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기업 - 그들은 어떻게 돈을 벌고 있는가
한스 바이스.클라우스 베르너 지음, 손주희 옮김, 이상호 감수 / 프로메테우스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나이키, 아디다스, 맥도날드, 코카콜라, P&G, 리복, DKNY, 월 마트, 리바이스, 포드, 치코, 셸, 바이엘, 화이자, 디즈니, 포드, GM, 몬산토, 델몬트, 엑슨 모빌, 토미 힐피거, 지멘스, 마텔, 도이체 방크, 갭, 글락소 미스클라인, 네슬레, 노바르티스, 놀, 다임러 크라이슬러, 돌, 알리안츠, 마이스토, 미쓰비시, 베링거 인겔하임, 브리스톨-마이어스 스퀴브, BP, 삼성, 셰링, C&A, 아벤티스, 아지프, 알디/호퍼, HVB, OMV AG, OTTO, 유니레버, 치키타 브랜즈, 카슈타트크벨레, 크래프트 푸즈, 토탈, 트라이엄프, 하인리히 다이히만 제화, 헤네스 앤 모리츠, 이들의 공통점이 무엇인지 아는가? 생활 용품에서, 약품, 의류, 제화, 에너지, 전자 제품, 자동차 등 모든 물품을 총 망라하는 다양한 기업들인 이들에게 공통점이 있다. 첫째는 세계의 경제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초국적 기업들이라는 것이요, 두번째는 기업의 사회적인 책임(CSR)을 중요시 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기업들이라는 것이며, 세번째로 나쁜 기업이라는 책에 의하여 그들의 부정이 고발된 단체라는 것이다. 이들은 수천억대의 돈을 쏟아부어서 기업의 이미지를 좋게 만드는 홍보전략을 구사하지만 실제로는 그 이미지와는 맞지 않게 하청업체와 노동자들을 쥐어짜내어 이윤을 극대화하는 나쁜 기업들이라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세계적인 기업들이 어떻게 전세계적으로 자원을 착취하고 있으며, 인간을 원료로 사용하고 있는가를 사실에 근거해서 비판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블러드 다이아 몬드"라는 영화와 장 지글러의 "세계의 절반은 왜 굶주리는가?"라는 책이 생각이 났다. 블러드 다이아몬드는 시에라리온의 내전을 배경으로 만들어진 영화로서 세계의 일류 기업들이 어떻게 시에라리온으로부터 다이아몬드를 사들이고 있으며, 다이아몬드 구입 대금으로 받은 돈들이 어덯게 무기 구입을 위하여 사용되고 있는지, 그리고 이 과정을 통하여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고, 강제 노동을 하고 있는지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영화이다. 디카프리오의 멋있는 얼굴도, 다이아몬드라는 보물도 이 영화의 주인공이 아니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피의 다이아몬드라고 부를 수 있는 시에라리온의 현실이었던 것이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비극이 우연히 일어난 것이 아니라 기업들의 이윤극대화라는 목적을 가지고 만들어진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지글러의 "세계의 절반은 왜 굶주리는가?"라는 책에서 이야기하던 네슬레의 횡포에 대하여 이 책도 이야기를 하고 있으며, 세계 곡물 기업들이 그 곡물들을 식량이 아닌 무기로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기업들의 이미지에 속지 말 것을 이야기한다.

  이 책은 10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파렴치한 회사에서는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기 위하여 기업들이 얼마만큼의 홍보예산을 편성해서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지, 그리고 그 뒤에서는 인권이 어떻게 무시되고 있는지를 실례와 구체적인 자료를 통하여 보여주고 있다.

  2장에서는 휴대폰과 전자제품에 들어가는 콜탄의 생산지 콩고가 어떻게 초국적 기업들의 이윤추구를 위하여 이용되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으며, 삼성도 여기에 연루되어 있음을 이야기한다. 삼성이 비도덕적인 기업인 것은 익히 알고 잇지만 독일 사람에 의하여 지적되고 있는 모습을 보는 것은 새로운 느낌을 준다.

  3장은 의약품 다국적 기업들의 비윤리적인 작태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플라시보 연구는 의약적으로도 비윤리적인 것인에도 불구하고 각국의 의약 기업들이 아직까지도 플라시보 처방을 내리고 있음을 지적한다. 약이 없는 것도 아니고, 치료 방법이 없는 것도 아닌데, 신약의 효과를 입증하기 위하여 플라시보 처방을 내리고 있는 것이다. UN의 헌장을 무시하는 행위이지만 이들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다. 이렇게 사람을 모르모트로 사용하고 있는 기업들에는 화이자와 바이엘이 대표적이다.

  4장에서는 인류 역사상 최고의 축복이자 저주인 석유 산업에 관하여 이야기하고 있다. 나이지리아의 예를 들어서 기업들의 파렴치한 모습을 고발한다. 석유를 더 쉽게,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하여 각국의 기업들이 어떻게 개싸움을 벌이는지, 얼마만큼 환경을 파괴하는지, 그리고 얼마만큼 무책임한지 보여준다.

  5장에서는 식료품을 다루고 있는 돌, 델몬트, 몬산토, 치키타 같은 초국적 기업들의 비리에 대하여 고발한다. 지금 이순간에도 많은 이들이 굶어 죽어가지만 그것은 세계 식량의 40%를 소들이 먹어치우기 때문이지 식량이 부족해서가 아니라는 사실을 이야기하면서 여기에서 오는 광우병과 환경파괴를 지적한다. 또한 네슬레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산모와 어린이의 생명을 어덯게 우습게 여기는지, 그리고 다른 기업들이 바나나와 코코아 등의 열매를 생산하기 위하여 어떻게 노동력을 착취하는지 고발한다.

  6장에서는 완구를 만들어 파는 회사들이 15세 이하의 어린이들을 어떻게 이용하고 있으며, 최저 임금마저 무시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7장에서는 스포츠용품과 의류를 생산해 내는 회사들의 기만적인 행위에 대하여 8장에서는 수출업과 금융업들이 앞 뒤 재지 않고 단기 이익을 위한 투기에 열을 올리고 있는 현상과 이로 인한 피해는 누가 보고 있으며, 이익은 누가 보고 있는지를, 9장에서는 기업들이 부정과 로비를 어떻게 저지르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세계적인 포럼과 위원회들이 어던 기업들을 위하여 봉사하고 있는지 친절하게 가르쳐 주는 것조차 잊지 않는다.

  10장에서는 각 기업들이 어떤 문구로 자기 기업의 이미지를 포장하는지, 그리고 실상은 어떤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우리가 해야할 일은 무엇인지 친절하게 가르쳐 주고 있다. 어떻게 보면 이 책은 매우 선동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을 보면서 춘향가의 "玉盤佳肴千人膏 金樽美酒萬人血"라는 구절이 떠올랐다. 각국의 기업들이 오늘날 쌓아올린 부는 천짜서 만들어 낸 것이다. 지금도 변학도와 같은 기업들 때문에 신음하는 이들이 전 세계에 널려 있다. 인간을 원료로 보는 기업들은 자진하여 바뀌지도 않고 쉽게 바뀌지도 않는다. 소비자들이 항의할 때 비로소 바꾸려고 몸을 움직이기 시작한다. 움직여라. 속지마라. 지금 내가 들고 있는 휴대폰은 콩고의 내전을 부채질하는 자금줄이며, 내가 먹고 있는 바나나는 아이들을 노예로 사고 팔도록 만드는 원인이 된다. 쓰지 말자는 뜻이 아니다. 조금만 덜쓰자는 말이다. 수십만원짜리 휴대폰을 일년에 한번식 바꾸지 말고 조금만 더 쓰자. 그러면 그 기간만큼 콩고의 사람들이 덜 죽어갈 것이다. 나쁜 기업에 충성하는 나쁜 사람이 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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