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31일 목요일입니다. 지금 시각 오후 8시 31분, 바깥 기온은 영하 8도 입니다. 오늘도 너무 춥습니다. 따뜻한 하루 보내고 계신가요.^^

 

 오늘은 올해의 마지막 날입니다. 연말을 맞아 한파가 찾아오면서 화요일 저녁부터 추위가 시작되었습니다. 어제는 정말 추웠습니다. 오늘은 춥지만 어제보다 조금 기온이 올라갔어요. 지금 기온이 영하 8도인데, 어제 같은 시간대보다 4도 가까이 높습니다. 체감기온도 영하 10도 정도니까, 어제보다는 조금은 덜 춥습니다만, 어제와의 상대적인 비교에 불과합니다. 정말 추운 날이예요.

 

 오후에 점심을 늦게 먹었습니다. 2시 넘어서 늦은 점심을 먹는데, 창밖에 커다란 하얀 눈이 보였습니다. 눈이 내려오다가 하늘로 떠오르는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바람이 많이 불 것 같았는데, 오후에 잠깐 산책다녀오신 부모님의 느낌은 바람이 적어서 어제보다는 낫다고 했었습니다. 눈이 계속 내렸다면 이 추위에 어쩌나, 걱정이 되었지만, 밥을 다 먹기도 전에 눈은 더 내리지 않았습니다. 베란다에서 보이는 바로 앞 아파트에서는 계속 하얀 연기가 조금씩 나와서 공기중으로 사라지는 것이 보였습니다. 추운날이구나, 보일러가 돌아가는 것 같은데. 사람도 지나가지 않고, 나무는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정말 춥게 느껴졌습니다.

 

 동지를 지나고 나서 거의 10일 가까이 지났습니다. 그래서인지, 요즘엔 점점 짧아져가던 낮 시간이 조금 달라진 것만 같은 기분이 듭니다. 바로 다음날부터 알게 되었던 건 아니고요, 며칠 지나고 나서, 미세하지만, 더 빠르게 저녁이 오는 건 아닌 것 같다는, 그 정도였습니다. 여전히 해는 일찍 집니다. 하지만 조금의 차이를 느낀다면, 어쩌면 그보다 조금 더 차이가 있을 것 같기도 했습니다. 어쩌면 1월이 되면 바깥은 겨울이지만, 해가 많이 길어졌어요, 라는 말을 하게 될 지도 모릅니다.

 

 올해는 그렇게 지나가고 있습니다. 행복했던 날들보다는 올해의 수많은 일들을 지나오느라 많은 에너지를 쓰면서 여기까지 온 것만 같은 기분이 듭니다. 올해 코로나19로 인해서 1월부터 12월이 될 때까지, 다른해와는 다른 한 해를 보냈습니다. 생각하기에 따라 다르지만, 어느 날에는 내 시간의 일부가 아주 빠른 속도로 사라지는 것만 같았습니다. 모래시계를 뒤집어놓으면 미세하게 모래가 내려오는데, 처음에는 잘 모르지만, 아래로 떨어진 모래가  점점 많아집니다. 위의 모래가 줄어든 것은 조금 더 지나서 알게 됩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는 위의 모래가 줄어드는 속도가 더 빨라지면서 아래쪽에 모인 모래보다 더 빠르게 달라지는 것을 보게 됩니다. 올해를 보는 느낌은 그랬습니다. 어느 순간 어느 순간이 그렇게 지나갔습니다.

 

 그리고 연말이 되니, 아쉬움으로 가득채워서 2020년을 보냅니다. 매일 매일 열심히 살았지만, 사라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 어느 날에는 페이퍼를 썼고, 또 어느 날에는 이전의 페이퍼를 읽었습니다. 특별한 내용이 아닌 잡문임에도 어느 날에는 쓰는 것이 힘들어서 매일 쓰지 못한 날도 있었지만, 조금 좋아지면 다시 평범한 날이 그렇듯 어제와 오늘의 일을 썼습니다. 지나와서 생각하니, 그 때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지금 와서는 조금이라도 기록을 한 것들이 있어서, 올해가 추운 날의 연기처럼 사라지지는 않은 것만 같았습니다.

 

 매년 많은 일들이 있습니다. 좋은 일도 있고, 어려운 일도 있습니다. 의외의 행운과 불행이 사고처럼 다가오고, 슬픔과 기쁨, 만남과 헤어짐이 있습니다. 올해 코로나19로 인해서 많은 사람들은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었고, 가족을 잃었고, 확진자와 자가격리 대상이 되는 것에 대한 불안을 느꼈으며, 어느 순간부터는 이전과 같은 일상적인 일들을 할 수 없었습니다. 크고 작음, 서로 다름이라는 차이가 있지만, 모두에게 어려움은 있었습니다. 재택근무와 원격수업이 시행되었고, 연말에는 소모임도 할 수 없습니다. 11월이 되면서 확진자의 숫자가 더 많이 늘어나고, 12월에는 1천명대의 신규확진자가 나오는 날도 많아졌습니다. 오늘의 신규확진자는 967명으로 국내발생 940명, 해외유입 27명입니다. 어제보다는 조금 작지만 많은 숫자입니다. 그렇게 우리는 올해를 보냈습니다.

 

 내년은 2021년입니다. 올해는 보신각에서 매년 해오던 제야의 종 타종행사가 방역수칙으로 취소되었습니다. 그래도 영상으로 편집되어 나올 예정이라고 합니다. 매년 방송으로 보았는데, 올해는 생방송을 그렇게 보게 될 것 같아요. 올해는 경자년이니까, 내년은 신축년입니다. 하얀 소의 해가 될 예정인데, 좋은 일이 가득한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예전 이야기를 조금 할까 합니다. 언젠가 전에, 희망같은 것과 꿈 같은 것을 비우고 살았다고 생각했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한때, 그런 것들이 더 낫다는 분위기도 있었어요. 하지만, 조금 시간이 지난 어느 순간, 그게 좋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룰 수 없는 희망도 있겠지만,사는 것에 목표가 있고, 성취감을 가질 수 있는 것이 있어야 살 수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어려운 일이 있어도 지지 않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로도 크고 작은 어려움 앞에서는 많이 지고, 포기도 했었지만, 그래도 그 전처럼 긍정적인 목표가 없는 시기로는 돌아가지 않았습니다.

 

 오늘은 저녁을 먹고 나서 잠깐 이를 닦으면서 거울을 보는데 그런 생각이 났어요. 나 자신을 사랑해주어야 해. 그건 혼자 생각한 건 아니고 전에 어디서든 들었던 말이었습니다만, 오늘은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눈이 어떤 것인지 책과 화면을 통해 아는 것과 지금 창밖에 내리는 눈이 손바닥에 떨어지는 느낌이 다르듯, 오늘의 그 느낌도 그러했습니다. 잘 되지 않을 때에는 자신과 잘 지내야 합니다. 라는 말도 지금은 조금 더 생각이 나지만, 조금 전의 그 때의 느낌처럼은 아닌 것처럼요.

 

 내년에는 좋은 일이 있을거라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올해 나는 힘들었지만, 누군가는 좋은 일이 있었을지도 몰라. 그러니까 꼭 나쁜 것만은 아니야. 힘든 것도 있었고, 어려운 일도 있었겠지만, 좋은 일이 있을거야, 그렇게 생각하면서 올해를 조금씩 정리하고 있습니다.

 

 올해 저의 서재에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른 이웃분의 서재처럼 새 책의 리뷰를 올리는 일도 적고, 매일의 페이퍼는 소소한 일상적인 이야기로 채워지는데도, 늘 읽어주시는 분이 계셔서 감사했습니다. 연말의 인사를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또 내년에 다시 만날 수 있어서 미리 기쁩니다. 내년이 내일이라는 것도 실은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이제 세 시간 가까이 남았어요.

 올해 남은 행운이 있다면, 잊지 말고 다 쓰세요.

 어쩌면 오늘 저녁에는 아직 남은 행운이, 그러니까 로또같은 일이 아직 남아있을지도 모릅니다.

 남은 시간이 적으니까 올해의 행운이라면 확률이 상당히 높을 수도 있어요.

 그리고 아쉬운 일 있다면, 잘 보내시고요,

 내년에는 더 좋은 일들이 있기를 기대하면서 오늘 밤을 지나가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지금까지는 크고 근사하고 좋은 소원만 잘 되라고 생각하고 살았는데, 소소하고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을 알았으니, 내년에는 잘 지키면서 살아야 할 것 같아요. 그리고 지금까지 하지 못했던 많은 것들을 더이상 미루지 않고 하면서 살고 싶어요.

 

 여러분, 내년에 다시 뵙겠습니다.

 항상 건강하고, 행운과 행복 가득한 시간 되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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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0-12-31 21:2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서니데이님,2021년 새해 행복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연하장 하나 놓고 가여 ㅋㅋ

*2021년 신축년
┏━━━┓
┃※☆※ ┃🐮★
┗━━━┛
새해복많이 받으세요

서니데이 2020-12-31 21:29   좋아요 2 | URL
scott님,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하나 2020-12-31 21:3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서니데이님, 코로롱으로 지쳐가던 매일매일마다 전염 추이와 날씨 소식과 문구점 식구들의 소식 덕분에 하루를 잘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내년에도 잘 부탁드려요!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서니데이 2020-12-31 21:42   좋아요 2 | URL
하나님, 올해 좋은 이웃 되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저도 내년에 잘 부탁드립니다.
항상 건강하고 행복한 시간 되세요.
새해엔 소원을 이루는 한 해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scott 2020-12-31 23:19   좋아요 2 | URL
하나님이 제서재에 놓고간 🐮송아지
제가 데려다가 이웃님들 연하장에 풀어놓고 있어요 ㅋㅋ
)___/)
/ o _ ol
( @ 0 @)
내가 그린 송아지가 피카츄로 보여서 ㅋㅋㅋ

하나 2020-12-31 23:26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 피카츄송아지 귀여워요! 🐮⚡️🐮⚡️

Dubussy 2020-12-31 21:3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소중한 하루하루에 감사하는 마음 저도 잘 지켜야겠습니다~ 서니데이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서니데이 2020-12-31 21:44   좋아요 2 | URL
Dubussy님 감사합니다.
매일 매일 하루하루가 있어서 한 해가 된다는 것을 연말의 마지막날에 느끼게 됩니다. 잘 한 것은 없지만, 무사히 지나가는 것만으로도 올해는 열심히 보낸 것 같아요.
이제 곧 새해가 가까워지고 있어요.
새해엔 좋은 일들 있으시기를 기원합니다.
항상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20-12-31 22: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2-31 23: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초딩 2020-12-31 22: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서니데이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언제나 서니데이처럼 따스한 글들 감사합니다. :-)

서니데이 2020-12-31 23:06   좋아요 1 | URL
초딩님, 감사합니다.
이제 곧 새해가 될 거예요.
내년엔 좋은 일만 있으시기를 기원합니다.
항상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이하라 2020-12-31 23: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서니데이님 올해도 정말 감사드리고 새해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새해에도 건강하시고 하시려는 일 다 이루시는 해 되세요.^^

서니데이 2020-12-31 23:44   좋아요 2 | URL
이하라님 감사합니다.
곧 새해가 뵙니다.
내년엔 좋은 일만 있을 거예요.
소원을 이루는 한 해 되세요.
항상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새해복많이받으세요.^^

희선 2021-01-01 01: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자기 자신을 좋아하기, 자주 생각하는 건데 여전히 잘 안 됩니다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봐야 할 텐데... 자신이 다른 사람이 되지는 않잖아요

큰 게 아니어도 작은 일이라도 하려고 하면 좋을 듯합니다 큰 목표가 아닌 작은 목표, 그런 건 아주 큰 힘을 들이지 않아도 할 테니...

서니데이 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 잘 챙기세요 무엇보다 건강이 중요하죠


희선

서니데이 2021-01-01 17:11   좋아요 0 | URL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보는 건 어려울 거예요. 거울로 보는 것도 볼 때마다 달라지잖아요. 그래도 자신의 좋은 점과 좋지 않은 점이 있어도 그게 자기 자신이라는 걸 안다는 건 좋은 일일거예요.
올해는 크고 작은 목표들 많이 세우고, 또 앞으로 크고 작은 성공 많이 이루면 좋겠어요. 희선님도 좋은 일만 가득한 새해 맞으세요.
감사합니다. 올해는 건강 최고입니다. 희선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페크pek0501 2021-01-01 13: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한 해 동안 감사했습니다.
서니데이 님이 뜻하는 대로 일이 술술 풀리는 행복한 새해가 되길 바랍니다. ★ ★ ★
우린 정다운 이웃입니당~~

서니데이 2021-01-01 17:12   좋아요 1 | URL
지난 해에 좋은 이웃으로 잘 지낼 수 있어서 행복한 시간이었어요.
올해는 우리 모두 좋은 일만 만나면서 한 해를 보내요.
올해도 잘 부탁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