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saint236 > From 순수 To 노욕(老慾)

 

 

 

 

   

   

  사람의 일생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여러가지 기준이 있겠지만 나는 처음부터 마지막을 통틀어 살펴 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혹 이 작업이 힘들다면 나는 전반부를 과감하게 생략하고 후반부를 살펴본다. 인생의 마지막을 평생의 신념을 지키면서 살았는가? 평생동안 그가 하고 살았던 말을 지키기 위하여 노력하면서 살았던가? 아무리 대단한 성공을 하고 사회적인 명성과 권위와 권력을 얻는다고 할지라도 그가 평생 간직했던 신념을 지키지 못했다면 그의 인생은 아닌 말이지만 실패했다고 본다. 

  과연 김대중 대통령은 그의 인생을 성공적으로 살았는가? 우리는 그를 어떻게 평가해야 하는가? 김대중 대통령은 내가 처음으로대학생이 되던 해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당시 IMF 체제와 가계부담, 그리고 높은 학비의 부담. 많은 학생들이 원하지 않게 휴학을 해야 했고 남자들은 서둘러 군대를 가야했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어서 입대를 하는 것도  하늘에 별따기였으니 국방부 전성시대는 박정희 시절도 아니고 전두환 노태우 시절도 아니고 김영삼 시절이 아니었겠는가? 여하튼 첫 투표권을 가지고 찍은 김대중 대통령은 선망의 대상이자 거목이었다. YS에 질렸던 나는 DJ라면 무언가 다를 것이라 기대를 했었는데 대통령으로 그의 모습은 기대이하였다. 남북정상회담, 노벨평화상 수상까지는 자랑스러운 대통령이었지만 그 이후 그가 보여준 행보는 실망 그자체였다. 성급한 판단이라고 해도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카드를 통한 내수 활성화라는 생각은 분명한 실책이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끊었으며, 신용불량자가 되었던가? 무엇보다 실망스러운 것은 진보라는 말과는 달리 신자유주의에 충실한 그의 정치색이었다. 당시에는 몰랐지만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이회장이나 김대중이나 거기서 거기였다.  

  알라딘 서평단을 통해 백무현씨의 만화 김대중1~2를 접하게 되었다. 그뒤로 3~5권은 사서 보았는데 만만치 않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왜 샀는가? 김대중 대통령을 평가하기 위한 데이터를 얻고 싶어서였다. 5권까지 책을 읽고 내린 평가는 80점이다. 

  순수하게 시작했던 그의 일생,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서 그가 한 희생을 보자면 100점을 줘도 부족하지만 말년에 대통령이 되기 위하여 그가 행했던 모습들을 감점의 요인이다. JP와의 연합은 YS의 보통 사람과의 연합에 버금가는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게다가 지역주의를 조장하는 모습 등 대통령이 되기 위하여 그가 행한 행보들은 전략적인 차원에서 보자면 효과적일지 모르겠지만 그가 평생 지킨 대의와 신념에 비추어 보자면 잘못된 선택임이 분명하다. 김대중의 매력은 우직함과 뚝심, 그리고 대의였는데 그 매력을 스스로 버리는 잘못된 선택이 아니었는가 생각한다.  그도 인간인지라 노욕에서부터 자유롭지 못했던 것이다. 물론 YS도 여기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의 일생을 간략하게나마 돌아볼 수 있는 책이 나왔다는 것이 감사하다. 그것도 만화로. 만약 자서전이었다면, 혹은 평전이었다면 보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김대중 대통령의 일생에 대하여 평가해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을 권한다. 물론 이 책은 긍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그렇게 씌여졌음을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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