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중심에 서다
한홍 지음 / 두란노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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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홍이라는 이름에 대하여 알게 해준 책이다. 세미나를 통하여 이 책의 내용을 접했고, 그 뒤 책을 구입해 읽었다. 한홍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리더쉽이다. 그의 책이 대부분 리더쉽에 관한 책이다. 때론 썰렁한 농담을 하기도 하고, 때론 말을 씹기도 하지만, 그래서 언변이 뛰어나다는 생각이 들지 않지만 그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그 안에 숨겨진 열정에 나도 모르게 숨을 멈추게 된다. 몸가짐을 단정히 하고 몇번씩이나 그의 이야기에 내 시선과 마음을 집중하게 만든다. 이런 사람이 한국 교회에 있다는 것, 그것도 내가 바라보고 나가야 하는 선배로 있다는 것은 대단한 축복이 아닐 수 없다.

  "세상 중심에 서다."라는 말에서 느낄 수 있듯이 한홍목사의 이야기의 주제는 명확하다. 기독교인들이 크리스천 리더쉽을 가지고 한국 사회의 중심에 서야 한다는 것이다. 크리스천 리더쉽의 예로 이 책에서 인용되는 것이 느헤미야이다. 느헤미야는 포로민 3세대이다. 잡혀와서 떠난 고향을 그리워하는 1세대도 아니고, 그렇다고 페르시아에 적응하기 위하여 목숨걸고 노력하던 모르드개와 같은 2세대도 아니다. 이미 유대인들이 페르시아 제국에 적응하여 어느 정도 위치를 누리고 살아가던, 유대라는 나라보다 페르시아라는 나라가 더 익숙한 포로민 3세대라고 할 수 있다. 그것도 그냥 3세대가 아니라 권력의 핵심에서 활약하는 최고 권력자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위치에 선다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너무나 뻔하지 않는가? 오늘날 이민 2세대 3세대들이 미국의 관료가 되어서 한국이라는 나라의 사정을 봐주는 것을 본적이 있는가? 오히려 한국계라는 자기들의 핏줄을 도구삼아 한국으로부터 더 많은 것을 빼앗아다가 미국에 주는 일을 당연히 여기고 있지 않은가? 이게 세상의 인심이요, 이치다. 그런데 느헤미야는 정반대의 선택을 했다. 고국 유대를 위하여 자기가 가진 모든 권력을 동원하여 예루살렘을 재건해 내지 않던가? 그것도 재건하는 것으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재건 이후 모든 제도들이 정착할 때까지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이지 않던가? 그렇기 때문에 페르시아의 총독인 느헤미야의 이야기가 성경에 기록될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이 시대 지도자를 꿈꾸는 사람들은 많다. 그러나 지도자가 되기 위하여 리더쉽을 키우기보다는 다른  곳에 관심을 쏟는다. 인맥을 키우기 위하여 강남의 큰 교회를 선택하고, 열렬한 불교 신자인 박정희를 마치 기독교 신자인 것처럼 포장한다. 정주영이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병상에서 이미 예수를 구주로 영접했다고 말하면 정몽준 의원 띄우기에 열심이다. 이런 한국 교회에서 느헤미야 같은 리더쉽을 갖기 위하여 노력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한국이기 때문에 느헤미야 같은 지도자가 더 필요한 것은 아닐까? 실력을 갖추고 마음이 따뜻한 사람, 솔선수범하고, 한 사람 한 사람 마음에 품을 수 있는 사람, 이런 사람이 이나라의 지도자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그래야 느헤미야가 폐허가 된 예루살렘 성벽을 다시 세웠듯이 IMF로 폐허가 된 이 나라 경제와 사회 제도, 그리고 사람들의 무너진 마음과 황폐해져 가는 영혼을 다시 세울 수 있지 않을까? 언젠가 이 나라에 느헤미야 같은 지도자가 나타나길 소망해 본다.

  만일 지도자가 되길 꿈꾼다면 꼭 읽어보도록 추천해 주고 싶은 책이다.

  PS.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한홍목사는 어린 시절 미국에 이민갔다가 돌아온 사람이어서 그런지 사고의 틀이 미국식이라는 것이다. 합리적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때론 합리적이라는 미명하에 상당히 보수적인 모습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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