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가 다니는 중학교가 집에서 아주 가까운 편은 아니라서 아침에만 데려다 준다. 오후에는 운동삼아 걸어오고. 차에 타서 시동 걸고 데려다주고 집에 오면 20분 정도 걸린다. 딸과 함께하는 시간은 고작 10분. 그 짧은 시간 동안 딸아이는 계속 재잘대는데 오늘 아침은 자화자찬이다.
딸 : 엄마, 난 너무나 훌륭한 학생인 것 같아!!!
엄마 : 왜??
딸 : 친구들은 사회가 다 싫다는데 난 사회가 넘 좋아. 특히 역사가 들어 있어서 2학기가 기다려져. 역사는 흥미진진하잖아.
엄마 : 옆동 아무개는 사회 때문에 역사 논술 한다는데 넌 그런 거 할 필요 없겠다. 고맙다. 엄마 그런 거 시킬 돈도 없는데...
딸 : 그런데 있지 과학은 더 좋아. 재미있어. 꿈을 과학자로 바꿔볼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야.
엄마 : 그럼 기자는 어떡하구? (우리 딸의 요즘 꿈은 저널리스트다)
딸 : 과학이 재미있다는 얘기야. 그리고 국어는 울 담임이 재미있게 수업해서 더 좋아.
엄마 : ...... ??
딸 : 그리고 수학도 점점 좋아져. 학교 수학샘보다 훨씬 재미있게 머릿속에 쏙쏙 들어오게 가르쳐주는 명강사 덕인 것 같아. (요즘 우리 딸 ebs 수학 강의를 빼놓지 않고 듣는다)
엄마 : 그래 너 훌륭한 학생 맞다!
딸 : 영어랑 도덕은 좀 그래. 영어는 수준이 너무 낮고, 도덕은 진짜 싫어.
선행도 예습도 없이 중학교에 간 우리 딸이다. 이제 고작 중학 과정 딱 한 달 공부했는데 이런 말을 하다니... 아이를 학교 근처에 내려주고 오는데 딸아이가 왜 그리도 듬직하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