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을 나온 암탉 (반양장) - 아동용 사계절 아동문고 40
황선미 지음, 김환영 그림 / 사계절 / 200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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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학년 아들 학급 문고로 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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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찬샘 2011-10-08 0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게 5학년 1학기 교과서에 나왔더라구요.
 
도가니 - Silenced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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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나쁜사람들(사람도 아니다)에게 사필귀정이 무엇인지 알려줘야 한다! 전국민이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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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2011-09-30 0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필귀정이라는 말이 그넘들 입에서 튀어나오는 순간 정말 어이상실...

소나무집 2011-10-04 08:41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같은하늘 2011-10-01 18: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차마 볼 수 없어서...ㅜㅜ

소나무집 2011-10-04 08:41   좋아요 0 | URL
그래도 꼭 보세요. 메시지 전달이 강하긴 하지만 영화도 잘 만들었어요.

전호인 2011-10-06 1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간답지 못한 잔혹성이 엿보여서 관람을 꺼리곤 있습니다.
원래 제 취향의 영화가 아니긴 한데......
어떻게 할까.ㅜㅜ
정의로운 사회를 위해 가슴에 새기는 차원에서 관람을 해야겠죠?

소나무집 2011-10-06 17:37   좋아요 0 | URL
네, 꼭 보세요.
인간답지 못한 것들이 인간다운 사람들을 무서워하게 해야 합니다.^^

희망찬샘 2011-10-08 0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았습니다. 눈물 주루룩~
 

지난 주말 남편이 지질공원 자문위원으로 함께 일하면서 알게 된 동굴연구소 부소장님 초청으로 평창에 있는 백룡동굴에 다녀왔다. 중간고사가 코앞에 닥친 딸이 강력하게 안 간다고 하니 혼자 놔두기 불안해서 나도 안 가기로 결정.  

하지만 혼자 잘 있을 수 있다며 엄마 등을 떠미는 바람에 막 출발하려는 차를 세워 따라나섰다. 1박 2일 동안 딸 혼자 집에 놔두고 가는 것이 영 마음에 걸리긴 했는데 내 걱정과는 달리 자유를 누린 듯. ^^

   

원주에서 평창 시내까지 한 시간 반 정도 걸리고 시내에서 백룡동굴이 있는 미탄면 마하리까지 30분이 더 걸렸다. 가다 보면 돌산을 뚫어서 만든 이런 아치 터널을 통과한다. 돌이 시커먼 것은 이 지역이 석회암 지대라서 그렇다. 석회암이 녹으면서 백룡동굴 같은 동굴이 생기게 된 것이고.

  

그리고 동강을 끼고 구불구불 좁다란 길을 10분 정도 더 들어갔는데 드라이브하기에도 걷기에도 아름다운 길이었다. 

  

매표소 앞에서 동굴연구소 부소장님이랑 서울에서 온 두 가족이 합류했다. 원래 우리는 이런 복장이었는데 동굴에 들어가기 위해 옷을 갈아입어야 했다.  

  

바로 요렇게. 일명 탐사복이다. 이 옷에 장화를 신고, 물에 젖지 않는 장갑을 끼고 나서 동굴에 있는 생성물을 훼손하지 않겠다는 서약서에 싸인을 한 후 가이드 쌤의 안내를 받으며 동굴로 향했다. 처음에는 뭐 옷까지 갈아입나 했는데 동굴에 들어가보니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물이 고이거나 질퍽거리는 구간이 많고 완전히 포복 자세가 아니면 통과할 수 없는 구간이 여러 군데 있었던 것. 동굴 탐험이라는 말이 딱 어울렸다.  

동굴에 개인 물건은 아무것도 가지고 들어갈 수 없었다. 카메라, 휴대폰 같은... 탈의실에 모든 걸 맡겨야 했기 때문에 사진도 찍을 수 없었다는... 빨간 탐사복을 입고 찍은 사진은 모두 가이드쌤 카메라로 찍어서 홈피에 올려주신 것이다. 

   

동굴 맞은편은 영월군이다. 평창군에 있는 백령동굴 앞에서 건너가려면 줄을 잡고 건너는 저 배를 타야만 한다. 속도  위주로 살아가는 세상에 바라보기만 해도 느긋해지는 풍경이다.

  

매표소에서 지붕이 있는 나무 데크를 20분 걸어와야 동굴을 만날 수 있다. 난 여기까지 걸어오는 데도 헉헉거리면서 저질 체력을 확인. 닫혀 있을 때도 박쥐가 통과할 수 있도록 문을 만들었는데 가이드 쌤의 안내가 있을 때만 열린다. 전문 교육을 받은 가이드쌤의 설명이 구수하면서도 학습적이어서 아이들에게 인기 짱이었다.  

이 동굴은 안전을 위해 7세 이하, 65세 이상은 출입을 통제하고 있어서 아이가 너무 어리면 헛걸음할 수도 있다.  

    

두 시간 반 동안 동굴 탐사를 마치고 나오니 헬멧과 옷에 진흙이 잔뜩 묻어 있었다. 누나가 안 간다고 하는 바람에 마지못해 따라나선 아들은 온몸을 써가며 탐험한 후 동굴 예찬론자가 되었다.

동굴 안에서 본 신기한 생성물을 사진으로 찍을 수 없어서 아쉬웠는데 한국동굴연구소 김련 부소장님이 메일로 몇 장 보내주셨다. 처음 개방했을 때는 사진을 허용했는데 후레쉬를 터트리는 과정에서 종유석, 석순 등이 훼손되어 지금은 사진 촬영을 금지한다고. 한번 훼손되면 다시 복원할 수 없는, 수천만 년 동안 이어져 온 자연 생성물이기 때문에 우리 모두 끄덕끄덕.

 (사진:김련)

서릿발 모양의 석화. 백룡동굴엔 구석구석에 하얗게 피어난 석화가 많았다. 저 영롱한 물방울이 떨어지면서 석순이 만들어진다.

 (사진:김련) 

동굴 진주.

 (사진:김련) 

천장에서 떨어진 작은 물방울이 만들어낸 달걀 후라이형 석순.

  (사진:김련)

동굴 팝콘이라고 부르는 동굴 산호.

 (사진:김련)

고드름처럼 천장에서 자란 종유석과 바닥에서 자란 석순이 만나면서 생긴 석주.

 (사진:김련)

삼겹살을 연상시키는 베이컨시트. 랜턴 불빛을 대니까 투명하게 비쳤다.

 (사진:김련)

파이프 오르간 모양의 종유석. 여러 모양의 종유석 단면을 보여주었는데 겹겹이 쌓인 나이테가 대리석보다 더 아름다웠다.

 (사진:김련)

구부러지고 뒤틀린 돌이란 뜻을 가진 곡석.

 (사진:김련) 

종유관.

동굴 끝까지 들어갔는데 가이드쌤이 눈을 감고 헬멧에 달린 랜턴을 모두 끄라고 했다, 잠시 후 눈을 떴으나 여전히 눈을 감은 것처럼 암흑. 현재를 사는 우리는 인공 불빛이 전혀 없는 상태를 경험하기가 어렵다. 그런데 인공 시설물이 없는 백룡동굴에서 그 낯선 어둠을 체험했다. 보이지 않으니 소리에 집중하게 되었는데 들리는 건 나의 숨소리뿐~

탐사 후 아들이 동굴 예찬론자가 되었듯 나도 들어갈 때 마음과 나올 때 마음이 달랐다. 여름 방학 때 다녀온 영월 고씨동굴보다도 스릴 넘치는 구간이 많아서 기어다니고 종종걸음으로 걷고 미끄럼을 타면서 두 시간 반 동안 본 엄청나게 많은 생성물이 마냥 신기했는데, 가이드쌤과 동굴연구소 부소장님의 전문 해설까지 들으니 백룡동굴이 너무나 귀중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창에 가면 백룡동굴은 꼭 가보시길~~~(홈페이지에서 예약은 필수, 한 회에 20명씩 관람객 제한함)

   

우리가 묵은 펜션. 동네에 펜션이 몇 개 있었는데 모두 동강을 품고 있어서 경치가 그만이었다.  

    

밤에는 연구소 부소장님이 마련해준 삼겹살 바베큐도 해먹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동굴 탐사에 관한 소장님의 아주 긴~ 강의를 들으면서. 처음 만난 사람들과 웃고 떠들면서 시간을 보낸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다음날 아침에도 소장님의 강의는 계속되었다. 이 지역에 동굴이 생길 수밖에 없는 이유는.....

   

수달이 사는 동굴과 생태를 알려주시는 소장님.  

  

암석의 종류와 탄생 비밀에 대해서도 설명해주셨는데 중학교 1학년 과학책에 나오는 내용이었다. 오전 내내 이 지역을 데리고 다니면서 카르스트, 돌리네, 우발라 같은 지형과 지질에 대한 강의를 해주셔서 정말 고맙고도 미안했다. 난 오랜만에 공부를 했더니 머리가 과포화 상태.ㅜㅜ  

천연기념물 어름치가 살고 있는 동강. 주변이 정말 아름다워서 또 가고 싶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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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1-09-29 16: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천연동굴은 정말 귀중한 자연보물이군요.
단양 고수동굴과 제주 만장굴만 가봤다는...
동강 풍경은 김재홍 선생님 그림책 <동강의 아이들>에서 본듯한 모습이 보이네요.^^

엄마 없는 해방공간에서 선우는 열공했겠죠.^^

소나무집 2011-09-30 09:21   좋아요 0 | URL
백룡동굴은 전기 시설 같은 게 하나도 없어요. 오직 헤드랜턴 불빛에 의존해서 탐험을 해야 하는데 정말 아름다운 생성물이 많았어요. 동굴의 새로운 매력을 알게되었답니다. 석순 1mm 가 만들어지는 데도 수천년이 걸린다고 하니 우리가 보는 석순의 나이가 얼마일지 가늠이 안되더라구요.
동강의 느릿느릿한 풍경이 정말 아름다웠어요.
선우는 공부를 했는지는 알 수 없구요, 아무튼 뿌듯하게 자유를 누렸나 봐요.^^

2011-09-29 04: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소나무집 2011-09-30 09:23   좋아요 0 | URL
여름에 다녀오셨군요. 평창에 처음 가봤는데 정말 좋았어요.
평창에서도 사셨군요.
원주는 같은 강원도래도 강원도 같지 않은 도시잖아요. 근데 평창은 정말 강원도스럽더라구요.
의외로 빨간색이 모두 잘 어울리더라구요. 정말 유익했어요.

BRINY 2011-09-29 1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귀한 경험 하셨네요.

소나무집 2011-09-30 09:27   좋아요 0 | URL
가이드 없이는 동굴에 들어갈 수 없는데 강원대 지질학과 교수님들의 전문 교육을 받은 분들이라 스토리텔링을 정말 잘하더라구요. 사방팔방 남편 따라다니느라 힘들어요.^^

같은하늘 2011-10-01 18: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멋진 경험이예요.
전 관광을 위한 동굴은 여러곳 가보았지만 그곳에서도 이 동굴이 무너지면 어쩌나하는 걱정을 해요.ㅎㅎ
그런데 아무런 시설이 없는 곳을 헤드렌턴 하나로 들어간다니 탐험이라는 말이 딱이군요.

소나무집 2011-10-04 08:40   좋아요 0 | URL
작년부터 개방했기 때문에 누구든지 구경할 수 있어요. 백룡동굴은 꼭 안내인과 함께 들어가기 때문에 좀안심하셔도 될 것 같아요.

2011-10-08 10: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소나무집 2011-10-12 18:35   좋아요 0 | URL
와, 선생님 되기 전에 지질학도 공부했군요. 동굴 가서 보니까 지질학이 넘 멋지더라구요. 공부하는 분야도 굉장히 다양하더라구요.^^

딩디 2012-04-01 2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우와, 백룡동굴을 조사하다가 여기 블러그가 백룡동굴의 특징을 되게 세세하게 잘 설명해 주신것 같아요!
혹시 실례가 안된다면 사진 좀 퍼가도 될까요!?

소나무집 2012-04-02 14:21   좋아요 0 | URL
동굴 사진은 제가 찍은 게 아니라서 퍼가시면 안 됩니다.
사진 저작권이 김련 동굴연구소 소장님에게 있습니다.
사진이 타 사이트에 유포될시 저작권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저도 그 분 허락을 받은 후 사용한 거랍니다.

가잘라 2012-08-01 1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백룡동굴 탐사시간은 얼마나 걸리나요? 다음일정이 있어서...시간이 중요한데...

소나무집 2012-08-02 0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 시간 반에서 두 시간 정도 걸립니다.^^
 

조조로 <도가니>를 보러 나가려고 준비하는데 전화벨이 울렸다. 누군지 이름이 안 떠서 받을까 말까 하다 조심스럽게 "누구세요?" 하니 "지지배, 나야 박**!" 

만난 지는 10년도 더 된 것 같고, 전화 통화를 한 지도 4~5년은 된 듯하다. 오랜만인데도 어제 만난 사람처럼 구구절절 수다를 떨었다. 학교 다닐 때 공부는 뒷전에 두고 유난히 지지고 볶은 일들이 많았던 우리들이다. 술 잘 먹는 애들도 많았고, 잘 우는 애들도 많았고, 노래 잘하는 애들도 많았고, 기타 잘 치는 애들도 많았고, 시나 소설을 쓰는 애들도 많았고, 시나 소설을 읽는 애들도 많았고, 욕 잘하고 쌈 잘하는 애들도 많았고, 데모하다 학교 짤리는 애들도 많았고, 과커플도 유난히 많았던 우리 동기들.  

졸업한 지 20년이 넘어도, 만난 적이 없어도 동기들 소식이 반갑고 보고 싶고 그렇다. 단지 4년을 같이 보냈을 뿐인데... 그나마 군대 간 남자 애들은 2년 정도였고.

1학년 때부터 과커플로 유명세를 떨쳤던 그 친구는 남자 동기 김**(--> 이 남자 한동안 내가 짝사랑 했음)이 졸업하자마자 바로 결혼을 했다. 2년 터울로 딸만 셋을 두었는데 큰애가 벌써 고3이란다. 힘들겠다고 하니 자기가 딸 때문에 불경 공부를 다 하고 있댄다. 결혼 전 성당에 다녔던 친구라서 왜? 하고 물으니 불교를 믿는 시댁으로 시집가는 바람에 지금은 부처님께 더 열심히 기도를 하게 됐다고. 고3 딸아이를 위해 백일 기도도 하면서...   

긍정적이고 화끈했던 성격을 생각하면서 "너 같은 애가 웬 백일기도?" 친구는 한마디로 정리해줬다. "너도 애들 고3 되어 봐라 얘. 믿고 싶은 구석이 많아진다!"  

이런 저런 이야기 끝에 남편과 주말 부부(금요일에 내려와서 월요일 올라가는)라고 했더니 "어머, 너 전생에 나라를 구했구나!" 결혼 10년이 지나면 가끔 남편이랑 떨어져 살고 싶은데 저절로 그렇게 되었으니 얼마나 좋으냔다. 난 시댁도 멀고 친정도 멀고 형제들도 멀고 남편도 떨어져 있어서 아예 시댁 근처로 이사 갈까 생각중이라고 했더니 " 야야, 그런 생각은 죽어서나 해라, 다 멀리 떨어져서 그리워하며 안쓰러워하며 지내는 게 최고야. 결혼한 지 오래 되니까 시댁도 친정도 의무만 많아지고 형제도 다 남남이야."  

그래도 난 그 친구가 부럽기만 하다. 시댁 식구들은 광릉수목원 근처에, 친정은 김포에 오글오글 모여 살면서 쿵닥거리는 모습이. 

매일같이 술 먹는 남편이 지겨워 죽겠다며 험담하는 그 친구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기분이 묘해졌다. 옛날 짝사랑했던 기억 때문일까? 아님 내가 자기를 짝사랑한다고 동네방네 소문 낸 게 생각나서일까?  

가을이 가기 전에 동기 모임 한번 하자고 한다. 몸도 마음도 나만큼 늙었을 친구들이 만나고 싶다. 

결국 아줌마들 수다가 길어져서 조조 영화는 물건너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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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1-09-23 1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그 친구가 뭘 아는군요.ㅋㅋ
전생에 나라를 구한 소나무집님~~~~~ 외로워도 그 시간을 맘껏 즐기세요.
그런 기회는 쉽게 오지 않으니까요.^^
난 고3 엄마여도 기도나 돌탑도 쌓지 않는, 자유롭고 부담없는 고3 엄마로 사는데...

아침에 도가니 봤으면 오늘 힘들지 않았을까...나도 조조 보려다 그런 이유로 심야로 미뤘어요.

소나무집 2011-09-26 09:24   좋아요 0 | URL
그 친구는 시댁 식구들이 근처에 다 모여 사나 봐요.
이렇게 멀리 떨어져 사는 걸 보니 전생에 나라를 너무 많이 구했나 봐요?
기도 같은 거 하지 않아도 순오기님이 믿을 만큼 아이들이 다 잘해주잖아요.^^

순오기 2011-09-29 01:18   좋아요 0 | URL
믿을만큼이 아니고 목표가 높지 않아서 마음 편한 고3 엄마죠.^^

엘리자베스 2011-09-24 0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도가니 보러 갈까 하다가 머리염색을 먼저 했어요. 흰머리가 자꾸...
월요일에 그림책버스에서 엄혜숙 쌤 강연회 있어요. 시간되시면 함께 해요^^
도가니도 수요일이나 목요일쯤 함께 보면 어떨까요?

소나무집 2011-09-26 09:25   좋아요 0 | URL
거울 보면서 나도 이젠 머리 염색해야 하나 고민중인데...

같은하늘 2011-10-01 1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전 시댁에서 2년 반이나 함께 살고 지금도 가까운 곳에 살고 있으니 전생에 나라를 하나도 못 구했군요.ㅋㅋ

소나무집 2011-10-04 08:38   좋아요 0 | URL
그렇게 되나요? 그래도 님은 시댁이랑 참 친하게 잘 지내시는 것 같아요.^^ 저는 가까이 살면서 잘 지내는 집 보면 부럽더라구요.
 

준비. 우리는 추석에 시댁에 가려면 최소 한 달 전부터 준비를 해야 한다. 비행기표 예매 때문에. 이번엔 아버님 돌아가시고 정신없던 남편이 추석 3주 전에야 예매했다. 토요일에 갔다가 추석 다음 날 오면 딱인데 원주에서 한 번밖에 없는 비행기가 우리가 원하는 날은 예매가 끝난 상태~  어쩔 수 없이 금요일에 가서 추석날 올라오기로. 

9일 금요일 - 아이들 조퇴시켜서 원주공항으로 가니 비행기 한 시간 연착. 그럴 줄 알았으면 조퇴나 하지 말걸~  대한항공이 한 번 다녀주는 것만도 고마워해야 하니 김포에서 출발하는 저가 항공을 부러워할 수는 없지만 박봉인 우리에겐 징하게 비싼 요금이다. 네 식구 왕복 교통비만 80만원이 넘으니... 여기에 제사 비용과 어머니를 위해 산 티셔츠 두 벌 값까지 하면 우리 명절 비용은 130만원이 기본. 혹시 젊은 처자분 제주 남자 만나려거든 돈 잘 버는지 꼭 알아보시길... 

제주에서. 제주공항에서 택시 타고 15분 만에 시댁 도착하니 어머니께선 둘째아들네 먹이겠다고 제주 흑돼지 오겹살을 삶으며 법석이셨다. 일찍 저녁을 먹은 후 아들과 우리 부부는 택견학당에 가서 사부님께 한 달 동안 우리 아들 사람 만들어 보내줘서 감사하다는 인사 말씀 올리고 무릎 꿇고 앉아 좋은 부모 되기 강좌를 한 시간 동안 들었다. 집에 올 때 사부님께서 직접 땄다는(?) 100% 토종 꿀도 한 병 얻어 왔다. 무릎 꿇고 앉아 있었던 보람이 있었다.ㅎㅎ

집에 온 남편은 동창회가 있다며 나가고 TV 앞에 온 가족이 모여 앉았다. 다시보기를 통해 보고 있던 드라마는 시크릿 가든. 본방할 때 자자한 명성은 들었지만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1회, 2회 보는데 재미가 쏠쏠해서 도저히 끊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밤이 깊은 관계로 4회까지 보고는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한 채 잠을 청했다. 현빈의 얼굴을 그날 처음 알았다는 믿지 못할 이야기를 하면서...  

10일 토요일 아침 설거지를 끝내니 형님은 거문고 배우러 나가고, 아주버님은 당직 근무라며 나가셨다. 집에 있던 사람들은 다시 TV 앞에 앉아 비밀스런 정원으로 빨려들어갔다. 6회까지 본 후 아버님을 뵈러 추모 공원에 다녀왔다. 오는 길에 비 오는 날엔 따끈한 국물이 최고라며 칼국수를 먹고 장을 보러 갔다. 장 본 거 정리하고 내가 가져간 꽃게로 인터넷 뒤져가며 간장게장을 담갔다.  

횡재. 그 사이 남편은 남자 아이들 셋을 데리고 축구 관람하러 갔다가 접이식 자전거를 경품으로 타오는 쾌거를 이루었다. 저녁 먹기 전에 남편이랑 고모님댁에 인사를 하러 다녀왔다. 형님은 9시가 넘어 들어왔고, 동창회가 있다던 아주버님은 12시 무렵 들어와 이젠 늙어서 2차 가자는 놈도 없더란다.

11일 일요일 아침부터 명절 준비에 바쁜 어머님을 뒤로 하고 철없는 두 며느리는 TV 앞에 앉아 현빈의 싸가지 없는 매력에 홀딱 빠져 있었다. 송편을 만들고, 전을 부치면서도 TV  앞을 못 떠나자 참다참다  어머님 한 말씀 하셨다. "야들아, 전 타는 건 괜찮은데 너희들 손 델까 봐 걱정이다."  그래도 두 며느리는 꿋꿋하게 앉아 김주원과 길라임의 영혼이 원래대로 돌아오길 기원했다. 전을 다 부치고도 TV 앞을 못 떠나는 마누라들을 위해 아주버님과 남편은 집 안팎 대청소를 했다. 현빈이 죽일놈이라면서~ 밤 11시가 넘자 어머니께서 낼 아침엔 모두 6시에 기상하라는 말씀과 함께 소등 명령을 내리셨다. 어쩔 수 없이 TV 도 off.  

12일 월요일 추석, 방에서 자다가 덤벼드는 모기를 감당할 수가 없어서 거실로 나와 뒹굴고 있는데 어머니께서 나오더니 주방의 불을 켰다. 살짝 시계를 보니 새벽 3시. 다시 들어가시겠지 했는데 채도 썰고 다지기도 하고 6시까지 열심히 지지고 볶았다. 미리 일어날 수도 있었지만 6시에 일어나라는 어머니 말씀을 지키고자 세 시간 동안 꿋꿋하게 요리하는 소리 다 듣고는 6시 알람이 울림과 동시에 벌떡 일어났다. 하지만 며느리들이 할 일은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았다. 

차례 지내기. 제주에서는 친척들간에 차례를 지내는 순서가 있다. 10촌 정도의 집안 남자들이 모여 다니면서 차례를 지내는데 우리 시댁은 점심 때. 하지만 우리가 1시 10분 비행기를 타야 해서 8시에 지냈다. 줄줄이 오는 손님들께 인사를 하고, 차례를 지내고 식사를 위해 교자상 네 개를 폈으니 대충 몇 분이 오셨나 계산이 된다. 아참, 먼 친적들이 모이기 전에 6촌까지 모여서 7시 30분에 아버님 제사를 따로 지냈다. 대형 카스테라, 보리빵, 귤주스... 음, 제주 며느리 된 지 15년차건만 아직도 적응이 안 되는 특이한 제사 음식.

원주로. 차례를 지내고 설거지를 끝낸 후 며느리들도 시댁에서 가까운 5촌 당숙집으로 차례를 지내러 갔지만 우리 네 식구는 비행기 시간을 핑계로 몇 집 더 돌아야 되는 돌림 차례에서 빠져나왔다. 어머니께서 바리바리 싸놓은 명절 음식을 들고는 비행기를 타고 원주 집에 오니 2시 40분. 늦은 점심상을 TV 앞에 차린 이유는 제주에서 18회까지밖에 못 본 시크릿 가든 때문이었으니~~~ 그리하야 3박 4일 동안 시크릿 가든 완결!

13일 화요일. 몸이 더이상 누워 있지 못하겠다고 발버둥칠 때까지 온 가족이 누워 있었다. 시댁에 가서 며느리로서 내세울 만큼 한 일도 없는데 몸은 왜 피곤한지 모르겠더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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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스탕 2011-09-16 14: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현빈은 전생이 나라를 구한게 맞습니다. 명절 연휴에 이렇게 며느님들을 즐겁게 해 주니 말이에요. ㅎㅎㅎ
제주도의 추석 풍경은 또 다르군요. 돌림차례라 부르나봐요. 그래도 육지든 제주도든 며느리들은 전지지고 상차리고 어디나 그건 같군요. 며느리 만쉐이~~~ ^^
소나무집님도 애 많이 쓰셨어요. 그래도 현빈이 달래줬다니 부럽당~~ ㅎㅎ

소나무집 2011-09-17 16:34   좋아요 0 | URL
현빈 때문에 일 대충하는 못된 며느리가 되었답니다. ㅎㅎ
돌림차례라는 말은 제가 만들었어요.암튼 남자들은 하루 종일 차례만 지내러 다녀요. 우리 아주버님이 그것이 싫다며 추석은 육지에 있는 저희집에서 지내자고 하네요.

엘리자베스 2011-09-16 1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현빈과 보냈다니...몹시 부러워요.
제주도 제사음식 이야기는 들을때마다 정말 놀라워요. 너무 서양식이라 ㅋㅋㅋ

소나무집 2011-09-17 16:39   좋아요 0 | URL
그 꼴을 보아주는 우리 어머님이 대단하시지요.
제주도는 옛날부터 쌀 같은 게 부족했기 때문에 제주에서 나는 것 중에서 최대한 골라 차례상을 차리는 것 같더라구요. 제삿상이 완전 달라요.

꿈꾸는섬 2011-09-16 2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크릿가든을 3박4일 완결하시다니요. 정말 대단하세요.
일도 많이 하셨네요. 추석 잘 지내신거죠?
제주도까지 다녀오시느라 정말 고생 많으셨겠어요.

소나무집 2011-09-17 16:37   좋아요 0 | URL
현빈 이름난 듣다가 얼굴을 처음 알았어요.
재미난 드라마도 안 보고 뭐하고 사나 몰라요.
일은 정말 별로 많이 안했어요. 어머니도 작년보다 할 일을 덜 만드셨구요.^^

순오기 2011-09-23 1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 현빈이 죽일놈에서 빵 터졌어요.ㅋㅋㅋㅋ
어머님은 새벽 3시에 일어나서 다 준비하시구~ 며느리들은 현빈만 해바라기 한 추석이었군요.
그래도 잘했어요~~~~~^^

소나무집 2011-09-26 09:28   좋아요 0 | URL
정말 현빈이 죽일놈이었답니다. 울 시어머니께서 일을 더하도록 만든 범인이니까요?^^

책가방 2011-09-23 1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경상도에서도 종가집부터 시작해서 막내 할아버지네 자손들까지.. 그 동네에 터를 잡고 있는 집을 차례로 돌아가며 차례를 모셔요. 우리 동네만 그런건지도 모르겠네요..^^
새벽잠 설쳐가며 아버지 따라 나서는 어린 남동생이 안됐다는 생각을 한 기억이 있네요.

제 시댁은 명절 전날 저녁에 차례를 모셔요. 섬에서는 그렇게 했다고들 하시더라구요.
며느리 입장에서는 명절 당일에 느긋하게 일어날 수도 있고, 친정에도 빨리 갈 수 있어도 완전 좋아욤..^^

현빈 얼굴을 처음 알았다니.... 정말 놀라워요. 어떻게 그럴수가!!!

소나무집 2011-09-26 09:29   좋아요 0 | URL
네, 제주도는 조상 섬기는 게 경상도랑 비슷한 것 같아요. 산 사람보다 죽은 사람을 훌씬 더 위해요.
제가 현빈 얼굴을 처음 알았다니까 놀라는 사람이 많더라구요.ㅎㅎ

희망찬샘 2011-09-24 1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못 봤는데, 갑자기 막 보고 싶어지네요. 엄청난 교통비~ 제주 남자랑 결혼한 동기가 생각 났어요. 너무 물 건넌 이야기지만 달님에게 소원은 잘 비셨나요? ^^

소나무집 2011-09-26 09:31   좋아요 0 | URL
한번 보세요. 폭 빠집니다.ㅋㅋ
제주 남자랑 살면 교통비가 너무 많이 들어가요. 올해는 울 남편은 제주도를 일곱 번이나 다녀왔어요.
소원은 우리 가족 모두 건강하게해달라고 빌었어요. 건강이 최고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