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의 교양을 읽는다 - 인문고전 읽기의 첫걸음
오가와 히토시 지음, 홍지영 옮김 / 북로드 / 2013년 9월
평점 :
절판


어려운 인문학을 이해하기 위하여 인문고전 읽기의 첫걸음

- 철학의 교양을 읽는다.

 

[인생이 묻고 철학이 답하다]라는 책을 통해 오가와 히토시라는 사람을 알게 되었다. 나름 재미있게 읽었던 책이라서 이후 나오는 책들이 궁금하기도 했다. 그와 두 번째로 만나게 된 [철학의 교양을 읽는다]는 책은 인문학 책들을 소개하는 글로 엮어져 있다. 그의 책 목록에는 모두 알 수 없지만 우리가 한번쯤은 들어 봤고 읽어도 본 고전 인문학들이 48권이나 있다.

 

물론 작가들이라 분명 책을 많이 읽었을 것이라고 생각을 기본적으로 하고 있지만, 저자의 책을 읽으면 작가가 어느 정도의 독서력을 갖추고 있는지 감이 잡힐 때가 있다. [인생이 묻고 철학이 답하다]는 책을 통해서 저자는 분명 깊은 독서력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역시 이번 책을 통해서 그가 어떤 책을 주로 읽고 깊은 사고를 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문학 작품에 한쪽 발을 깊게 빠져 놓고 있는지라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깊지가 않았다. 그래서 그런지 저자가 소개해 주는 책들의 절반은 제목만 알뿐 읽지 못했거나 혹은 저자도 알지 못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라서 나의 지적 허영심은 습자지만큼 얇다는 생각에 책을 읽는 영역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었다. 분명 책을 읽는 행위는 좋은 것이고 책을 통해 좁은 식견을 확장 할 수 있는 구실을 만들어 주는 것은 확실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닥치는 대로 많이 읽어보자는 식으로 좋아하는 영역에서 조금씩 넓혀 읽어가곤 했는데, 이 책을 통해 나의 책 읽기 영역의 확장 계획을 수정해 봐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은 책 읽는 사람들이 자신이 좋았던 책들을 소개하는 책을 내기도 하는 현상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 그런 책들 중에 간혹 이런 책, 아직도 읽지 못했다면 당신은 독서가가 아니라고 말하는 것 같은 책을 몇 번 읽은 적이 있어서 책을 소개하는 책은 그다지 달갑게 읽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잘난 척은 전혀 없다. 저자가 읽었으면 하는 책들을 소개하는 요약본이라고 말해도 어색하지 않는 책이다.

 

고전 인문학의 전집을 낸다면 그 전집에 딸려오는 작품 해설집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저자의 요약본에 나도 모르게 감탄을 했었던 몇 권의 책들이 있었다. 물론 그것은 내가 읽은 책들에 한해서 공감할 수 있었던 부분이다. 그러니까 훨씬 많은 책을 읽었다면 더 많은 공감을 했을테니 저자만큼의 독서력이 따라주지 않아 아쉽기까지 했다.

 

파스칼의 [팡세]를 설명해주면서 팡세가 프랑스어로 ‘생각한다’는 뜻이며 그것은 살아가는 방법을 생각하는데 딱 들어맞는 고전이라며 추천하는 저자의 코멘트는 저자의 친절함이 잘 녹아 있다고 생각된다. 또한 파스칼의 팡세를 설명해 주며 그의 다른 책들도 추천해줘서 만약 이 책이 마음에 들었다면 이 저자의 다른 책도 한번 읽어 볼 수 있도록 지름길까지 놓아주고 있다.

책의 목차를 보더라도 주제별로 잘 나눠 놓아서 저자가 학창시절에 공부 좀 잘했을 것이라고 생각이 든다. 공부를 잘하지 못했다면 필기라도 잘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1부에서 6부까지 나눠져 있는데, 1부는 더 나은 삶을 위한 철학으로 소제목을 가져왔다. 그곳에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플라톤이나 파스칼의 [팡세], 알랭의 [행복론]의 책들이 소개가 되어 있다. 우리가 어떻게 살고 싶은지 그것을 위해 어떤 노력과 고민을 해야 하는지 주제에 잘 맞는 책들의 소개에 저자의 독서력을 느꼈던 부분이었다. 2부는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철학, 3부는 나를 발견하기 위한 철학, 4부는 올바른 판단을 위한 철학, 5부는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철학, 6부는 인간 사회의 발전을 생각하기 위한 철학으로 꾸며져 있다.

 

내가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좋은지, 내가 무엇을 원하며 살고 있는지 시작해서 함께하는 사회, 그리고 나와 사회의 관계로 끝을 맺는 목차까지 나름 구성이 좋은 책이라는 느낌이 든다.

 

 

인문학을 좀도 심도 있게 공부를 하고 책을 읽고 싶은 계획이 있다면 이만한 추천서가 없을 것 같다. 그러니까 초보 인문자들을 도와주는 용으로 좋은데, 그 이상의 인문 고전을 읽고 있다면 다소 이론적인 책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나 같은 사람들에게는 안성맞춤의 초보자 입문서가 되겠지만 그렇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다소 지루할 수 있겠다. 하지만 이렇게 요약을 잘해 놓은 책을 발견한다면 그것만의 또 다른 매력이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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