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의 교양을 읽는다 - 인문고전 읽기의 첫걸음
오가와 히토시 지음, 홍지영 옮김 / 북로드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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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어려운 인문학을 이해하기 위하여 인문고전 읽기의 첫걸음

- 철학의 교양을 읽는다.

 

[인생이 묻고 철학이 답하다]라는 책을 통해 오가와 히토시라는 사람을 알게 되었다. 나름 재미있게 읽었던 책이라서 이후 나오는 책들이 궁금하기도 했다. 그와 두 번째로 만나게 된 [철학의 교양을 읽는다]는 책은 인문학 책들을 소개하는 글로 엮어져 있다. 그의 책 목록에는 모두 알 수 없지만 우리가 한번쯤은 들어 봤고 읽어도 본 고전 인문학들이 48권이나 있다.

 

물론 작가들이라 분명 책을 많이 읽었을 것이라고 생각을 기본적으로 하고 있지만, 저자의 책을 읽으면 작가가 어느 정도의 독서력을 갖추고 있는지 감이 잡힐 때가 있다. [인생이 묻고 철학이 답하다]는 책을 통해서 저자는 분명 깊은 독서력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역시 이번 책을 통해서 그가 어떤 책을 주로 읽고 깊은 사고를 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문학 작품에 한쪽 발을 깊게 빠져 놓고 있는지라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깊지가 않았다. 그래서 그런지 저자가 소개해 주는 책들의 절반은 제목만 알뿐 읽지 못했거나 혹은 저자도 알지 못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라서 나의 지적 허영심은 습자지만큼 얇다는 생각에 책을 읽는 영역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었다. 분명 책을 읽는 행위는 좋은 것이고 책을 통해 좁은 식견을 확장 할 수 있는 구실을 만들어 주는 것은 확실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닥치는 대로 많이 읽어보자는 식으로 좋아하는 영역에서 조금씩 넓혀 읽어가곤 했는데, 이 책을 통해 나의 책 읽기 영역의 확장 계획을 수정해 봐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은 책 읽는 사람들이 자신이 좋았던 책들을 소개하는 책을 내기도 하는 현상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 그런 책들 중에 간혹 이런 책, 아직도 읽지 못했다면 당신은 독서가가 아니라고 말하는 것 같은 책을 몇 번 읽은 적이 있어서 책을 소개하는 책은 그다지 달갑게 읽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잘난 척은 전혀 없다. 저자가 읽었으면 하는 책들을 소개하는 요약본이라고 말해도 어색하지 않는 책이다.

 

고전 인문학의 전집을 낸다면 그 전집에 딸려오는 작품 해설집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저자의 요약본에 나도 모르게 감탄을 했었던 몇 권의 책들이 있었다. 물론 그것은 내가 읽은 책들에 한해서 공감할 수 있었던 부분이다. 그러니까 훨씬 많은 책을 읽었다면 더 많은 공감을 했을테니 저자만큼의 독서력이 따라주지 않아 아쉽기까지 했다.

 

파스칼의 [팡세]를 설명해주면서 팡세가 프랑스어로 ‘생각한다’는 뜻이며 그것은 살아가는 방법을 생각하는데 딱 들어맞는 고전이라며 추천하는 저자의 코멘트는 저자의 친절함이 잘 녹아 있다고 생각된다. 또한 파스칼의 팡세를 설명해 주며 그의 다른 책들도 추천해줘서 만약 이 책이 마음에 들었다면 이 저자의 다른 책도 한번 읽어 볼 수 있도록 지름길까지 놓아주고 있다.

책의 목차를 보더라도 주제별로 잘 나눠 놓아서 저자가 학창시절에 공부 좀 잘했을 것이라고 생각이 든다. 공부를 잘하지 못했다면 필기라도 잘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1부에서 6부까지 나눠져 있는데, 1부는 더 나은 삶을 위한 철학으로 소제목을 가져왔다. 그곳에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플라톤이나 파스칼의 [팡세], 알랭의 [행복론]의 책들이 소개가 되어 있다. 우리가 어떻게 살고 싶은지 그것을 위해 어떤 노력과 고민을 해야 하는지 주제에 잘 맞는 책들의 소개에 저자의 독서력을 느꼈던 부분이었다. 2부는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철학, 3부는 나를 발견하기 위한 철학, 4부는 올바른 판단을 위한 철학, 5부는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철학, 6부는 인간 사회의 발전을 생각하기 위한 철학으로 꾸며져 있다.

 

내가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좋은지, 내가 무엇을 원하며 살고 있는지 시작해서 함께하는 사회, 그리고 나와 사회의 관계로 끝을 맺는 목차까지 나름 구성이 좋은 책이라는 느낌이 든다.

 

 

인문학을 좀도 심도 있게 공부를 하고 책을 읽고 싶은 계획이 있다면 이만한 추천서가 없을 것 같다. 그러니까 초보 인문자들을 도와주는 용으로 좋은데, 그 이상의 인문 고전을 읽고 있다면 다소 이론적인 책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나 같은 사람들에게는 안성맞춤의 초보자 입문서가 되겠지만 그렇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다소 지루할 수 있겠다. 하지만 이렇게 요약을 잘해 놓은 책을 발견한다면 그것만의 또 다른 매력이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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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부터 다시 고된 노동의 시간과 계약을 맺었다. 그동안 편하게 나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적당한 임금에 만족하며 여행 다니고 싶은 것 좀 다니고, 실컷 좀 놀자고 생각한 1년이었지만 좀처럼 여행도 놀지도 못하고 시간이 손가락 사이의 모래처럼 쉽게 빠져나갔다.

작년 이맘때 나는 하고 싶은 것이 있으니 나에게 좀 시간을 줘야 한다며 나에게 허락을 받고 퇴사했다. 하지만 다시 들어가는 노동의 시작은 퇴사했던 회사다. 좀처럼 좋지 않았던 일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는데 무작정 놀고 싶었던 것이었나.

 

 

 

여름 런던, 파리 여행이 나에게 준 여파가 너무 컸나보다. 여행을 갔다 오고 다시 계약을 하기로 한 회사와는 잠시만 보류라는 전화를 하고 무작정 여행 관련 책을 사들이고 있었다. 내년에는 이탈리아 여행을 염두에 두고 있었기 때문에 이탈리아 책을 많이 샀다. 작년 체코, 오스트리아 여행은 멍 때리며 일행을 따라 다녔던 것과 달리 이번 런던, 파리는 매우 능동적으로 움직인 여행이었기 때문에 다녀와서 만족도는 작년보다 훨씬 강했다. 그래서 이탈리아는 완전히 혼자의 힘으로 계획을 짜보자며 책을 사다가 나도 모르게 여러 지역의 여행 책을 사 놓고 말았다. 이곳의 여행이 끝나면 다른 곳도 가야겠다는 생각도 있었지만 차선책이 필요했던 것도 있었다. 이탈리아 여행이 안 되면 스페인, 그것도 어렵다면 터키로 자꾸만 나 혼자 일정을 변경 시켰다. 하지만 이탈리아를 구성했던 여행 동지들이 깨지고 말았다. 결국 정말로 이탈리아는 나 혼자 가게 될 것 같다. 그것도 이제 내년이라고 절대적으로 결정을 할 수 없게 되었고.

그런 상실감에 나는 약 한달 정도를 정신 줄을 놓고 말았다. 책도 읽히지 않았고 무엇보다 여행관련 책을 사 들인 것을 거의 읽지 않고 있다. 11월의 출근이 확실해 졌으니 이제 내가 원하는 장기 여행은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다. 가끔 나는 세상이 너무 힘들어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여행 책을 읽을 때마다 죽고 싶지 않다. 아직 이렇게 멋진 곳을 다 가보지도 못했는데 왜 죽어.

 

 

 

 

 

 

 

 

 

 

 

 

 

 

 

 

 

 

 

 

 

 

 

 

 

 

 

 

 

 

죽고 싶은 나의 마음을 가장 간절하게 잡고 있는 책들은 역시 한 달씩 살기의 책들이다. 베니스, 로마에서 한 달씩 살다니. 얼마나 낭만적인가 말이다. 한때는 제주도에서 한 달을 살다가 오자는 마음도 있었지만, 보름정도 제주도에서 머물러 보니 한 달이라는 두근거리는 마음이 사라졌던 것은 있었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니 역시 있었던 곳을 떠나는 일탈은 흥분되는 마음을 좀처럼 가라앉히기 어려운것 같다.

 

 

 

 

사실 9월 초에 인간적인 실망감과 대인관계의 환멸이 느껴지는 일을 경험한지라 사는 것이 너무 무료했다. 그런 일이 10월초에도 벌어졌다. 올해 나는 참 사나운 일이 많은가보다며 마음이 공허했다. 누구의 잘못을 따지기보다 분명 서로의 배려가 없었음을 인정하고 싶다. 나는 이런걸 인정하고 미안해하는데 그들은 전혀 그런 반성이 없다는 것이 안타깝다. 이것이 인간관계의 가장 어려운 순간인것 같다. 이런 일 때문에 나는 딱 한번 죽고 싶었다. 하지만 죽을 수 없는 것은 우리 집에 쌓아 놓은 책들, 그 속에 반짝이는 여행책들 때문이다.

 

 

10월이 가기 전에 분명 어딘가는 갔다 와야 런던의 그리움을 달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지 않고서는 붕 떠있는 내 발은 정착을 못할 것이고 결국 날아서 어디론가 가버릴수 있을 것이다. 나도 책들의 저자처럼 한 달씩, 도시에 머물다 왔으면 하는 바람으로 건강하게 살아야지. 그렇게 죽지 말아야지. 아직도 사들인 여행 책은 절반도 넘게 책장의 무게를 견디며 살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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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속 대화법 - 할 말 다하며 제대로 이기는
이정숙 지음 / 더난출판사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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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말을 좀 잘하시네요, 라고 듣고 살기는 하지만 싸움의 기술에서는 늘 밀린다고 생각될 때가 있다. 잠이 들다가 벌떡 일어나 그때 이런 멋진 말을 남겼다면 지금 이렇게 분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후회가 될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럴 때 적절한 멘트를 적어 놓고는 또 잊어버리며 살아간다. 그런 내게 이 책이 좀 더 일찍 찾아 왔다면 참 좋았을 책이다. 오랜만에 책에 밑줄도 그어가며 읽게 되었다.

 

 

분명 내가 잘 알지 못하는 일에 상대방이 너무 깊게 물어보면 나도 모르게 주눅이 들고 말았던 때가 있었다. 감정 노동자로 일하는 지인은 이런 경우가 허다하다고 했다. 그럴 때마다 고객은 잘 알지 못하면서 응대를 하냐고 사람을 잡기 시작한다. 비슷한 경험을 한번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그 전화를 받고 나도 잠을 이루지 못할 만큼 마음이 분했었다. [실속대화법]에서 나오는 여러 지시 항목 중에 딱 맞는 부분들이 있을 때마다 가슴이 철렁 내려 앉을때도 있었다.

 

 

[실속 대화법]은 4개의 Step으로 이뤄져 있다.

 

1. 가슴이 아닌 머리로 생각하라.

2. 너무 친절하지 마라.

3. 옳고 그름의 함정에 빠지지 마라.

4. 상대방에 대한 기대를 버려라.

 

 

그동안 읽은 자기 계발서의 어떤 목차에서도 몇 번 본것 같은 목록이라서 사실 새롭게 다가오지는 않지만 예들이 참신한 부분들이 많다. 무엇보다 가끔 이런 책들은 어떤 부분에서 실속 있게 얘기해 준다고 하지만 뜬구름 잡는 얘기들이 참 많고, 저자도 이런 부분들은 잘 설명하지 못하면서 왜 이런 챕터를 만들어 놓고 설명을 할까 한숨이 나오기도 하지만, 분명 실속 대화법의 내용은 묵직하고 괜찮은 부분들이 많다.

 

부하직원과 껄끄러운 논쟁을 해서 이기려면 말하는 방법을 잘 골라야 한다고 하는데, 상대방의 공격에 방어 할 수 있는 힘을 기르기 위해 정당성에 대한 확신을 만들어 상대방과 논쟁을 해야 한다고 한다.

 

이런 부분들은 어떻게 보면 화난다고 무턱대고 들이밀면 좋을 것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우선 누군가와 있는 분쟁은 해결해야 하고, 그 해결을 위해 제일 먼저 분노를 표출하는 것이 아니라 그의 말이 왜 틀린지 자료를 조사하고 시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부분 참 잘 알고 있지만, 성격은 이론을 이기지 못하는 것이 함정이라고 생각한다.

 

 

논쟁에서 이기지 못한다면 제일먼저 바꿔야 하는 것이 태도이다. 옛 말에 목소리 큰 놈이 이긴다고 하지만 생각해보면 더 무서운 사람은 큰 목소리를 들으며 조용하게 자신의 할 말을 눈 하나 까딱 안하고 하는 사람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큰 소리에 주눅 들지 않고 할 말을 다 하고 자리를 떠나는 그는 진정한 고수인 것이다. 그처럼 논쟁을 이기기 위해선 감성에 흔들려 과장되고 큰 소리를 말할 것이 아니라 차분하고,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이런 논쟁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감정의 이입이다. 나의 감정을 이입시키지 않고 상대방의 말에도 감정을 이입하지 말고 차갑게 논쟁을 진행시켜야 나의 정당성을 말하는 것에 더 빛이 나는 것이다.

 

 

“힘이 잔뜩 들어단 공격적이고 높은 목소리에는 경계심이 생기지만 힘이 빠진 늦은 목소리에는 숨겨둔 마음을 끄집어내는 힘이 있다.” P 61

 

 

가끔 지인들이 어떤 문제가 있을 때마다 좋은게 좋은 것 아니겠냐며 그냥 이해하고 넘어가 주라고 할 때마다 나는 도대체 누굴 위해 좋은 것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좋은게 좋은 것이니 그냥 넘어갔다가 늘 내 속이 뒤집어 질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으니 말이다. 그럴 때마다 나는 친절하지 못한 사람인가 싶어 늘 마음이 괴로웠는데 책을 읽으며 우리가 누군가에게 늘 친절한 사람일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불친절하고 감정을 표출하며 살아가는 것은 아니겠지만 뭐든 적당한 거리가 필요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물며 가족에게도 그런 거리는 필요한 것 같다.

 

 

인천 공항에서 리무진 버스를 타고 집으로 오는데 정말 너무 더웠다. 유독 올해 여름은 현기증이 날 정도로 더웠다. 에어컨을 틀어 놓았지만 밖의 열기에 소용이 없었다. 모두 더위에 허덕이며 가고 있는데 한 아저씨가 화를 내기 시작했다. 운전기사에게 더우니 에어컨을 최대한으로 킬 것을 종용하며 소리를 지르기 시작한 것이다. 참 무례한 승객을 태우는 기사님은 아주 낮은 소리로 지금 최고 단으로 놓고 가고 있으니 차를 세우고 확인하라고 하셨다. 당황한 아저씨가 그래도 왜 이렇게 덥냐고 소리를 질렀지만 아무도 아저씨의 얘기를 받아 주지 않았다. 만약 그때 그 자리에서 같이 화를 냈다면 어떻게 됐을까. 이런 무례하고 예의 없는 승객 많이 태워 이골이 났겠지만 아저씨의 저 단단한 뒷모습에 나는 참 많은 것을 생각했다.

 

남을 이기며 살아야 한다면, 어쩔 수 없겠지만 자신의 목소리를 내며 살아가는 것이 꼭 누굴 이기는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단지 나의 얘기는 분명하게 하며 살아야 하니 이런 실속대화법은 때로는 필요하거나 필요하지 않을 때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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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8월의 런던, 파리의 여행 때문에 나의 9월은 미친 듯이 유럽 관력 여행기를 보는 달이었다. 그냥 떠나고만 싶었다. 아무런 이유도 없이. 아니, 이유를 들라고 하면 얼마든지 많았겠지만. 그런 이유 때문에 이번에 고른 10월의 에세이들은 유독 여행에 관련된 책이 많다. 여태 그런 책들을 많이 골랐지만 매번 당첨이 안돼 좀 속상하긴 하지만.

얇은 긴팔을 입고 다니면 이제는 조금은 쌀쌀한 날씨의 계절이 돌아왔다. 아마도 나는 또 떠나고 싶을 것이다.

 

 

 

 

 

 

 

 

 

 

 

 

 

 

 

 

 

1. 노정숙_ 바람, 바람

 

미안하게도 잘 모르는 작가다. 잘 모르는 작가이지만, 이상하게 표지 때문에 선뜻 다른 페이지를 넘기며 신간 에세이를 찾지 못하는 마력이 있다. 이런 표지 때문에 작가의 이력을 계속 살펴본다. 그녀가 십여 년 동안 써온 글을 간추려 나온 책이라고 하니 사실 뭔가 재활용된 느낌이 살짝 들기도 하지만 짧게 써 내려간 글에는 분명, 가을에 맞는 글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본다.

 

 

 

 

 

 

 

 

 

 

 

 

 

 

 

2.  법륜 _ 인생수업

 

언젠가 티비에 나온 법륜 스님이 내 놓는 인생의 질문들의 답에 그만 눈물이 흐르고 말았다. 그래, 뭐가 그렇게 잡고 싶어서 나는 그동안 손 안에 있는 것들을 꽉 들고 있었던 것일까. 버리고 비워지는 삶, 떠나보내고 남겨 지는 삶, 함께 아니라 혼자가 되는 너무도 당연한 삶에 익숙하지 않으니 그저 조금만 어떤 것이 비워져서 이렇게 헛헛한 것일까. 법륜 스님이 내 놓는 인생 수업을 들으면 어쩌면 다른 대답을 들을 수 있지 않을까.

 

 

 

 

 

 

 

 

 

 

 

 

 

 

 

3.  잠수타고 싶은 날 _ 조옥희

 

 

 

그저 어떤 날은 떠나기만 해도 좋을 것 같았다. 기분이 좋아서 떠나고 싶었고, 우울해서 지금 자리를 박차고 나가고 싶었고, 너무 슬퍼서 자리를 비우고 싶었고, 괴로워서 없어져 버리고 싶었다. 그런 날 잠수를 타면 나는 어디로 가야 한단 말인지.

그럴 때 이 책이 내게 온다면 나는 분명 책속에 있는 장소들을 모조리 다 찾아다니며 기쁜 마음으로 떠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여행의 진정한 의미는 있었던 자리의 소중함을 아는 것이라고 하니 잠수 타고, 현재의 나를 열열이 사랑하고 싶다.

 

 

 

 

 

 

 

 

 

 

 

 

 

 

 

 

4.  노 보더 _ 장은선

 

이런 오타쿠의 삶을 동경한적도 있다. 싸움에는 한 놈만 패야 승산이 있고 삶의 어떤 굴곡진 면에서도 한곳의 우물만 파야 할 때도 있는 것이다. 그런 삶을 살아왔던 이의 세계여행기라니. 질투가 난다. 뭐 이런 이유라면 나도 떠날 이유가 얼마든지 많을 텐데 부럽기만한 그녀의 세계여행에 숟가락을 올려놓으며 즐겁게 참여하고 싶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도 이런 여행을 떠나고 싶어 죽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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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 책이 내게 말을 걸어 왔다]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헌책이 내게 말을 걸어왔다 - 어느 책방에 머물러 있던 청춘의 글씨들
윤성근 엮음 / 큐리어스(Qrious)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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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은 헌책만 사러 돌아다녔던 적이 있었다. 동대문역 주변에 헌책방이 많았기 때문에 학교 수업이 없는 대학생 시절에는 차비를 아끼며 걸어가 차비로 책을 사오기도 했다. 간혹 마음에 맞는 선배를 만나면 함께 걸으며 많은 얘기들을 하고 선배가 골라줬던 책을 읽고 며칠 후 진지한 얘기로 소주가 눈물이 되어 울었던 진지한 젊은 날도 있었다. 그때 가장 많이 읽었던 책들은 사회과학서적들이었다. 한때 감옥에 들어갔다 온 선배가 추천해준 책들이 전부 그런 책들이었고 나는 한참을 그 불구덩이 속에 갇혀 살았었다. 단골이 된 헌책방 주인과 밥도 먹는 사이가 됐었던 사당동의 어느 서점은 이제 찾아가지 않게 되었지만 아마도 그곳에는 습한 향기 가득한 책들이 더 이상 있지 않을 것 같다.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으로 유명한 저자 윤성근의 [헌책이 내게 말을 걸어왔다]는 그가 운영하고 있는 헌책방에서 그게 말을 걸어 온 책들을 엮어 놓은 책 에세이다. 그의 처음의 책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을 읽지 못해 그가 왜 젊은 나이에 헌책방을 운영을 하고 있는지 알수 없지만 그가 분명 이상한 헌책방의 주인인 것은 맞는 것 같다. 헌책방에 가면 가방 많이 보이는 책들은 대부분 문제집과 교과서였다. 그리고 전공 서적 관련한 책들도 많이 보이고 고등학교때 많이 읽었던 로맨스 소설도 많이 보였는데 그의 헌책방에는 이런 책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한다. 오로지 그가 읽어 보고 좋은 책, 그가 읽는 책들만 판다고 하니 이런 장인정신이 올바른 주인장이 어디 있을까. 먹어 보고 내가 맛있어야 판다는 식당 주인이라던가, 내가 입어보니 너무 편하고 좋아서 만들기 시작해서 판다는 옷 가게 주인들은 많이 보았는데 읽어보고 좋은 책만 판다니.

 

 

저자에 대한 정보는 몇 년 전 헌책을 찾다가 알게 된 그의 헌책방 소개 글을 읽어 본 것이 전부였는데 그의 이번 에세이를 읽으면서 저자의 해박한 지식에 사실 좀 놀랐다. 물론 책을 내기 위해 그도 많은 자료 조사도 했을 것이지만 그가 기억하는 80~90년대의 대학 서점가의 분위기를 듣고 있노라면 그 시절의 어린 모습이 떠오른다. 무작정 뭔가를 열심히 해야만 했었던 그 시절에 내가 읽었던 책들을 떠올리며 향수에 젖어 버렸다.

 

 

헌책방을 하는 저자이기 때문에 하루 종일 헌책과 생활을 할 것이다. 그가 누군가에게서 받은 책들은 많은 사연을 가지고 있다. 때로는 너무 깨끗한 요조숙녀 같은 모습으로 있는 책들이 있겠지만 대부분의 그가 누군가에 권하는 책들은 분명 손때 가득한 추억이 많이 있는 책들인 것 같다. 그런 책들은 간혹 책을 처음 구입한 이들이 적어 두었던 사연과 일기들이 있다. 나의 대학시절에는 대부분 동기들은 생일이라고 하면 선물을 못산 이들이나 많이 친하지 않던 친구들도 문학과지성사의 시집을 선물해주곤 했다. 그때 시집의 가격은 삼천원대였으니 학교 식당 점심값과 바꾼 선물인 샘이었다. 그때 시집의 표지에는 항상 짧은 자신만의 시를 써서 주었다. 그런 풍습 때문에 가끔은 일부러 시집을 몇 권 들고 다닐 때도 있었다. 그 시절의 우리는, 점심 한 끼 안 먹고 바꾼 그 시집이 참 행복했었다. 그런데 요즘은 그런 낭만이 없다. 서점에서 표지를 보고, 혹은 먼지 가득한 윗부분을 훅 불며 골라드는 책들도 구경을 할 수가 없고. 이런 낭만을 아는 나조차도 손쉽게 구입할 수 인터넷 서점을 이용하고 있으니.

 

 

“물질과 의식과의 관계는 어느 것이 일차적이냐는 것이지 어느 것이 더 중요하고 주된 것이냐가 아니다. _ 변증법적 유물론/ 빅토르 아파나셰프/ 백두/ 1988” P64

 

"나는 지금 나의 청춘을 매장하고 합장(合掌)하여 향(香)을 피우고 싶듯 경건한 마음을 지닌다. _ 사랑과 인식의 출발 / 쿠리다 하쿠조/ 창원사 / 1963“ P65

 

 

책을 읽은 사람의 고민과 마음의 모습을 느낄 수 있었던 이 내용이 적힌 책들도 꽤 어려운 인문과학서적이다. 문득 이 글을 적은 사람을 만나고 싶어진다. 오래전에 읽은 [밑줄 긋는 남자]라는 소설이 생각이 난다. 우연치 않게 읽게 된 책속에 적힌 문장 때문에 그 사람을 만나고 싶어 하는 그런 내용은 어쩌면 이런 멋진 문장의 끌림 때문에 호기심이 발동한 것이 아닐까.

요즘도 나는 중고서점에서 중고 책을 구입한다. 그럴 때마다 가끔 섬뜩하게 느껴지는 문장을 발견하고 만다. 책의 저자가 분명 아끼는 후배, 선배, 지인에게 줬을 싸인 본이 있고 편지까지 써준 속지가 그대로 중고서점으로 돌아 온 것을 발견할 때다. 분명 그 책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중고서점으로 넘어 왔을 테지만 책 속의 내용은 읽기라도 한 것인지 마음 애절한 내용의 어떤 소설가의 편지를 읽고 차마 그 책을 사올 수가 없었던 책도 있었다. 그들은 왜 그런 추억을 떠나보냈을까.

 

 

[헌책이 내게 말을 걸어왔다]를 읽는 동안 한동안 나의 서재를 뒤지며 놀 수 있었다. 내게 선물을 했던 그 책들의 표지들을 살피며 몇 번씩 읽고 선물을 주고 이제는 연락이 끊긴 그들을 떠올려봤다. 우리는 그때 왜 그토록 시집을 사랑하고, 책을 소중하게 간직하며 있었는지. 그들은 내가 밤새 쓴 편지를 동봉한 시집을 잘 간직하고 있을지 궁금하기만 하다.

 

 

 

 

 

 

 

한겨레 출판사에서 1992년 초판에 나온 [앵무새 죽이기]라는 책을 1994년에 헌책방에서 샀었다. 그런데 이 책은 어떤 남자가 여자에게 주는 러브레터로 가득한 글이 적혀 있었다. 이것 때문에 오해한 남자친구가 인기 많은 여자와 사귄다고 고생하며 한동안 잘해줬었던 에피소드가 있었다. 그 시절, 이 책을 받으신 그 여자 분은 어떤 기분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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