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에 밀리지 않고 진짜 인생을 살고 싶다 - 삶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 끝까지 지켜야 할 인생 키워드 35가지
가와기타 요시노리 지음, 이정환 옮김 / 예담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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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전혀 다른 부분으로 이직을 한번 했었던 그때 가장 걸렸던 부분이 나이었다. 이 나이에 그냥 있었던 자리에서 조금만 더 참으면서 살면 될 것을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이직을 했을까. 첫 출근을 하고 다음날 아침까지 이런 생각이 많았었다. 아무리 긍정적으로 생각을 하려고 해도 나는 좀처럼 쉽게 있었던 자리의 소중함만 생각할 뿐 그 순간의 자리가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었다. 그런 생각이 들었던 이유는 같이 시작한 그 자리에 있었던 동기들이 나보다 10살이나 어린 동생들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사실 조금 창피한 생각도 들었기 때문에 지난 직장에서의 지위와 경력이 아쉽기만 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 나이 때문에 많은 고민을 하고 결정했었던 이직이 지금은 참 소중한 나의 자신이고 좋은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나이에 밀리지 않고 진짜 인생을 살고 싶다]는 이 책은 나와 같은 늦은 나이에 이직을 하려는 사람을 위해 마음을 다독이는 그런 책은 아니다. 나이를 먹으면서 포기해야 하는 것과 꼭 지켜야 하는 것들을 알려주는 지침서 같은 책이라고 보면 된다.

1935년생의 나이 지긋한 남성분이 쓰신 책이기 때문에 사실 여자가 공감하지 못하는 부분이 좀 많다는 것과 무엇보다 남성 중심의 사고방식으로 단어들을 나열하면서 이것은 지켜야 해, 이것은 버려도 괜찮다고 말하는 부분은 어느 정도 가감해서 들어야 하는 부분이 있다. 사실 나는 이분이 쓴 책 내용을 읽으면서 깜짝 놀란 것이 세대차이다. 아마도 나는 아직 신경 쓰지 못한 부분을 인생을 살아보니 참 중요한 것이라고 느끼시는걸 보면 내가 철이 덜든 어른인지도 모르겠다.

 

 

 

 

 

첫 번째 후회 없는 인생을 위해 기억해야 할 9가지를 볼 수 있다. 이것에 관련한 단어들은 과거, 여유, 자존심, 대인관계, 돈에 대한 집착, 증오, 습관, 욕망, 호기심과 같은 단어들이다. 그간 읽었던 무수한 자기 계발서들과 조금 차이가 있는 단어들에 혹해서 읽었던 것들도 있다.

 

과거의 대한 부분들에 대해서 역시 인생의 고수는 좀 다른 것인가. 나는 유독 과거의 일들을 너무 잘 기억하며 산다. 시간이 지날수록 옛날 기억들은 점점 더 또렷해지고 잊지 않는 일들이 되어서 괴로울 때가 많다. 살아가면서 잊는데 고수가 되어야 한다는 문장에 가슴이 턱 막혔다. 나는 너무 많은 기억을 하며 살고 있다. 지난날의 그 어떤 상처를 지우지 못하기 때문에 어쩌면 나는 미래로 나아가는 일이 절름발이인 것이다.

 

 

“돌아보지 마라, 돌아보지 마라, 뒤에는 꿈이 없다.” P20

 

 

 

어느 날 선배를 만났더니 그 선배가 그날 있었던 자리의 음식을 계속 사셨다. 나중엔 우리가 돈을 각출해서 내겠다고 했더니 마지못해 이번은 너희가 사라고 하셨다. 책을 읽으셨는데 그 책에 나이를 먹을수록 지갑은 열고 입은 닫으라고 했다는 말에 충격정도는 아니고 나름 반성을 하셨다고 하셨다. 사실 그 얘기에 나도 어느 정도 공감을 하지만 주머니 사정에 맞게 열어주는 것이 가장 좋은 선택인데 가끔은 그것을 악용하여 무조건 얻어먹으려는 후배들을 만날 때 가장 괴롭다는 것이다. 그들에게도 이런 문장을 알려줘야 하는 것일까.

 

 

여유의 부분에서 지잡이 든든해야 여유도 생긴다는 말에 절대적 공감을 한다. 내가 좀 여유가 있어야 뒤를 돌아볼 수 있는 여유, 남을 챙길 수 있는 여유가 생기는 것이다.

 

여러 호기심을 채우기 위해 살아가는 것이 인생일 수도 있겠지만 [혼자 놀기의 장점을 잊지 말자]의 부분은 절대적으로 공감한다. 나는 부부가 매일 같이 붙어 있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아이가 있다면 한 번의 주말은 남편이 아이를 돌보며 아내는 자신만의 주말 산책에 나가게 되거나 그 반대의 경우를 만들어줘서 서로의 시간, 서로의 공간을 만들어서 나름의 사색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저자와 같이 너무 잦은 각자의 시간은 곤란하겠다.

 

 

두 번째 매력적인 인생을 위해 기억해야 할 9가지에서는 상승 지향성, 멋, 목표, 의협심, 과시, 색기, 우정, 존경, 색욕에 관련된 얘기들이 펼쳐진다.

 

 

“나이는 멋을 버릴 이유가 되지 않는다. ‘멋’은 매력 있는 어른으로서 살아가기 위해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다. 물론 정신적인 부분도 포함되어야하지만, 우선 몸가짐에 충분히 신경을 써야 한다.”P77

 

 

그레이 톤의 슈트를 입고 중절모를 쓰고 고궁을 산책 나온 노신사 분을 본 기억이 난다. 정말 나이를 먹어도 저렇게 멋진 차림으로 산책을 나오는 그분이 어찌나 멋지던지. 젊음은 젊음에 맞게 움직이면 되지만 역시 나이가 주는 데커레이션도 나쁘지 않을것 같다. 그것을 이용한 멋진 모습으로 살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내가 가장 잘 못하는 것이 포기였다. 그렇다고 지구력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러니까 적당하게 지탱하고 떨어져야 할 부분을 아직 잘 모르겠다는 것이다. 그러니 이런 생각이 든다. 누군가 내게 이런 이것은 하지 말고, 이것은 하라고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자주 들때가 있는데 주입식 교육이 주는 병폐는 나 같은 사람이 아닐까. 포기해야 하는 적당한 타이밍을 간파하는 능력이 ‘손절매’ 라는 주식용어가 있는데 이런 부분에 대한 나의 결단력을 습득하는 어떤 경험들이 아직 부족한 것 같다.

 

 

세 번째 능력 있는 인생을 위해 기억해야 할 9가지의 부분에서는 결단력에 관련한 부분을 빼고 나머지는 사실 공감 실패한 부분이다. 성공체험, 결단력, 도전정신, 직함, 질투, 인색, 젊음, 인맥, 아부와 관련된 단어의 지침들은 작가만이 가진 경험적 재산은 인정하지만 그것을 같이 공감하기에는 시대적 흐름이 좀 바뀐 부분을 얘기해 드리고 싶었다.

 

 

네 번째 품위있는 인생을 위해 기억해야 할 8가지 중에서 품격은 천박한 행동을 하지 말라고 얘기한다. 가끔 성질에 못 이겨 얘기 할 때가 있었는데 뜨끔했다. 그 모습이 어찌 보면 천박해 보일 수 있겠다 싶었다. 어떤 행동은 분명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의리는 바로바로 지켜야 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그 의리 때문에 배신당했던 일들은 어찌할지. 인정, 보답을 바라지 않기 때문에 아름다운 것이 인정이라면 그렇다면 의리에 대한 배신을 이렇게 해석하면 좋을 것 같다. 수치심, 향학열, 부모의 마음, 노파심, 꿈이 마지막 단어였는데 뒷부분은 나이든 사람이 젊은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인생의 경험적인 부분이 많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광고가 한창 유행일 때가 있었다. 점점 고령화 사회가 되고 있기 때문에 나이가 들었다고 이것은 못하는 것이라는 선입견과 편견들이 많이 깨지고 있다. 그것을 떠나서 점점 나이 한 살씩 꼬박꼬박 먹고 있다 보니 가끔 어떤 일을 하기 전에 이 나이에 내가 이걸 해야 하는가에 대한 회의가 지극히 들 때가 많았는데 그런 부분을 반성을 좀 했다. 앞으로 내가 얼마큼 살지는 그 누구도 알지 못하지만 나이를 먹으면 나이에 맞게 긍정적으로 삶을 대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다. 그러니까 멋지게 끝까지 살다가 쿨하고 가고 싶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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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식당
오가와 이토 지음, 권남희 옮김 / 북폴리오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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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나에게 소중했던 것들이 모두 사라져 버린다면 나는 어떻게 될까? 내가 너무도 사랑했던 사람과 함께 했던 공간들이 모두 사라져 버리고 아무것도 정말로 빈 쓰레기 하나 없게 된다면 그때는 어떤 모습으로 서 있을까?

 

[달팽이 식당]의 린코가 그렇다. 3년을 같이 살았던 인도에서 온 구릿빛 피부의 그 남자는 그녀와 함께 살았던 모든 가전제품, 냉장고의 식료품, 첫 월급을 타고 산 르쿠르제 냄비, 교토의 젓가락 전문점에서 산 젓가락, 삼베 앞치마, 가지 자갈 절임을 만들 때 빼놓을 수 없는 굵은 자갈, 프라이팬, 밥그릇, 토스터기, 크고 작은 가재도구까지 모든 부엌 살림모두와 꼬박 꼬박 모아 두었던 돈 다발까지 가지고 사라졌다. 다만 수년 전 할머니가 정성껏 만들어 놓았던 겨된장 야채 절임이 든 항아리만 구석진 곳에 있어 못 찾았는지 그것만 덩그러니 숨어 있을 뿐 모든 것이 처음 집에 들어 왔을 때처럼 아무것도 없는 것이다.

 

마치 컴퓨터의 모든 기능이 마비되 초기화 시켜 바탕 화면에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정말 아무것도 없는 인생이 되어버렸다. 린코는 텅 빈 집안에서 아무것도 모든 것을 다 들고 사라져버린 연인이 왜 이런 일을 했는지 알지도 못한 채 아파트를 나와 자신이 십여 년 전에 떠나왔던 고향집으로 향하기로 한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달팽이 식당]의 처음 읽으면 주인공이 처한 상황이 너무 당황스럽고 무엇보다 부엌 집기들을 대하는 작가의 소소한 설명이 너무 아기자기하고 예뻐서 읽으면서도 즐거워지는 앞부분이었다. 이 소설은 마치 여성들을 위한 팬시 상품인격이다. 그런데 주인공이 십여 년전 어머니를 뒤로하고 떠나서 홀로 모진 세월을 견디며 있었던 도쿄를 떠나는 결정적은 이유를 만들어준것까진 참 좋았는데 이유가 없다.

 

그녀의 인도 연인은 왜 모든 것을 들고 혼자 이사를 했을까? 소설을 읽어도 그녀는 그에 대한 애틋함만 있을 뿐 도무지 그 이유를 생각하려 들지 않는다. 생각해보자. 나랑 같이 살고 있는 남자가 내 물건을 모두 들고 이사를 가버렸는데, 그것도 가게를 차리려고 모아 둔 그 눈물겨운 돈마저 다 가져 가버렸는데 왜 신고도 하지 않고, 그가 있었던 식당도 한번 들려 보지 않고 그 어떤 액션도 취하지 않고 고향으로 향하냔 말이다. 그것도 10년 동안 한 번도 연락도 안한 엄마에게 말이다.

 

이 책에는 큰 것들에 대한 것은 이유가 명확하지 않다. 인생이랑 이유 따윈 필요 없이 흘러갈 때도 있는 것이라고 설명해 주는 것 같다.

 

그녀의 애인이 떠난 이유를 알 수 없듯, 그녀가 왜 10년 전에 혼자 있는 엄마를 뒤로하고 고향을 떠나왔는지 그런 이유는 필요가 없다. 애인과 자신의 온 재산을 송두리째 빼앗겨 버린 것처럼 잃어버렸는데도 그녀는 침착하게 눈물을 흘리며 고향으로 내려왔는데 그런 충격적인 일을 겪어서였는지 그녀는 목소리도 잃어버렸다. 보통은 이럴 때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병원도 가보고 치료도 해 볼 텐데 그녀는 그럴 돈이 없다. 너무나 애틋했던 애인님이 모두 다 가져가 버리지 않았던가

.

그녀는 목소리까지 나오지 않는 최악의 상황이지만 목소리 따윈 괜찮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할머니의 따뜻한 마음을 그대로 전수 받은 요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 하지만 나는 뭐 그래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내게는 요리라는 강력한 아군이 있다. 식욕이나 성욕, 수면욕과 마찬가지로 요리를 만드는 일이 내 생명을 지탱해 준다. 목소리는 요리에 필요 없는 기능이다.” P148

 

 

교향으로 돌아온 린코는 목소리도 전 재산도 잃고 (목소리는 언젠가 나올...뭐 그런 이유를 가지고 있을 테고) 그리고 그녀의 레시피 북들마저 모조리 사라졌지만 그녀의 손맛은 그대로 였다. 그래서 고향으로 돌아온 그녀가 할 수 있는 것은 요리밖에 없었다.

 

그녀의 엄마가 하는 음식점 옆 작은 창고를 개조하여 마련한 그 식당의 이름이 [달팽이 식당]인 것이다. 그 식당에서 그녀는 흔한 요리가 아닌 오로지 한 사람만 받는 그런 식당을 차렸다. 참 멋진 아이템이다. 몇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 아니라 미리 음식을 먹을 사람의 성격, 주변 환경도 포함한 프로필을 접수해서 그 사람에게 가장 어울릴 그런 음식을 만들어 준다니. 이런 멋진 식당이 어디 있단 말인가. 하루에 한 사람 혹은 시간 오전, 오후를 나누어 많아야 두 사람을 받을 수 있는 식당을 운영한다면 미쳤다고 하지 않을까? 하지만 린코는 그런 식당을 열었다.

 

 

 

. 개다래나무주(酒)를 사용한 칵테일.

. 사과 겨된장절임

. 굴과 옥돔 카르파초

. 토종닭을 통째로 푹 고운 삼계탕

. 햅쌀을 이용한 가라스미 리조트

. 새끼 양고기 구이와 야생 버섯의 갈릭 소테

. 유자 셔벗

.마스카르포네 티라미수.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곁들여서

. 진하게 끓인 에스프레소 커피.

 

 

 

 

이것이 린코가 처음 대접했던 손님의 식사 리스트였다. 주문한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충분히 알 수 있는 내용을 전달 받고 그 사람을 위한 소울 푸드인 셈이다. 처음 식당을 찾은 그 사람도 이 음식을 먹고 마음을 치유하며 집으로 돌아갔다. 물론 소설속의 내용이기 때문에 당연히 작가가 그렇게 써 놓을 수도 있겠지만 나는 읽는 동안 정말로 진정으로 누군가에게 이렇게 나의 마음을 읽고 나를 위한 공간에 오로지 나만을 위한 음식을 하루 종일 만들며 차려준 식탁을 받는다면 마음이 요동칠 것 같다.

 

 

그녀의 식당이 소문이 나지 않을 수 없는 것 아니겠는가. 마음을 치유할 그런 음식이 있기는 한 걸까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분명, 언젠가는 그런 음식이 놓일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사랑하는 사람과 사별하고 혼자 살며 상복만 입고 있는 할머니, 사랑을 이뤄지고 싶어 하는 고등학생, 딸을 데리고 나간 아르헨티나 아내를 기다리는 구마씨, 그리고 거식증에 걸린 토끼까지 달팽이 식당을 찾아와 마음의 치유를 받아 돌아간다. 음식을 통한 린코의 마음이 힐링이 된 것이다.

 

가끔 우리는 마음의 위안을 삼거나 치유하고 싶을 때 힐링이 되는 것들을 찾는다. 여행이 될 수 있고 나만의 안식처를 찾아가는 것도 있고 등산을 하며 산을 오른 뒤 멀리 보이는 작아진 세상을 보며 힐링 할때도 있지만 이렇게 음식을 놓고 마음을 치유 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소설의 엔딩은 사실 좀 실망스러운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녀의 아버지에 대한 얘기며 그녀의 어머니의 갑작스런 안녕도 너무 벼락같이 떨어지는 것도 없지 않아 있지만 사랑스러운 소설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런 부분이 이 소설을 크게 해될 것이 없는 것이 책을 읽고 나면 린코가 해준 나만의 요리를 먹은 기분이 든다.

 

 

작가의 [초초난난]을 읽기위해 초기작을 뒤져 읽었는데 그녀의 두 번째 작품이 너무 궁금해진다. 가끔은 참 고민 없이 넘어가는 일본 소설이 좋을 때가 있기는 한데, 요즘 일본 소설이나 일본 드라마도 왜 그토록 다들 고민이 없을까 좀 아쉽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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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제단 - 개정판
심윤경 지음 / 문이당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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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의 제단에 누가 오르고 있는 것일까.

 

심윤경의 두 번째 소설을 읽었다. [나의 아름다운 정원]을 읽고 그녀의 두 번째 소설을 읽고 나서 나는 그녀가 너무 좋아졌다. 그녀의 책은 다 읽어야겠다고 생각하며 프로필을 살피는데 그동안 그녀는 단편보다 장편을 훨씬 많이 쓴 작가이고 그나마 장편도 5권에 불과하다. 단편은 읽어보지 못해 그녀의 단편속의 문장은 어떻다고 말하기 힘들겠지만 그녀의 책 두 권밖에 아직 못 읽어봤지만 그녀의 단단한 문장력에 반하였다. 왜 그동안 이런 작가를 못 알아 봤을까 후회스럽다.

 

[달의 제단]은 KBS에서 단막으로 한번 방송이 되었다고 하는데 그동안 단막 드라마와는 인연을 끊었더니 못 보았다. 오히려 보지 못한 것이 다행인 책이다. 만약 내용은 어느 정도 알고 봤다면 상룡과 정실의 얘기에 가슴이 출렁거리지 않았을 것 같다.

 

상룡은 아버지와 어머니도 안 계신 어느 집안의 종손이다. 그는 이제 막 군대를 제대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아버지가 있었던 집으로 들어가 웃음 한 번 흘리지 않는 할아버지와 함께 종손으로서 집안을 일궈야 한다는 말을 들으며 지내고 있는 중이었다. 아버지도 없지만 상룡은 서자였다. 아버지가 그토록 사랑했던 여자의 아들이었지만 자신을 지켜줄 아버지도 없고 자신을 처음과 끝을 늘 같게 쳐다보았던 첫째부인의 관심 밖에 있으며 살았었다. 그렇기 때문에 상룡은 늘 기가 죽어 있다. 그런 자신이 종손이 되고 하기 싫은 일을 마다하지 않고 살아가야 하는 그 일들에 늘 가슴이 답답했었다. 그런 상룡에게 할아버지는 자신의 집안의 근간을 알 수 있는 언간을 해석 할것을 명받는다. 하지만 그 언간은 해석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제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는 집안을 그나마 상룡에게 이해시킬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해석을 하면 할수록 집안의 소문과 허물만 밝혀질 뿐이었다. 이것을 고스란히 해석을 해서 상룡은 늘 할아버지의 화를 돋울 뿐이었다.

 

 

하지만 할아버지가 어떤 사람인가. 쇠락 할대로 쇠락한 효계당을 오늘날처럼 융성하게 만든 사람이 아니던가. 할아버지의 자본력과 귀적적인 취향으로 인해 절대 할아버지를 따라올 사람이 없지 않던가. 그런 할아버지에게 기죽어 살다가 유일하게 기를 펼 때는 언간을 해석할 때뿐인 상룡은 숨통이 늘 비좁고 괴롭다.

이런 상룡에게 가슴의 시원한 봄바람을 불어주는 이가 그 집 몸종이나 다름없는 달시룻댁 딸 정실이었다. 그동안 육중한 몸매, 즉 80키로가 넘는 몸과 불편한 다리, 그리고 어딜 가도 저렇게 못생긴 애는 절대로 찾을 수 없을 것이라고 하며 처다 보지 않았던 박색인 정실과 상룡은 처음으로 정사를 나눈다.

 

처음에는 상룡도 그저 정실의 몸이 자신이 생각했던 그런 뚱뚱하고 아무 쓸모도 없는 그런 몸인 줄만 알았지만 그녀의 몸은 그동안 서자의 슬픔으로 어머니 얼굴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지도 못한 세월의 서글픔을 그리고 자신의 마음을 알지도 못한 채 죽어버린 아버지의 자실로 괴로웠던 상룡의 온 마음과 정신을 품어주었다.

 

[달의 제단]의 내용은 사실 간단하다. 상룡의 얘기만 따라가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속에는 생각지도 못한 복병을 만나게 된다. 상룡이 풀이해야 할 언간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상룡이 풀어야 하는 언간을 같이 마주 앉아 읽는 것이 처음에는 굉장히 괴로웠다. 내가 한참 사랑에 빠질 것 같은 이 작가가 대체 왜 이 언간을 작품 중간 중간 놓으며 몰입을 방해를 하는 것일까 궁금했다. 무엇보다 작품을 이해하기 위해 언간을 안 읽을 수가 없다. 중간쯤 가서야 그 어려운 언간의 내용이 들어왔다. 풀이하던 상룡도 어쩜 나와 같지 않았을까.

 

가문의 정통을 이어 받아야 하는 것이 마땅한데 상룡은 정통의 자녀가 아닌 서자의 몸이라서 늘 할아버지에게 죄스러운 몸으로 살아가야 했다. 그런 상룡에게 이 언간 풀이는 어쩌면 할아버지가 올곧게 믿고 있는 조씨 집안의 정통을 모두 깨트리는 것이 되었다. 그리고 결국 붉은 화염 속으로 떠나보낸 정실과 그간 자신이 믿어왔던 어떤 사랑에 대한 통곡이 마지막을 장식하는 모습은 굉장히 충격적이었다.

 

 

[달의 제단]속에 있는 인물들은 차가운 냉기가 가득한 인물들만 보인다. 주인공 상룡도 그렇다. 그 주인공 밖에 있는 정실은 그렇지 않다. 정실만 부족한 정신을 챙기며 모든 인물들을 품으며 살아간다. 그렇기 때문에 정실의 마지막 행방은 궁금할 수밖에 없다. 모든 것이 화염으로 사라졌지만 아마도 자신의 아이를 낳고 다시 돌아와 달의 제단에 자신의 아이를 올려놓고 새롭게 시작할 인물도 정실인 것이다.

 

정신이 부족한 정실 때문에 그동안 마을 남자들이 정실을 농간했던 장면들이 나올 때 마음이 아팠다. 어딜 가든 수컷들의 행동은 다르지 않다. 그것 때문에 상룡도 정실에게 화를 냈지만 그도 처음엔 동네 수컷들과 다르지 않았는데 어쩌겠는가.

 

심윤경의 [달의 제단]을 통해 그녀의 탄탄한 문장과 구성에 또 한 번 감동한다. 그녀의 작품이 좀 더 많았으면 좋겠는데 장편만 쓰고 계시는 것 같아 좀 섭섭한 기분마저 든다. 그녀의 최근작이 나온 것을 보니 그래도 글은 계속 쓰고 계시는 것 같다. 글을 쓰는 작가는 어쩌면 쓰지 않고 못살 것 같은 천형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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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얘기를 들어줄 단 한 사람이 있다면 - 뚜벅이변호사 조우성이 전하는 뜨겁고 가슴 저린 인생 드라마
조우성 지음 / 리더스북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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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스무 살 때 우리 집에는 민사 사건이 하나 발생했다. 그것 때문에 법원에 처음 방문을 하게 되었다. 지금은 지나가는 일로 이 얘기를 하게 되지만 그때는 그 일만 생각하면 가슴이 뛰고 화를 참을 수가 없었다. 무엇보다 내가 가장 놀랐던 것은 의뢰인을 대하는 변호사들의 태도였다. 우리 집 사건은 일 년이면 마무리 될 것이라고 했지만 결국 일 년을 더 넘겨서 해결이 되었고 일 년이 넘었을 때 변호사는 오백만원을 더 입금하라고 했었다. 길고 지루한 민사 사건이 해결이 되고 나서 나는 변호사들을 신임하는 일이 별루 없었다. 정말 하나같이 속물 같아 보였고 의뢰인들을 대하는 그 거만하고 고압적인 태도는 십년이 훨씬 지났는데도 잊을 수 없는 모습이다.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만큼의 해결이 되지 않았고 해결이 끝나면서 법원 앞에서 엄마와 함께 부둥켜안고 한 시간을 넘게 울다가 집에 갔었다. 그리고 변호사 사무실을 찾아 갔을 때 울다 지쳐 온 모녀에게 그동안 참고 견디느라 고생 많았다는 얘기보다 수고비 얘기를 먼저 꺼냈다. 세상은 그렇게 어린 나에게 환상은 아니었던 것이다.

 

 

[내 얘기를 들어줄 단 한 사람이 있다면]을 쓴 저자는 변호사다. 그동안 자신이 맞은 사건에 관련된 에피소드 들을 적어 놓은 책이다. 정말로 편하게 서술한 책이라서 쉽고 빠르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몰입해서 읽을 수 있고, 다 읽고 나면 이런 변호사가 있는 사무실이 또 없을까 알아보고 싶은 마음도 든다. 나는 이 책을 읽는 동안 나는 눈물이 났다. 내 스무 살에 처음 만난 그 변호사가 생각이 났고 잊고 있던 그때의 일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만약 그때 내가 지금의 저자 조우성 변호사를 만났다면 사건이 졌어도 이런 서글픈 마음이 들지 않았을 것이다. 사건을 이기고도 그동안 겪었던 고통보다 변호사에게 받은, 그것도 검사, 상대방의 변호사보다 내 사건을 담당한 변호사에게 이런 억울한 감정이 생기다니.

 

 

저자는 이런 얘기를 했다. 변호사를 찾아와 의뢰를 하는 많은 사람들의 대부분은 자신의 얘기에 공감을 해주고 아픈 상처를 위로받기 위한 마음도 있다고. 맞는 말이다. 사실 나 또한 판사, 검사에게 한 달에 한 번씩 사건을 해결해 달라며 10장 이상의 편지를 쓰는 일을 하면서 나중에는 그 글을 쓰는 동안 힘들었던 시간을 내가 나를 위로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까.

 

“저마다 사연과 상처를 안고 있는 이들이 마지막으로 변호사를 찾는 이유는 궁극적으로 동일하다. 바로 자신의 고통을 공감해줄 누군가를 애타게 찾는 것이다. 사람이 법에 기대어 법정을 찾게 되는 때는 인생에서 가장 드라마 같은 순간이 동시에 가장 힘겨운 시간을 경험하고 있을 때다. ” P6

 

 

"많은 사람들이 소송을 시비를 가리는 과정, 분쟁을 처리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은 이것이 ‘치유의 과정이자 분노를 풀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그리고 만약 이때 그들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귀를 기울이고 공감해주는 사람을 만난다면 이 과정은 보다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다. " P7

 

 

" 변호사는 소송에서 승소해야 한다. 그런데 승소하는 방법에는 법적인 논리를 강하게 주장하는 방법도 있지만, 대신 에둘러 상대방의 상처 난 마음을 어루만져줌으로써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도 있다.” 57

 

“결과는 과정이 아름다울 때 진정으로 빛이 난다. 어떤 의미의 승소를 쟁취할지는 결국 과정을 지휘하는 변호사의 몫이다.” P58

 

 

“말 한마디에 천 냥 빚을 갚는다.”라는 말이 있듯 말이라는 것이 참 중요한 것 같다. 아 다르고 어 다르듯 어떤 방식으로 말을 하는지에 따라 감정을 추스를 수도 있고, 접었던 화가 다시 되살아 날 수도 있는 것 아니겠는가. 분명 참지 못한 분노가 가득한 사람들이 변호사 사무실을 찾을 테고 그런 사람들을 어르고 달래주는 것도 변호사의 몫인 것 같다. 그때 나도 마지막 사건이 종결되고 우리를 좀 더 보듬어 줬다면 문을 나오며 더 서러운 눈물이 쏟아내지 않았을 것이다.

 

 

“ ‘한 번 뱉은 말은 주워 담을 수 없다.’는 어른들의 말씀은 단순한 권고 수준이 아니라 항상 명심해야 할 인생의 중요한 가르침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혹여라도 부주의하게 다른 가슴에 못을 박고 도통의 씨앗을 뿌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볼 일이다.” P 115

 

 

책을 통해 나는 변호사가 의뢰인들에게 해 줄 수 있는 일이 당연히 승소뿐만 아니라 그 이상의 치유를 해줘야 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낀다. 싸우고 나면 사실 상대방도 나도 모두 한번 난 상처가 아무는 동안 아픈 시간을 지내야 하는 것이다.

 

변호사가 되겠다는 꿈을 가진 사람들은 어떤 생으로 직업을 원하는 것일까, 더 신중하고 깊은 생각을 가졌으면 좋겠다. 직업이 주는 명예와 권력이 주는 매력보다 아픈 사람을 치유할 수 있는 의사보다 어쩌면 정말 우리가 치유되어야 할 것은 가슴의 상처일 테니. 가혹한 현실 앞에서 눈물을 닦아 줄 수 있는 이런 변호사들이 더 많아지길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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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날의 책 읽기 - 그 시절 만난 책 한 권이 내 인생의 시계를 바꿔놓았다
김경민 지음 / 쌤앤파커스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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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에 이제 막 스무 살이 되는 동생에게 선물을 하고 싶다며 책을 좀 골라달라는 쪽지를 받았었다. 블로그에 책 관련 리뷰도 많이 올려놓지 않았을 때인지라 별표 많은 것으로 골라 읽으라고 할 수도 없고, 모든 이들에게 친절한 사람은 아니지만 쪽지까지 보낸 사람에게 불친절하고 싶지 않아 시간을 보내며 추천해줄 책이 뭐가 있을까 한참을 고민했었다. 이럴 때가 참 애매하다. 나의 취향이 타인의 취향과 같을 수는 없기 때문에 무작정 이것이 좋으니 읽어보라고 할 수도 없는 일이다. 다만 나는 좋았으니 너는 어떨지 모르겠다며 적어 준 쪽지를 보내고 나서 문득 나는 이 책이 왜 좋았는지 며칠을 생각했었던 적이 있었다.

 

 

 

[젊은 날의 책 읽기]는 내게 쪽지를 보냈던 그분에게도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요즘 어떤 책을 읽을지 모르겠다거나 혹은 책을 본격적으로 좀 읽어보겠다는 젊은 친구들에게 추천해주고 싶다. 작가가 젊은 시절 읽은 36권의 책들이 소개된 서평집이다. 저자 또한 젊은 시절 읽었던 책들중 누군가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들을 선별했을 것이고 그 책을 읽었던 사람들 중에는 공감과 그렇지 않은 반감도 가질 수 있겠지만 공감이 훨씬 많은 부분을 가질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해 본다. 그런 부분에서 저자가 추천해 준 책중에 내가 읽은 공통적인 책을 발견할 때가 제일 즐겁다. 누군가 같은 책을 읽고 비슷한 공감을 나누는 것은 지극히 즐거운 일이고 마치 오랜 친구를 만난 기분까지 드니 공감이라는 단어가 주는 힘든 대단한 것이라고 느낀다.

 

 

 

저자가 읽은 36권의 책의 서평집인 [젊은 날의 책 읽기] 같은 비슷한 책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저자의 추천작에도 있지만, 김연수의 [청춘의 문장들]도 비슷한 책이고, 김의기의 [어느 독서광의 유쾌한 책 읽기]라는 책도 올해 발간된 책이다. 누군가는 이 책을 읽고 어떻게 느꼈을 것인가는 온라인 서점만 들어와도 그 책을 누르면 서평이 쭉 달려있다. 그래서 감상평이야 흔하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뭔가 사연이 곁들여서 누군가에게 나는 이랬는데, 너는 어떠냐며 보여주는 책 리스트는 뭔가 좀 달라 보이기도 한다. 저자가 추천해준 책들이 모두 재미있어 보이지는 않지만 나의 취향에 맞는 책을 건질 때의 기쁨도 서평집을 읽는 재미중에 하나가 아닐까. 그중에 내게도 마음에 와락 와 닿은 책이 있었다.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는 늘 궁금증만 가지고 있었던 책이었는데 저자의 서평에 쏙 빠지고 말았다. 문득 내게서 좀 멀어졌었던 그 연애의 감정이라는 것을 느껴보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아졌다.

[잠들면 안 돼, 거기 뱀이 있어] 책은 이 책을 읽어서 보람지게 얻어지는 책 일것 같다. 저자가 읽은 책 중 절반 이상이 읽은 책들이라서 사실 굉장히 저자와 내가 비슷한 성향을 가지고 있을까 싶어서 굉장히 궁금했는데, 저자와 비슷한 80~90년도의 우울한 시대를 보내서 일까 그 시절의 고등학교의 교무실 풍경에 읽다가 웃음이 났다.

최규석의 책은 대부분 읽었는데 놓친 책이 소개 됐다. [지금은 없는 이야기]라는 책이었는데 이 책의 소개는 마음에 더 와 닿는다. 불편한 진실을 가차 없이 보여주는 최규석의 작품이라는 것 때문이라도 이 책을 소개한 저자의 목차가 더 마음에 든다.

 

 

 

사실 나는 난 이런 책들 읽었어, 너는 읽어 봤어?라고 소개하는 책들을 좋아하지 않는다. 가끔 저자의 잘난 척이 싫고, 저자의 깊은 해악과 심미안에 실망할 때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이 요 근래에 읽은 책서평집 중에 마음에 드는 것은 그런 부분이 없기 때문이다. 자신의 지난날을 회고하며 그때에 읽었던 감성을 그대로 적어 놓고 편안하게 써진 글 솜씨 때문에 더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책을 읽고 느낌을 적어 놓고 그것을 책으로도 만들어 놓는 일을 하는 것이 뭐 어렵겠냐고 할 수도 있지만 이것이 절대 쉬운 일은 아닐 것 같다. 누군가에게 이 책을 추천해주고 싶은 책들이 나열되면 그만큼의 저자의 공감의 글귀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부분에서 이 책은 어느 정도 성공적인 점수를 주고 싶다. 저자가 인용한 헤밍웨이의 말처럼 “읽기엔 쉬운 글이 쓰기엔 어렵다” 일수 있기 때문에 글을 쓰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담담하면서 편하게 써진 서평집이라서 크게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어서 좋았던 부분이라 어려운 인문서적 또한 편하게 서술해 놓아서 그 부분이 사실 제일 마음에 든다.

 

 

 

“좋은 글은 치밀한 사유와 폭넓은 독서, 그리고 절실한 경험과 깊은 감성에서 나오는 것이지 타고난 솜씨나 재주로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다.” P42

 

 

 

저자가 편하게 골라 놓은 책 리스트중 인문과학서적이 다소 적지만 그것이 책을 접하는 젊은 친구들에게는 오히려 장점으로 다가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책을 통해 친구를 얻은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녀의 블로그라도 알면 찾아가고 싶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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