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가 분명하다. 그런데 어느 순간, 내게서 ‘나에게만 있는 비린내가 약해지는 느낌을받았다. 모든 생선에는 그 생선만이 가지고 있는 비린내가 있다. 내게도 나의 비린내가 있었다. 언제인지 모르지만 그 비린내가 약해지는 것을 느꼈다. 내가 ‘나‘라기보다는 ‘우리‘ 속의 한 명으로 용해되어가는 것 같았다. 나는 그것을 위기라 생각했다. 내 비린내를 회복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나를 극단으로 몰고 갈 수밖에 없었다.
내게는 하나의 염원이 있다. 우리 모두가 자기 안에서 별을 경험하고 그리고 내가 별이 되는 삶을 원하자는 것이다. 이제 다른 별이빛나는 모습에 박수 치는 것에 만족하지 말고 내가 별이 되어 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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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대화 - 인생의 언어를 찾아서
김지수 지음 / 생각의힘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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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 선한 사람이 이긴다는것, 믿으세요

하늘의 별의 위치가 불가사의하게질서정연하듯,
여러분의 마음의 별인 도덕률도 몸 안에서 그렇다는 걸 잊지 마세요. ‘인간이 선하다는 것‘을 믿으세요. 그 마음을 나누어 가지며 여러분과 작별합니다.

육체에서 물기가 빠져나갈수록 그는 마치 물 만난 물고기처럼 펄떡거리며 생생하게 죽음을 헤엄쳐 다녔다. 일상에서 느끼는 죽음의 불안, 그것은주머니에 깨진 유리 조각을 넣고 다니는 것과 같다거나, 죽음은 있던 곳으로의 귀가라는 점에서 신나게 놀고 있는데 어머니가 ‘그만 놀고 들어오라‘시는 소리와 같다고도 했다. 그럼에도 ‘죽음은 동물원 철창을 나온 호랑이가 내게 덤벼드는 기분‘이라는 말로 척추 신경으로 죄어오는 공포도 숨기지 않았다

죽음이 뭔가? 컵이 깨지는 거예요. 유리그릇이 깨지고 도자기가 깨지듯 내 몸이 깨지는 거죠. 그러면 담겨 있던 내 욕망도 감정도 쏟아져요. 출세하고 싶고 유명해지고 싶고 돈 벌고 싶은 그 마음도 사라져 안 사라지는 건? 원래 컵 안에 있었던 공간이에요. 비어있던 컵의 공간. 그게 은하수까지 닿는 스피릿, 영성이에요.

오늘날 청년의 언어가 나에게는 새로운 생각을 던져줍니다.
요즘 ‘멍때린다‘라고 하지요? 과거에 나는 청중들이 내 앞에서 ‘멍때리면‘ 신이 나서 강연을 했어요. 완전히 내 말에 흡수된 상태거든. 멍한 상태가 뭐예요? 서양에서는 엑스터시,
황홀경이죠. 그런데 요즘의 멍때린다는 아무것도 생각하지않은 판단 중지 상태예요. 정보가 쏟아져 들어오니 생각을멈추기 위해, 자기방어 기제로 쓰는 게 요즘의 ‘멍때리기‘야.
자기만의 진공 상태를 만드는 거죠.

말이 글보다 중요한가요?
말이 우선이에요. 글 쓰는 사람도 말을 떠나 존재할 수 없어요. 김소월 시인의 유명한 시가 있잖아. ‘그립다/ 말을 할까/하니 그리워‘ 감정도 말로 표현해야 감정으로 나오는 거예요. 소리 지르면 나도 모르게 흥분하죠? 말이 그거예요. 가만히 있다가도 어떤 말이 생기면 그 감정이 생겨요. ‘슬픔?
아, 내가 슬프구나.‘ 슬퍼서 슬픔이 아니라, 슬프다고 말을하니까 슬퍼지는 거죠.
인간은 말을 떠나서 존재할 수가 없어요. 북극의 에스키모에게 낙타라는 말이 있겠어요? 없지. 말이 없으면 사물도 없어요. 거꾸로, 낙타가 있는 더운 지방에 눈이 있겠어요? 없지. 눈이라는 말도 없어요. 그러니까 생각이 없는 게 아니라, 말이 없는거예요.

칸트가 어느 날 산책을 하는데 뒤에서 쫓아오던 종이 울어요. "주인님, 하나님을 여태 믿고 살았는데, 없다 하시니 너무 슬퍼요." "그래? 그럼 있다고 해줄게" 하고쓴 게 《실천이성비판》이에요. 존재하지 않지만, 인간이 사랑한다면 신이 필요하다.
순수이성이 진이고, 실천이성이 선이에요. 마지막 미가 판단이성이에요. 제 눈에 안경이라고 누군가를 보고 반하는것, 그것은 자신의 미적판단이거든. 어려운 게 아니에요. 그러니 그 세 가지 범주를 섞지 말고 분별해서 사고하면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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