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의 말이 행동이 시차가 어긋나 전달되는 과정이 문학적이다. 섬세한 감정의 결이 포착되는 순간을 엿본 기분이다. 내가 맺은 관계가 내가 상상한 관계와 어떻게 다른지 그 차이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것 같다가도, 좁혀진 것 같다가도, 마냥 알 수 없는 어느 날을 지난다. 눈앞에 드러난 파문을 어떻게 마주할지.
지구적으로 통합된 시장을 창출하여 국민국가 단위와 한 나라 정부의 역할을 축소하려는 이상을 감내할 수 없어, 사회가 붕괴하지 않도록 유지하려다 결과적으로 제국주의와 파시즘 충동을 불러일으켰다는 해석이 흥미롭다.
루소의 <에밀>이 읽히던 시절에, 싸우던 페미니스트의 글을 읽었다. 조목조목 비판하는 그의 글에 설득되었고, 에밀을 언젠가 읽어야 할 리스트에서 지웠다. … 그가 바라던 대로 남녀공학에서 함께 배우는 교육제도가 만들어졌지만, 어떤 점이 아직도 같고, 어떤 점이 달라졌을지 정리하려면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 같다. (정리하고 싶은 마음은 있는지…??ㅜㅜ 일단 이 책을 읽고 쓸 긴 리뷰의 내용은 그 부분은 아닐 것 같다.. 언젠가 할 수도 있는 일로 미룰 것이다..)뭔가 자신을 비판하거나 세상을 비판할 도구로 삼기에는 약간 거리감을 느끼지만, 당신의 똑똑함과 현명함과 용기에 힘을 얻은 많은 사람들이 있었을 것 같다. 별 하나 뺀 것은 내 가려운 점을 고전이 되어버린 글이 다 긁어줄 수 없기 때문이고, 그가 그의 시대에 할 수 있는 걸 다 하지 못했기 때문은 아니다. 돌봄을 어떻게 공통의 과제로 감당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중인데 그 부분의 고민을 이어나가는 텍스트로 활용하지 못한 건 이분 탓을 하면 안된다… 읽는 내내 괴롭던 것은 별을 뺀 이유가 아니며…. 별을 추가할 이유였다. 그 시대에 태어나 이런 말씀을 해주셔서 감사하고, 용감하고 멋있는 분이라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