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영, 내 것을 버려 모두를 구하다 봄나무 사람책 6
김은식 지음, 김호민 그림 / 봄나무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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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까지 방영된 kbs 드라마를 통해 이회영을 알았다. 그는 우리 독립운동사에서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었는데 드라마가 끝난 후 이어진 다큐를 보면서 이회영이라는 인물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었다. 마지막회 두 번밖에 보지 못해서 아쉬웠던 차에 도서관에서 이 책을 발견했다. 책을 읽다 보니 드라마 내용과 거의 대부분이 일치했다. 

이회영은 선조 때 영의정을 지낸 이항복의 11대손으로 대대로 명문가였다. 한일 합방이 되고 수많은 양반 귀족들이 일본 정부로부터 작위와 하사금을 얼씨구나 받으며 친일 행각을 하고 있을 때 이회영과 그의 여섯 형제들은 재산을 모두 처분한 후 만주로 가서 독립 운동을 했다. 일본의 지배하에서는 단 하루도 살고 싶지 않다며 합방이 되던 해 겨울 서둘러 서울을 떠났다고 한다.  

이회영은 독립운동을 위해 엄청난 재산(지금 돈으로 환산하면 600억 정도라고 한다)과 가족과 자신의 목숨까지 바쳤다. 그 많은 재산을 독립운동을 위해 아낌없이 바친 결과 굶어 죽은 형제가 있을 정도로 가난을 겪으며 비참하게 살았다. 이 책에는 눈물겨운 일화가 여러 편 소개되어 있다. 일제의 핍박과 감시와 굶주림 끝에 1945년 해방을 맞아 서울로 돌아온 가족은 이회영의 동생인 이시영 한 분뿐이었다고 하니 새삼 숙연해진다. 

이회영은 독립을 위해서는 군사력을 기르고 후손을 교육하는 길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사람과 교육을 위해 끊임없이 투자를 했다. 특히 독립 투쟁의 핵심 인물을 배출했던 신흥무관학교, 의열단, 흑색공포단, 헤이그밀사 파견, 서전서숙, 고종의 망명 계획 등 독립운동사의 중심에는 항상 이회영이 있었다.  

그런데도 이회영이라는 인물이 잘 알려지지 않은 이유는 임시정부 요직에 있던 사람들 대부분이 친일을 했고, 친일 청산을 하지 않은 채 그들이 대한민국 정부를 계승하다 보니 친일분자를 적으로 생각했던 독립운동가들을 모르는 척하는 건 당연한 결과였다.  

이 책은 이회영이 대련에서 일본 경찰의 고문을 받다가 죽은 장면으로부터 시작하는데 소설책을 읽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감동적이었다. 특히 이회영이라는 인물을 조명하면서 당시 함께 했던 독립운동가들의 활동과 잘 알려지지 않은 근대사까지 공부할 수 있었다. 책을 읽은 4학년 우리 아들의 소감은 "너무 배울 게 많은 책이에요."였다. 5학년 이상. 

요즘 권력을 이용하여 더 많이 누리고 더 많이 갖기 위하여 온 가족이 똘똘 뭉쳐 비리를 저지르는 대한민국의 귀족들께서는 독립 운동은 안 해도 되니 이회영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이나 좀 본받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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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0-09-17 1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멘트에 공감의 쓰나미...
이런 분을 몰라라 하는 대한민국...정말 부끄러워요.
어린 독자들이 책을 읽고 기억하고 자라면, 그분을 기리는 일도 하게 되지 않을까, 희망을 가져봅니다.

소나무집 2010-09-18 07:07   좋아요 0 | URL
훌륭한 독립운동가가 참 많은데 안 알려진 분들이 참 많은 것 같아요. 우리 책 읽는 엄마들이 먼저 읽고 알려야 할 듯...

.. 2011-09-18 2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을 잘실천하신것 같아요 ..
 
뻔뻔한 실수 신나는 책읽기 27
황선미 지음, 김진화 그림 / 창비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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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였다고요."  하루에도 몇 번씩 듣게 되는 우리 아들의 말이다. 볼펜을 분해해서 아주 못 쓰게 만든 것도, 물컵을 깬 것도, 엄마의 목걸이를 끊어놓은 것도, 옷에 구멍이 난 것도..... 이런 의심이 가는 실수가 있을 때마다 혼내려면 아들과 하루 종일 싸움만 하게 된다. 아들의 성향을 알게 된 지금은 이런 일들 앞에서 대담한 엄마가 되었다. "어, 그래, 실수였구나, 원래대로 해놔!" 원래대로 되는 건 아무것도 없지만 아들은 그래도 자신의 잘못을 깨닫는 모습을 보이기는 한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도 우리 아들과 꼭 닮은 대성이 때문에 내내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그 일이 터지게 된 건 반장 영일이의 횡포 때문이었다. 반장이 된 기념으로 영일이 엄마가 교실에 수족관을 사다 놓았는데(요즘도 이렇게 반장 턱 내는 엄마가 있나?) 영일이가 물고기 먹이주는 걸로 아이들을 차별하기 시작한 것이다. 와, 정말 얄미워. 하지만 물고기에게 먹이를 주고 싶은 아이들은 영일이 눈밖에 나지 않으려고 하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대성이는 물고기에 관심이 없다는 이유로, 보미는 손톱이 지저분하다는 이유로 먹이를 줄 수가 없다. 정말 치사한 녀석이다. 그런데 보미가 몰래 물고기 먹이를 주려다가 영일이와 싸움이 벌어지고 마침 근처에 있던 대성이 앞으로 먹이통이 굴러왔는데... 대성이는 아이들이 눈치채지 못하게 먹이통을 냉큼 주워서 주머니에 넣어버렸다.  

대성이는 정말 얄밉고 치사하고 잘난 척이나 하는 영일이를 골탕 먹이고 싶은 마음에 먹이통에다 가루비누를 넣은 후 수족관 옆에 가져다 놓는다.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상상도 못하고 말이다. 쉬는 시간마다 아이들은 먹이통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도 모른 채 먹이를 주었다. 아이들은 넷째 시간이 되어서야 수족관에서 일어나는 일을 알아차리고 말았다. 산소 방울 대신 뽀글뽀글 비눗방울이 피어올라 아이스크림콘처럼 변해가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죽어서 떠오르던 물고기들...

영일이는 죄없는 보미를 범인으로 지목하고, 선생님은 고백하면 비밀을 지켜준다고 했지만 대성이의 입속에선 "실수라고요!" 이 말만 맴돌 뿐 고백할 용기가 나지 않는다. 하지만  대성이는 아이들이 보미를 못살게 구는 걸 보다못해 고백을 하고 만다. 울먹울먹 "제가 그랬어요!" 정말 힘들게 고백했는데 아이들의 비난은 쏟아지고... 

대성이는 수족관을 원래대로 해놓겠다는 생각으로 고물을 모으기 시작한다. 다시는 대성이에게 말도 걸지 않을 것 같던 친구들도 대성이의 마음을 알고 나서는 폐품 모으는 일에 동참한다. 귀엽고 예쁜 열 살 아이들의 마음이다. 자신의 실수를 깨닫고 책임을 지기 위해 폐품을 모으고, 진짜로 물고기를 좋아했던 보미의 마음도 알게 되는 과정에서 부쩍 철이 드는 대성이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긴장감이 떠나지 않는 이야기 전개 때문에 단숨에 책을 읽었다. 역시 노련한 황선미 작가답다. 늘 실수하며 자라는 아이들과 자신이 벌인 일은 자신이 책임져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고 싶은 엄마 아빠들에게 권하고 싶은 멋진 책이다. 초등 저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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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10-09-16 2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읽어봐야 할 책이네요.^^ 찾아봐야겠어요.^^

소나무집 2010-09-18 07:06   좋아요 0 | URL
재미있게 읽을 수 있어요.
울 아들 어쩐지 분위기가 저랑 비슷할 것 같아 책 안 읽겠다고 해서 킥킥~
 
찰리 채플린 단편 영화 콜렉션 (10disc) [알라딘 단독 특가]
찰리 채플린 감독 / 기타 (DVD)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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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웃기다며 아들이 푹 빠져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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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딸 걸어서 지구 세 바퀴 반 세트 - 전4권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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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학년 딸아이가 원해서 생일 선물로 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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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티가 그랬어! 맹앤앵 그림책 12
로리앤 시오메이즈 글.그림, 해밀뜰 옮김 / 맹앤앵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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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티는 폴짝폴짝 뛰어다니기를 좋아하는 베장이예요. 집에서 뛰어다는 걸 못 참는 건 사람 엄마나 베짱이 엄마나 마찬가지인가 봐요. 케이티도 엄마한테 딱 걸려서 밖으로 나오게 되었지요. 넓은 곳으로 나가니 폴짝폴짝 뛰어다니기가 더 좋았어요.  

 백합꽃 속에 들어가서는 이 꽃 저 꽃 뛰어다니면서 꽃가루를 뿌려놓았는데 그만 꿀벌에게 걸리고 말았어요. 누가 그랬냐는 말에 바로 고자질하는 베짱이가 있었으니 바로 케이티의 동생 루였어요.  

토마토 위에서 폴짝폴짝 뛰다가 진디를 다 쫓아내는 바람에 무당벌레에게 혼났구요, 금관화 속으로 뛰어들었다가 거미줄을 엉망으로 만들고 말았지요. 그럴 때마다 동생은 "케이티가 그랬어요!" 하면서 다 일러바쳤으니 얼마나 미웠겠어요. 케이티는 일부러 그런 게 아니기 때문에 더 억울했답니다. 사실은 고자질쟁이 동생 때문에 말썽꾸러기로 오해를 받게 된 거라구요.

 집집마다 꼭 이렇게 얄미운 동생들 하나씩 있지 않나요?  늘 붙어서 투닥대는 베짱이 남매를 보고 있자니 꼭 우리집 남매를 보는 듯해요. ^^ 고자질을 해놓고는 그래도 미안했던지 슬금슬금 눈치를 보는 동생 표정 좀 보세요.  

 이젠 뛸 수도 없고 뭘 하고 노나 고민중인데 어디선가 도와 달라는 목소리가 들렸어요. 개미들이 자기 몸집보다도 더 큰 올리브 열매를 집 안으로 들여놓으려다가 집 입구가 막혀버렸대요. 그래서 가족들이 모두 집 안에 갇혀서 꼼짝도 할 수 없게 되었다는데 어떡하면 좋아요?

 아하, 그런 일이라면 걱정 마세요. 폴짝폴짝 뛰기 좋아하는 케이티에게 좋은 생각이 있다구요. 케이티는 작은 나뭇가지를 올리브 아래 넣어서 지렛대를 만들었어요. 그리고는 최대한 높이 포~올짝 뛰어서는 올리브 열매를 아주 멀리 날려 보냈지요.  

모두 케이티가 해냈다며 박수를 쳤어요. 엄마도 케이티에게 참 잘했다고 했구요, 그럼 고자질쟁이 동생은 뭐라고 했을까요? 역시나 이번에도 "케이티가 그랬어요!" 라고 외쳤어요. 하지만 아주아주 자랑스러운 목소리로 외쳤다는 건 말 안 해도 알겠죠? 

늘 말썽만 피우는 것 같은 아이들에게도 잘 하는 것이 하나쯤은 있어요. 잘 하는 것 하나를 자꾸 칭찬해주다 보면 잘 못하는 것도 점점 잘하게 되지 않을까요? 3살 이상 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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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0-09-06 07: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엄청 귀여운 그림책이네요. 넘 귀여워요 맹앤앵 책들은 실제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같아요. 태은이도 무척 좋아하지요

소나무집 2010-09-06 23:25   좋아요 0 | URL
딱 태은이 또래 아이들이 좋아할 그림의 책이었어요.

씩씩하니 2010-09-08 1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 근대 궁금한게 하나 있는대..
디카로는 사진 이렇게 이쁘게 못찍지요????

소나무집 2010-09-08 21:50   좋아요 0 | URL
님, 제 사진 모두 보통 디카(니콘)로 찍은 거예요.^^

같은하늘 2010-09-09 0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 집에도 이 책 있는데 그림이 너무 이쁜 책이예요.^^
그리고 딱 우리집의 모습이기도 하지요.

소나무집 2010-10-01 20:30   좋아요 0 | URL
우리집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