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속 대화법 - 할 말 다하며 제대로 이기는
이정숙 지음 / 더난출판사 / 2013년 9월
평점 :
절판


살면서 말을 좀 잘하시네요, 라고 듣고 살기는 하지만 싸움의 기술에서는 늘 밀린다고 생각될 때가 있다. 잠이 들다가 벌떡 일어나 그때 이런 멋진 말을 남겼다면 지금 이렇게 분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후회가 될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럴 때 적절한 멘트를 적어 놓고는 또 잊어버리며 살아간다. 그런 내게 이 책이 좀 더 일찍 찾아 왔다면 참 좋았을 책이다. 오랜만에 책에 밑줄도 그어가며 읽게 되었다.

 

 

분명 내가 잘 알지 못하는 일에 상대방이 너무 깊게 물어보면 나도 모르게 주눅이 들고 말았던 때가 있었다. 감정 노동자로 일하는 지인은 이런 경우가 허다하다고 했다. 그럴 때마다 고객은 잘 알지 못하면서 응대를 하냐고 사람을 잡기 시작한다. 비슷한 경험을 한번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그 전화를 받고 나도 잠을 이루지 못할 만큼 마음이 분했었다. [실속대화법]에서 나오는 여러 지시 항목 중에 딱 맞는 부분들이 있을 때마다 가슴이 철렁 내려 앉을때도 있었다.

 

 

[실속 대화법]은 4개의 Step으로 이뤄져 있다.

 

1. 가슴이 아닌 머리로 생각하라.

2. 너무 친절하지 마라.

3. 옳고 그름의 함정에 빠지지 마라.

4. 상대방에 대한 기대를 버려라.

 

 

그동안 읽은 자기 계발서의 어떤 목차에서도 몇 번 본것 같은 목록이라서 사실 새롭게 다가오지는 않지만 예들이 참신한 부분들이 많다. 무엇보다 가끔 이런 책들은 어떤 부분에서 실속 있게 얘기해 준다고 하지만 뜬구름 잡는 얘기들이 참 많고, 저자도 이런 부분들은 잘 설명하지 못하면서 왜 이런 챕터를 만들어 놓고 설명을 할까 한숨이 나오기도 하지만, 분명 실속 대화법의 내용은 묵직하고 괜찮은 부분들이 많다.

 

부하직원과 껄끄러운 논쟁을 해서 이기려면 말하는 방법을 잘 골라야 한다고 하는데, 상대방의 공격에 방어 할 수 있는 힘을 기르기 위해 정당성에 대한 확신을 만들어 상대방과 논쟁을 해야 한다고 한다.

 

이런 부분들은 어떻게 보면 화난다고 무턱대고 들이밀면 좋을 것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우선 누군가와 있는 분쟁은 해결해야 하고, 그 해결을 위해 제일 먼저 분노를 표출하는 것이 아니라 그의 말이 왜 틀린지 자료를 조사하고 시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부분 참 잘 알고 있지만, 성격은 이론을 이기지 못하는 것이 함정이라고 생각한다.

 

 

논쟁에서 이기지 못한다면 제일먼저 바꿔야 하는 것이 태도이다. 옛 말에 목소리 큰 놈이 이긴다고 하지만 생각해보면 더 무서운 사람은 큰 목소리를 들으며 조용하게 자신의 할 말을 눈 하나 까딱 안하고 하는 사람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큰 소리에 주눅 들지 않고 할 말을 다 하고 자리를 떠나는 그는 진정한 고수인 것이다. 그처럼 논쟁을 이기기 위해선 감성에 흔들려 과장되고 큰 소리를 말할 것이 아니라 차분하고,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이런 논쟁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감정의 이입이다. 나의 감정을 이입시키지 않고 상대방의 말에도 감정을 이입하지 말고 차갑게 논쟁을 진행시켜야 나의 정당성을 말하는 것에 더 빛이 나는 것이다.

 

 

“힘이 잔뜩 들어단 공격적이고 높은 목소리에는 경계심이 생기지만 힘이 빠진 늦은 목소리에는 숨겨둔 마음을 끄집어내는 힘이 있다.” P 61

 

 

가끔 지인들이 어떤 문제가 있을 때마다 좋은게 좋은 것 아니겠냐며 그냥 이해하고 넘어가 주라고 할 때마다 나는 도대체 누굴 위해 좋은 것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좋은게 좋은 것이니 그냥 넘어갔다가 늘 내 속이 뒤집어 질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으니 말이다. 그럴 때마다 나는 친절하지 못한 사람인가 싶어 늘 마음이 괴로웠는데 책을 읽으며 우리가 누군가에게 늘 친절한 사람일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불친절하고 감정을 표출하며 살아가는 것은 아니겠지만 뭐든 적당한 거리가 필요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물며 가족에게도 그런 거리는 필요한 것 같다.

 

 

인천 공항에서 리무진 버스를 타고 집으로 오는데 정말 너무 더웠다. 유독 올해 여름은 현기증이 날 정도로 더웠다. 에어컨을 틀어 놓았지만 밖의 열기에 소용이 없었다. 모두 더위에 허덕이며 가고 있는데 한 아저씨가 화를 내기 시작했다. 운전기사에게 더우니 에어컨을 최대한으로 킬 것을 종용하며 소리를 지르기 시작한 것이다. 참 무례한 승객을 태우는 기사님은 아주 낮은 소리로 지금 최고 단으로 놓고 가고 있으니 차를 세우고 확인하라고 하셨다. 당황한 아저씨가 그래도 왜 이렇게 덥냐고 소리를 질렀지만 아무도 아저씨의 얘기를 받아 주지 않았다. 만약 그때 그 자리에서 같이 화를 냈다면 어떻게 됐을까. 이런 무례하고 예의 없는 승객 많이 태워 이골이 났겠지만 아저씨의 저 단단한 뒷모습에 나는 참 많은 것을 생각했다.

 

남을 이기며 살아야 한다면, 어쩔 수 없겠지만 자신의 목소리를 내며 살아가는 것이 꼭 누굴 이기는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단지 나의 얘기는 분명하게 하며 살아야 하니 이런 실속대화법은 때로는 필요하거나 필요하지 않을 때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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